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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올스타전 명단을 보고 든 생각, 이건 인기투표 이상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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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올스타전 명단을 보고 든 생각, 이건 인기투표 이상의 장면이었다

얼마 전 MLS 올스타전 명단을 보다가 손흥민 이름이 공격수 칸에 들어간 걸 보고, 솔직히 잠깐 멈췄습니다.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찍었던 선수가 미국 무대에서도 올스타의 얼굴로 불린다는 건 단순한 이벤트 뉴스가 아니더라고요. 특히 2026 MLS 올스타전은 7월 29일 미국 샬럿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MLS 올스타와 리가 MX 올스타의 맞대결입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7월 30일 오전 9시 경기라,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딱 출근길에 기록을 확인하게 되는 경기였죠.

손흥민 올스타전, 왜 그냥 축제가 아니었나

올스타전은 늘 약간 애매한 경기입니다. 승패의 무게는 정규시즌보다 가볍고, 수비 집중도도 평소와 다릅니다. 그런데 손흥민에게 이번 올스타전은 다른 의미가 붙습니다. MLS 공식 발표 기준으로 손흥민은 팬, 선수, 미디어 투표를 합산해 뽑는 퍼스트 XI에 포함됐습니다. 포지션은 공격수. 이름 옆에는 LAFC가 붙어 있습니다.

이 지점이 꽤 큽니다. MLS 올스타에 뽑힌 한국 선수는 2003년 홍명보 이후 손흥민이 두 번째입니다. 무려 23년 간격입니다. 홍명보가 LA 갤럭시에서 수비수로 상징성을 보여줬다면, 손흥민은 공격수로 리그 흥행과 기록 생산을 동시에 끌고 들어온 케이스에 가깝습니다. 같은 ‘한국 선수 올스타’라도 역할의 질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 대회: 2026 MLS 올스타전
  • 상대: 리가 MX 올스타
  • 장소: 샬럿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
  • 손흥민 선정 방식: 팬·선수·미디어 투표 합산 퍼스트 XI
  • 한국 선수 기록: 2003년 홍명보 이후 두 번째 MLS 올스타

숫자로 보면 손흥민의 MLS 적응은 꽤 선명하다

사실 올스타전 선정은 인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손흥민은 첫 풀시즌 흐름에서 3골과 공동 리그 최다권인 10도움을 기록하며 LAFC 공격의 방향을 바꿔놓았습니다. 예전 손흥민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왼발 감아차기, 뒷공간 침투, 빠른 전환 마무리입니다. 그런데 MLS에서는 득점자라기보다 ‘공격을 열어주는 선수’의 비중이 더 커졌습니다.

이게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시절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마무리와 연결을 동시에 맡았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직접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반면 LAFC에서는 상대 수비를 한쪽으로 끌어내고, 반대편 주자나 하프스페이스 침투를 살리는 패스가 눈에 띕니다. 나이가 들면서 스프린트 총량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언제 속도를 올릴지 고르는 쪽으로 경기가 바뀐 느낌입니다.

3골 10도움이라는 숫자의 진짜 맛

3골만 떼어놓고 보면 손흥민답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도움을 같이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MLS는 전환 속도가 빠르고, 팀 간 수비 조직력의 편차도 꽤 큰 리그입니다. 그래서 좋은 패서는 단순히 마지막 패스 하나를 잘 넣는 선수가 아니라, 공격 템포를 조절하면서 동료의 슈팅 위치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손흥민이 올스타전 공격수로 뽑힌 건 ‘골 넣는 스타’ 이미지에만 기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근데 이게 손흥민 커리어 후반부를 보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폭발력은 여전히 있지만, 이제는 한 경기 안에서 직접 찌르는 장면과 동료를 살리는 장면의 비율을 조절합니다.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성과 감독들이 원하는 실용성이 겹치는 지점이 생긴 셈입니다.

메시와 나란히 뽑혔다는 상징, 그리고 실제 무대의 변수

처음 퍼스트 XI 발표에서 가장 크게 회자된 장면은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가 함께 공격수 라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MLS 입장에서는 엄청난 홍보 카드였죠.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최고 스타와 월드컵 우승 경력의 세계적 아이콘이 같은 올스타 명단에 있는 그림이니까요.

다만 실제 경기 로스터에는 변수가 있었습니다. MLS는 7월 25일 로스터 업데이트에서 메시, 로드리고 데파울, 위고 카위퍼르스, 음베케젤리 음보카지가 여러 사유로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손흥민 올스타전의 초점은 ‘메시와 같이 뛰느냐’에서 ‘손흥민이 메시 없는 MLS 공격진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이느냐’로 살짝 이동했습니다.

이 변화가 오히려 손흥민에게는 더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메시가 있으면 시선과 볼 점유가 자연스럽게 메시 쪽으로 몰립니다. 반대로 메시가 빠지면 손흥민은 더 직접적으로 공격의 기준점이 됩니다. 올스타전 특성상 약속된 패턴이 많지 않기 때문에, 첫 터치 방향과 패스 선택, 동료에게 손짓하는 타이밍 같은 작은 장면에서 클래스가 드러납니다.

리가 MX와 붙는 형식이라 더 재미있다

MLS 올스타전이 리가 MX 올스타와 맞붙는 구조도 중요합니다. 단순한 동서부 이벤트전보다 경쟁의 감정이 진합니다. MLS와 리가 MX는 리그스컵, 캄페오네스컵 등으로 계속 부딪히고 있고, 북중미 축구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서로를 의식합니다. MLS는 최근 네 차례 맞대결에서 3승 1패 흐름을 만들었고, 2025년에는 3-1로 이겼습니다. 반대로 리가 MX는 2024년에 4-1 대승을 거둔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경기는 가벼운 쇼케이스처럼 보여도 자존심이 꽤 걸려 있습니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상대 수비수들이 느슨하게만 나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리가 MX 수비수들은 몸싸움과 전진 압박에 익숙하고, 공격수와의 첫 충돌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공을 받을 때 단순한 개인 돌파보다 원터치 연결, 뒷공간 유도, 컷백 타이밍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팬심보다 기록으로 보면 더 오래 남는 경기

손흥민 올스타전은 결국 ‘미국에서도 손흥민은 통하는가’라는 질문에 숫자와 무대로 답하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퍼스트 XI 선정, 한국 선수 역대 두 번째 MLS 올스타, 시즌 초반 3골 10도움. 이 기록들은 이벤트가 끝나도 남습니다. 특히 도움 숫자는 손흥민이 단순히 과거 명성으로 초대받은 선수가 아니라 현재 리그 안에서 생산성을 내고 있다는 근거입니다.

저는 손흥민의 MLS 여정에서 이런 경기들이 꽤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규시즌 우승 경쟁이나 플레이오프처럼 무거운 무대는 아니지만, 리그가 어떤 선수를 얼굴로 세우는지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손흥민이 올스타전에서 골을 넣든, 도움을 올리든, 혹은 짧은 출전만 하든 의미는 이미 생겼습니다. 유럽에서 완성된 스타가 미국에서 새 역할을 입고, 그 역할이 다시 기록으로 인정받는 과정. 팬으로서는 그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가 생각보다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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