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기록을 다시 훑어봤더니, 화려함보다 꾸준함이 먼저 보였다

얼마 전 K리그 기록표를 넘겨보다가 이승우 이름에서 손이 멈췄다. 이상하게 이 선수는 늘 장면으로 먼저 기억된다. 세리머니, 드리블, 논쟁, 기대감. 그런데 숫자를 차분히 놓고 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보인다. 단순히 ‘재능 있는 공격수’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K리그에 돌아온 뒤 꽤 꾸준히 결과를 쌓아온 선수라는 쪽에 더 가깝다.
K리그 공식 기록 기준으로 이승우는 2026년 8월 21일 현재 K리그1 통산 149경기 46골 1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포인트로 보면 61개다. 경기당 공격포인트는 약 0.41개.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는 유형이 아니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 숫자는 꽤 묵직하다. 특히 이승우를 이야기할 때 감정이 먼저 붙는 경우가 많은데, 기록은 생각보다 냉정하게 그의 존재감을 밀어 올린다.
수원FC 시절, 이승우는 ‘이슈’보다 ‘득점’이었다
이승우의 K리그 첫 시즌인 2022년은 지금 다시 봐도 인상적이다. 수원FC에서 35경기 14골 3도움. 첫해부터 두 자릿수 득점을 찍었다. 적응기라는 말을 붙이기 어려운 출발이었다. 2023년에도 35경기 10골 3도움으로 흐름을 이어갔다. 두 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넣은 국내 공격 자원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사실 더 흥미로운 건 2024년 전반기다. 수원FC 소속으로 18경기 10골 2도움. 경기당 공격포인트가 0.67개다. 이건 ‘잘했다’ 정도가 아니라, 제한된 출전 환경에서도 직접 승점에 관여했다는 뜻에 가깝다. 후반 교체로 들어와도 박스 근처에서 한 번은 냄새를 맡았고, 경기 막판 페널티킥이나 세컨드볼 상황에서도 존재감이 있었다.
- 2022년 수원FC: 35경기 14골 3도움
- 2023년 수원FC: 35경기 10골 3도움
- 2024년 수원FC: 18경기 10골 2도움
이 세 줄만 놓고 보면 이미지와 실제 생산성 사이의 간격이 느껴진다. 이승우는 ‘눈에 띄는 선수’였지만, 동시에 점수판에 흔적을 남기는 선수였다.
전북 이적 후 숫자가 말하는 변화
2024년 여름 전북으로 옮긴 뒤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같은 리그, 같은 선수인데 역할과 환경이 바뀌었다. 전북에서는 2024년 12경기 2골 4도움, 2025년 25경기 4골 1도움, 2026년에는 8월 21일 기준 24경기 6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전북 소속 K리그1 누적은 61경기 12골 7도움이다.
수원FC 시절이 ‘마무리하는 이승우’에 가까웠다면, 전북에서는 조금 더 복합적인 임무를 맡는다. 공격 2선과 측면, 때로는 중앙 사이 공간에서 공을 받고, 동료 스트라이커를 살리는 장면도 늘었다. 그래서 골 수만 보면 폭발력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도움과 움직임까지 같이 봐야 한다. 2024년 전북에서 12경기 4도움은 그 변화의 단서다.
그런데 냉정하게 말하면 전북에서의 이승우는 아직 완전히 풀린 느낌은 아니다. 2025년 25경기 4골 1도움은 그의 이름값이나 수원FC 후반기 페이스를 생각하면 아쉬운 숫자다. 반면 2026년 24경기 6골 2도움은 다시 득점 쪽 감각이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경기당 공격포인트도 2025년 0.20개에서 2026년 약 0.33개로 올라왔다.
이승우를 볼 때 골보다 먼저 봐야 할 장면
이승우의 장점은 단순히 드리블로 한 명을 제치는 장면에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건 박스 근처에서 공을 받는 위치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 풀백 뒤쪽, 센터백이 따라 나오기 애매한 공간. 이런 곳에서 터치 한 번으로 슈팅 각을 만들거나 반칙을 유도한다. 그래서 그의 득점 중에는 ‘대단한 중거리’보다 ‘언제 저기 있었지?’ 싶은 골이 꽤 많다.
팬들이 이승우에게 기대하는 건 늘 화려한 장면이다. 솔직히 그 기대가 이해된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라는 이력, 어린 나이에 받은 스포트라이트, 대표팀에서의 기억까지 붙어 있으니 보통 선수처럼 보기 어렵다. 하지만 K리그에서의 이승우는 점점 다른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 하이라이트형 유망주가 아니라, 팀 공격의 특정 구간을 해결하는 리그 검증 자원으로 말이다.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해지는 부분
- K리그1 통산 149경기 46골 15도움
- 수원FC 소속 K리그1 88경기 34골 8도움
- 전북 소속 K리그1 61경기 12골 7도움
- 2024년 수원FC 전반기 18경기 10골로 이적 전 이미 두 자릿수 득점 달성
- 2026년 전북에서 24경기 6골 2도움으로 득점 흐름 회복 중
여기서 눈에 띄는 건 팀별 색깔이다. 수원FC에서는 득점 비중이 높았고, 전북에서는 도움 비중이 상대적으로 올라갔다. 선수의 능력이 갑자기 바뀌었다기보다, 팀이 요구하는 공격 구조가 달라진 결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이승우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다음 역할이다
이승우는 이제 ‘가능성’만으로 소비될 나이는 지났다. 1998년생, 2026시즌 기준으로 28세다. 공격수에게는 경기 이해도와 몸 상태가 맞물려 가장 현실적인 결과를 내야 할 시기다. 그래서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히 몇 골을 더 넣느냐가 아니다. 전북 안에서 선발 자원으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강한 압박을 받는 경기에서도 공격 템포를 바꿀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이승우를 볼 때 ‘대표팀에 가야 하냐’는 질문보다 ‘어떤 경기에서 가장 효율적인 카드냐’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내려앉은 수비를 상대로 박스 안 작은 틈을 찾을 때, 경기 후반 상대 수비 간격이 벌어졌을 때, 혹은 흐름이 답답한 경기에서 감정과 리듬을 동시에 흔들어야 할 때 이승우는 여전히 특별한 선택지다.
기록은 차갑지만, 그 안에는 선수의 시간이 남는다. 이승우의 K리그 숫자는 생각보다 꾸준하고, 동시에 아직 덜 끝난 느낌을 준다. 화려했던 이름이 아니라 실제 공격포인트로 자신을 증명해 온 선수. 이제는 그 다음 단계, 전북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팀의 우승 흐름과 자신의 생산성을 얼마나 오래 맞춰 갈 수 있는지가 이승우 이야기의 가장 재미있는 페이지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