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은 치어리더 대만 CPBL 진출, ‘삐끼삐끼’ 이후 흐름을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얼마 전 야구장 응원 영상을 다시 보다가 이주은 치어리더의 대만행이 단순한 인기 이적처럼만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삐끼삐끼’ 영상으로 확 뜬 스타의 해외 진출 정도로 소비됐지만, 조금만 숫자와 흐름을 붙여 보면 이건 CPBL 응원 문화와 KBO식 치어리딩이 만나는 꽤 흥미로운 장면이다.
인기 영상 하나로 설명하기엔 너무 빠른 이동
이주은은 2004년생으로, 2024년 KIA 타이거즈 치어리더 활동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크게 올렸다. 특히 투수가 삼진을 잡았을 때 이어지는 이른바 ‘삐끼삐끼’ 응원 동작이 짧은 영상 플랫폼을 타고 퍼지면서, 경기장 안의 응원이 경기장 밖 콘텐츠가 되는 장면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건 속도다. 2024년에 KBO 무대에서 주목받은 뒤, 2025년 1월 22일 대만 프로야구 CPBL 푸본 가디언스 산하 Fubon Angels 합류가 알려졌다. 한국 야구장 응원 문화에서 막 떠오른 10대 치어리더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해외 구단 응원단의 얼굴 중 하나가 된 셈이다.
스포츠 팬 입장에서 보면 이건 ‘인기 많으니까 데려갔다’로 끝낼 이야기가 아니다. 구단은 관중 동원, 소셜미디어 확산, 굿즈와 이벤트 반응까지 모두 본다. 선수 영입이 타율과 OPS, 이닝과 WAR을 보는 일이라면, 치어리더 영입은 노출량, 현장 반응, 팬덤 확장성을 보는 작업에 가깝다.
왜 하필 대만 CPBL이었을까
CPBL은 대만의 최상위 프로야구 리그다. 1990년에 첫 시즌을 시작했고, 2025시즌 기준 6개 구단 체제로 운영됐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KBO보다 작지만, 야구장 응원 문화의 밀도는 상당히 높다. 특히 대만 구단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치어리더 영입을 통해 응원단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키우는 흐름을 만들었다.
푸본 가디언스도 이 흐름의 중심에 있는 팀이다. 푸본은 신베이시 신좡 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이고, Fubon Angels는 이미 한국 출신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대만 팬들에게 익숙한 팀 컬러를 만들고 있었다. 이주은의 합류는 갑작스러운 이벤트라기보다, 푸본이 꾸준히 쌓아온 ‘한국형 응원 콘텐츠’ 전략의 다음 장면에 가깝다.
- 2024년: KIA 타이거즈 치어리더로 활동하며 대중적 인지도 상승
- 2024년 7월: KIA 치어리더 자격으로 푸본 홈 이벤트에 참여한 기록
- 2025년 1월 22일: Fubon Angels 합류 발표
- 2025년: LG 트윈스 치어리더 활동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짐
- 2026년: 대만 활동 비중이 더 커진 흐름으로 보도됨
푸본이 얻은 건 ‘응원단 전력 보강’이었다
야구에서 전력 보강이라고 하면 보통 선발투수, 중심타자, 불펜 필승조를 떠올린다. 그런데 프로스포츠 구단 운영에서는 응원단도 분명한 전력이다. 홈경기 체류 시간, 재방문율, SNS 2차 확산, 가족·라이트 팬 유입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푸본 가디언스의 2025년 평균 홈 관중은 공개 기록상 1만 명대를 넘긴 것으로 집계된다. 리그 안에서도 관중 기반이 있는 팀이고, 이런 팀이 치어리더 영입에 공격적으로 움직인다는 건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은 날에도 팬이 야구장을 찾을 이유를 여러 겹으로 만드는 운영 방식이다.
사실 CPBL은 응원단의 존재감이 KBO보다 더 전면에 드러나는 순간이 많다. 선수 응원가, 이닝 사이 공연, 테마데이, 구단 유튜브와 숏폼 콘텐츠가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 이주은처럼 이미 짧은 영상에서 검증된 인물은 현장 응원과 디지털 확산을 동시에 건드릴 수 있다.
‘삐끼삐끼’ 이후의 관전 포인트
이주은의 대만 CPBL 진출을 볼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인기가 유지되느냐보다, 현지 응원 문화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섞이느냐다. 한국에서 유명한 동작이나 표정이 대만에서도 그대로 통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언어, 응원 타이밍, 팀 컬러, 현지 팬과의 거리감이 더 중요해진다.
치어리더에게도 리그 적응이 있다. 선수처럼 타석에 서거나 마운드에 오르는 건 아니지만, 경기 흐름을 읽고 팬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감각은 매일 달라진다. 1점 차 접전 8회와 6점 차로 벌어진 5회는 표정도, 동작도, 에너지도 달라야 한다. 이 부분에서 이주은이 단순한 화제성 멤버를 넘어 ‘경기장형 멤버’로 자리 잡는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다.
기록 팬 입장에서 남는 장면
나는 이 이적을 보면서 프로야구의 기록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타율, 평균자책점, 승률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관중 수, 조회 수, 이벤트 반응, 응원단 구성까지 리그의 경쟁력을 설명하는 숫자가 됐다. 물론 이 수치들이 선수 기록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래도 구단이 팬을 모으는 방식까지 스포츠의 일부가 된 건 분명하다.
이주은 치어리더의 CPBL 진출은 한 개인의 해외 활동이면서 동시에 대만 야구가 한국 응원 문화를 어떻게 흡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야구는 결국 그라운드 위 승부로 기억되지만, 팬이 다시 야구장에 가게 되는 이유는 꼭 스코어보드에만 찍히지 않는다. 그런 숫자 바깥의 움직임까지 같이 보면, 이번 대만행은 꽤 오래 기억될 만한 장면이다.
참고한 공개 자료: https://zh.wikipedia.org/wiki/李珠珢, https://zh.wikipedia.org/wiki/Fubon_Angels, https://en.wikipedia.org/wiki/Chinese_Professional_Baseball_League, https://en.wikipedia.org/wiki/Fubon_Guardia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