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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출신 야구선수들 기록을 따라가 봤더니, 이름보다 흐름이 먼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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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출신 야구선수들 기록을 따라가 봤더니, 이름보다 흐름이 먼저 보였다

얼마 전 고교야구 기록을 뒤적이다가 배재고 이름에서 잠깐 멈췄습니다. 프로야구 팬 입장에서는 특정 학교를 보면 바로 스타 몇 명을 떠올리기 쉬운데, 배재고는 조금 다르게 읽히더라고요. 화려한 프로 스타 군단이라기보다, 한국 야구 초창기와 1970년대 고교야구의 열기, 그리고 최근의 드래프트 흐름이 한 학교 안에 겹쳐 있는 팀에 가깝습니다.

배재고 야구부는 생각보다 오래된 이름이다

배재고 야구부의 뿌리는 1911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고교야구 팀의 흐름은 1971년 재건 이후로 보는 게 자연스럽지만, 야구사 전체로 넓히면 꽤 묵직한 이름입니다. 1920년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 우승 기록도 배재고 야구를 말할 때 빠지기 어렵습니다. 이 대회가 훗날 전국체전의 뿌리로 이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단순한 학교 이력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전국대회 성적만 봐도 묘합니다. 대통령배 우승 1회, 황금사자기 준우승 1회, 봉황대기 준우승 2회, 청룡기 4강 3회. 숫자만 놓고 보면 서울권 전통 강호들처럼 매년 우승권을 두드린 팀은 아닙니다. 그런데 가끔씩 크게 치고 올라오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1995년 대통령배 우승이 대표적입니다. 결승에서 휘문고를 8대7로 꺾은 경기는 배재고 야구사에서 가장 선명하게 남은 장면입니다.

옛 세대의 이름: 이영민부터 박철순, 이광은까지

배재고 출신 야구선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역사 쪽으로 시선이 갑니다. 이영민은 한국 야구 초창기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입니다. 투수와 외야수를 오간 선수였고, 이름 자체가 한국 야구의 오래된 기록과 연결됩니다. 지금처럼 타율, OPS, WAR을 쉽게 찾아보는 시대와는 전혀 다른 야구였지만, 배재고라는 이름이 야구사의 출발선 근처에 있다는 사실은 꽤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프로야구 원년 전후로 넘어오면 이광은, 하기룡, 신언호 같은 이름이 나옵니다. 특히 1970년대 배재고를 지탱한 축으로 자주 언급되는 선수들입니다. 당시 고교야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대중적 관심을 받았고, 에이스 한 명이 며칠 동안 팀을 끌고 가는 풍경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이광은이 1973년 청룡기에서 5일 동안 59이닝을 던졌다는 이야기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거의 믿기 힘든 기록입니다. 근데 그만큼 그 시절 고교야구가 얼마나 거칠고 뜨거웠는지도 보여줍니다.

박철순도 배재고 출신 흐름에서 빼놓기 어렵습니다. 프로 원년 OB 베어스의 상징 같은 선수로 기억되는 인물이죠. 물론 박철순의 전설은 프로 무대에서 더 크게 남아 있지만, 배재고 야구를 따라가다 보면 그 이름이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한 학교의 출신 선수 목록이 단순한 명단이 아니라 시대의 층을 보여준다는 느낌이 여기서 납니다.

프로야구 초창기와 LG 계열로 이어진 배재고 라인

배재고 출신 선수 명단을 보면 MBC 청룡과 LG 트윈스로 이어지는 이름들이 꽤 보입니다. 이광은, 신언호, 하기룡을 비롯해 김태원, 노찬엽 등이 그렇습니다. 김태원은 투수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MBC와 LG에서 뛰었고, 노찬엽은 외야수로 LG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입니다. 배재고가 특정 시기에 서울 연고 구단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사실 학교 출신 선수를 볼 때 포지션 분포도 꽤 재미있습니다. 배재고는 투수만 강하게 배출한 학교도 아니고, 타자만 눈에 띈 학교도 아닙니다. 외야수, 내야수, 포수, 투수가 섞여 있습니다. 이건 팀의 성격을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어떤 학교는 “투수 공장” 같은 별칭이 붙기도 하는데, 배재고는 그보다는 시대마다 필요한 유형의 선수가 띄엄띄엄 나온 쪽에 가깝습니다.

최근 이름을 보면 김민혁, 김한별, 이승훈이 보인다

최근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으로는 김민혁이 있습니다.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은 2014년 2차 6라운드로 프로에 들어왔고, 빠른 발과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1군에서 자기 자리를 만든 선수입니다. 드래프트 순번만 보면 대형 기대주처럼 출발한 케이스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에서는 그런 선수가 더 흥미롭습니다. 높은 순번보다 긴 생존력, 한 시즌 반짝보다 꾸준한 출전이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거든요.

NC의 김한별도 배재고 출신으로 묶입니다. 2020년 2차 7라운드 지명 선수인데, 이런 이름들은 아직 완성된 평가보다 추적할 여지가 더 큽니다. 고교에서 프로로 넘어간 뒤 곧바로 주전이 되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2군 기록, 수비 포지션, 팀 내 뎁스, 부상 변수와 싸웁니다. 그래서 배재고 출신 현역 선수들을 볼 때는 지금의 1군 성적표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어느 구단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받는지까지 같이 보는 편이 좋습니다.

SSG의 이승훈도 눈에 들어옵니다. 2023년 9라운드로 지명된 투수입니다. 하위 라운드 지명 투수는 보통 시간이 필요합니다. 구속, 제구, 변화구 완성도 중 하나라도 1군 기준에 걸리면 기회가 오고, 반대로 작은 약점 하나가 오래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선수들은 당장 스타성보다 성장 곡선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배재고 출신 명단에서 보이는 진짜 포인트

배재고 출신 야구선수를 단순히 유명세 순서로 늘어놓으면 오히려 재미가 줄어듭니다. 이 학교의 맛은 세대 간 간격에 있습니다. 초창기 야구사의 이영민, 프로 원년과 연결되는 이광은·하기룡·신언호, 1990년대 LG 흐름의 김태원·노찬엽, 그리고 2010년대 이후 김민혁·김한별·이승훈 같은 이름들이 같은 줄에 놓입니다.

  • 역사성: 1911년 시작, 1920년 전국체전의 뿌리와 맞닿은 우승 기록
  • 전성기 장면: 1970년대 고교야구 중심부에 있었던 이광은·하기룡·신언호 세대
  • 프로 연결성: MBC/LG, 롯데, KT, NC, SSG 등 여러 구단으로 이어진 진출 경로
  • 최근 관전 포인트: 상위 지명 스타보다 중하위 라운드에서 생존 경쟁을 이어가는 선수들

솔직히 배재고 출신 야구선수라는 키워드는 처음엔 조금 좁아 보입니다. 그런데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좁은 키워드 안에 한국 야구의 시간표가 꽤 길게 들어 있습니다. 오래된 학교의 이름값, 고교야구 전성기의 혹사와 낭만, 프로 지명 이후 버텨내야 하는 현실이 한 줄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배재고 출신 선수들을 보는 재미는 “누가 제일 유명한가”보다 “어느 시대에 어떤 역할로 남았나”를 읽을 때 더 커집니다.

배재고 출신 야구선수들 기록을 따라가 봤더니, 이름보다 흐름이 먼저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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