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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황선홍·이민성 논란, 이름값 뒤의 흐름을 따라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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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황선홍·이민성 논란, 이름값 뒤의 흐름을 따라가 봤더니

요즘 한국 축구를 보다 보면 경기 스코어보다 감독 선임 뉴스가 더 오래 남는 순간이 많아졌다. 특히 홍명보, 황선홍, 이민성이라는 이름이 한꺼번에 거론될 때는 단순히 누가 맞고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축구가 지도자를 고르고 평가하는 방식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른 느낌이 강하다.

세 사람 모두 선수 시절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홍명보는 2002 월드컵의 리더였고, 황선홍은 A매치 100경기 이상과 50골을 남긴 대표 공격수였다. 이민성도 1997년 도쿄대첩 결승골로 기억되는 수비수다. 그런데 팬들이 지금 묻는 건 추억이 아니다. “지금 이 자리의 기준이 무엇이냐”다.

논란이 커진 출발점은 홍명보 선임이었다

홍명보 감독 논란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장 크게 터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체제가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새 감독을 찾아야 했고, 한동안 외국인 감독 후보군과 협상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그런데 최종 선택은 K리그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였다.

문제는 홍명보라는 인물 자체만이 아니었다. 울산은 당시 시즌 중이었고, 홍 감독은 2022년과 2023년 K리그1 2연패를 만든 현직 우승 감독이었다. 리그 팬 입장에서는 “대표팀이 필요하면 클럽은 희생해도 되나”라는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절차 논란이 붙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좁혔는지, 누가 최종 의사결정을 주도했는지, 기존에 공개된 방향성과 실제 선임이 왜 달라졌는지 설명이 매끄럽지 않았다. 축구에서 결과는 중요하지만, 대표팀 감독 선임은 공공성이 큰 자리다. 팬들이 과정까지 따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 홍명보: 울산에서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뒤 대표팀 복귀
  • 논란 지점: 시즌 중 이탈, 선임 절차, 협회의 설명 부족
  • 팬들의 질문: 성적보다 먼저 기준과 책임 구조가 보였는가

황선홍은 성과와 실패가 너무 극단적으로 갈렸다

황선홍 감독의 경우는 더 복잡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냈다. 이강인, 정우영, 엄원상, 백승호 등 좋은 자원이 있었고, 결과만 놓고 보면 목표 달성은 확실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병역 혜택과 직결되기 때문에 선수 커리어에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8강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이 대회는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하고 있었고, 한국 남자 축구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이어온 본선 진출 흐름을 끊겼다. 무려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실패였다.

사실 한 경기 패배만으로 감독을 모두 평가하는 건 위험하다. 하지만 이 탈락은 단순한 이변으로만 보기 어려웠다. 경기 운영, 퇴장 이후 대응, 상대 압박에 대한 빌드업 해법, 세대별 대표팀 관리까지 여러 문제가 한 번에 드러났다. 황선홍 감독이 A대표팀 임시 사령탑까지 맡았던 흐름과 겹치면서 “너무 많은 역할을 한 사람에게 맡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민성 이름이 나온 이유는 ‘돌려막기’ 의심 때문이다

이민성 감독 논란은 홍명보, 황선홍 논란과 조금 다른 결이다. 이민성은 대전 하나시티즌을 맡아 K리그2 승격을 이끌었고, 2023년 K리그1에서도 잔류에 성공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도자로서 분명한 성과가 있다.

하지만 2024시즌 대전이 부진하면서 5월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황선홍 감독이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고, 이민성은 연령별 대표팀 쪽에서 다시 이름이 거론됐다. 팬들이 예민하게 반응한 포인트는 바로 이 지점이다. 실패한 사람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어떤 평가를 거쳐 다음 역할을 맡는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 축구에서는 익숙한 이름이 너무 자주 돌아온다는 인상이 있다. 물론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선수단 장악력이 있고,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지도자는 귀하다. 근데 그 장점이 검증 체계보다 앞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팬들이 “또 아는 사람끼리 맡는 것 아니냐”고 느끼는 순간, 논란은 성적표보다 빨리 커진다.

  • 이민성: 대전 승격과 K리그1 잔류 경험
  • 불안 요소: 2024시즌 부진 뒤 사퇴
  • 논란 지점: 다음 보직으로 이동하는 과정의 평가 기준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해지는 불신의 구조

세 사람의 논란을 따로 보면 각각 사정이 있다. 홍명보는 K리그 우승 감독이었고, 황선홍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이었다. 이민성도 대전을 1부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숫자만 보면 “왜 이렇게까지 비판받나”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스포츠 팬들은 단순 승률만 보지 않는다. 어느 무대에서, 어떤 선수층으로, 어떤 상대를 만나, 어떤 경기력으로 결과를 냈는지를 같이 본다. 예를 들어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예선 탈락은 같은 감독의 기록이지만 무게가 전혀 다르게 읽힌다. K리그 우승 감독을 대표팀으로 데려오는 것도 가능하지만, 시즌 중 클럽을 흔드는 방식이면 다른 비용이 생긴다.

한국 축구의 문제는 좋은 지도자가 없다는 식으로만 볼 수 없다. 더 아픈 지점은 평가 기준이 공개적으로 축적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패하면 여론이 터지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한 이름이 다시 돌아오고, 또 성적이 나쁘면 개인에게 비난이 몰린다. 이 순환이 반복되면 팬들은 경기력보다 인선표를 먼저 의심하게 된다.

팬들이 원하는 건 스타 출신 배제가 아니다

솔직히 홍명보, 황선홍, 이민성을 무조건 과거의 이름으로만 밀어내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 세 사람 모두 한국 축구 안에서 실제 성과와 경험을 쌓았다. 선수 시절의 명성만으로 지금 자리에 오른 인물이라고 단순화하면 중요한 맥락을 놓친다.

다만 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은 개인 커리어를 회복하는 자리가 아니다. 클럽도 마찬가지다. 팬들이 원하는 건 누군가를 영원히 배제하는 게 아니라, 선임 전에 기준이 보이고 실패 뒤에는 평가가 남는 구조다. 그래야 같은 이름이 다시 등장해도 “왜 지금 이 사람인가”에 대한 납득이 생긴다.

나는 이 논란을 보면서 한국 축구가 이제는 추억의 자산을 쓰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느꼈다. 2002의 기억은 여전히 뜨겁지만, 2020년대 축구는 훨씬 더 빠르고 세밀하다. 이름값이 출발선이 될 수는 있어도 답안지가 될 수는 없다. 팬들이 화난 이유도 결국 그 지점에 닿아 있다. 우리는 영웅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납득 가능한 축구를 보고 싶은 쪽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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