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2026년 8월 23일 KIA-키움전, 7-2가 7-8이 된 고척의 진짜 이야기

Last Updated :
2026년 8월 23일 KIA-키움전, 7-2가 7-8이 된 고척의 진짜 이야기

얼마 전 2026년 08월 23일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를 다시 기록으로 훑어보다가, 야구에서 9회말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잔인하고도 매력적인지 새삼 느꼈다. 스코어만 보면 키움의 8-7 끝내기 승리다. 그런데 이 경기는 단순한 역전승이 아니었다. KIA가 8회초까지 7-2로 앞섰고, 키움은 9회말에만 6점을 몰아쳤다. 그것도 2사 만루에서 김재현의 좌월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7-2 리드, KIA가 거의 잡았던 경기

경기 흐름은 중반까지 KIA 쪽이었다. KIA는 2회초 오선우, 하주석, 김태군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김호령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점수를 냈다. 3회초에는 김도영이 전준표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35m 솔로홈런을 쳤다. 시즌 38호 홈런이라는 숫자도 묵직했지만, 타구 비거리와 타이밍까지 보면 리그 홈런 선두다운 장면이었다.

키움도 3회말 매튜 데이비슨의 투런포로 2-2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이후 다시 KIA가 치고 나갔다. 6회초 김태군의 2루타, 김호령의 안타 뒤 박재현이 우선상 3루타를 터뜨리며 4-2를 만들었다. 8회초에는 김태군의 좌월 투런홈런, 박재현의 2루타, 김선빈의 중전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점수는 7-2까지 벌어졌다. 이쯤이면 대부분의 팬이 승패를 거의 가른 경기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네일의 투구는 패배와 어울리지 않았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6이닝 89구, 5피안타 2실점, 8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1개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선발투수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3회 데이비슨에게 맞은 투런홈런을 제외하면 장타 억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6이닝을 책임지고 2실점으로 내려갔다는 건, 원정 경기에서 승리 조건을 상당히 잘 만들어준 투구다.

그래서 더 뼈아픈 경기가 됐다. 전상현이 7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성영탁도 8회말을 실점 없이 넘겼다. KIA 구단 기록상 전상현은 이날 등판으로 개인 통산 120홀드를 채웠다. KBO 리그 역대 12번째라는 꽤 의미 있는 이정표였다. 그런데 이런 기록이 경기의 주인공으로 남지 못했다는 점이 야구의 냉정함이다.

9회말, 숫자가 갑자기 다른 언어가 됐다

9회말 시작 전 스코어는 KIA 7, 키움 2였다. 키움의 남은 아웃카운트는 3개였고, 필요한 점수는 5점이었다. 보통 이 상황에서 기대하는 건 추격이지 뒤집기는 아니다. 그런데 권혁빈의 우전 안타, 서건창의 우전 안타, 추재현의 우전 안타가 이어지며 베이스가 빠르게 채워졌다. KIA는 이태양에서 이의리로 투수를 바꿨지만, 데이비슨이 우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어느새 7-4. 여기서 안치홍의 볼넷까지 나오며 다시 만루가 됐다.

그래도 아웃카운트는 2개였다. 여동욱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타석에는 김재현이 들어섰다. 이 장면이 이 경기의 모든 맥락을 바꿨다. 김재현은 이의리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110m 만루홈런을 때렸다. 경기 기록상 결승타는 9회말 2사 만루 좌월 홈런. 숫자로 적으면 차갑지만, 실제 흐름으로 보면 7-2 리드가 단 몇 타자 사이에 7-8 패배로 바뀐 순간이었다.

박재현과 김태군, 지고도 남은 KIA의 공격 기록

KIA 입장에서 패배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묻히기 쉽지만, 타선에는 분명히 볼 장면이 많았다. 박재현은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강하게 수행했다. 4회 2루타, 6회 3루타, 8회 2루타까지 장타가 세 개였다. 단순히 많이 친 게 아니라 득점권과 찬스 연결에서 존재감이 컸다.

김태군도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공격 기여도가 높았다. 6회 2루타로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만들었고, 8회에는 투런홈런으로 점수 차를 4점 이상으로 벌렸다. 포수 타순에서 이런 생산성이 나오면 경기 운영은 훨씬 편해진다. 실제로 KIA는 11안타 5볼넷, 실책 0개를 기록했다. 보통 이 정도면 이기는 경기다.

  • KIA 주요 장면: 김도영 38호 솔로홈런, 박재현 3안타 2타점, 김태군 투런홈런
  • 키움 주요 장면: 데이비슨 3안타 4타점, 서건창 3안타, 김재현 끝내기 만루홈런
  • 경기 정보: 고척스카이돔, 관중 1만6000명, 경기 시간 3시간 29분

키움에게는 순위표 너머의 승리였다

경기 전 흐름을 보면 KIA는 60승 2무 49패로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었고, 키움은 41승 2무 72패로 최하위였다. 시즌 상대 전적도 KIA가 크게 앞서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한 경기만 놓고 보면, 키움은 순위표와 전력 평가를 9회말 한 이닝으로 지웠다. 8회까지 2점에 묶였던 팀이 9회에 6점을 낸 건 단순한 집중력 이상의 의미가 있다. 끝까지 타석의 질을 포기하지 않았고, KIA 불펜이 흔들린 틈을 정확히 물었다.

반대로 KIA는 이 경기를 오래 곱씹을 수밖에 없다. 선발은 제 몫을 했고, 타선은 7점을 만들었고, 실책도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이닝 투수 운용과 승부 구간에서 무너졌다. 그래서 이 경기는 패배 원인을 하나로 단순화하기 어렵다. 9회말 첫 세 타자의 출루, 교체 타이밍, 이의리의 제구, 김재현의 스윙까지 여러 요소가 한꺼번에 겹쳤다. 야구는 누적의 스포츠지만, 가끔은 한 타석이 앞선 8이닝을 통째로 다시 쓰게 만든다. 2026년 08월 23일 고척의 KIA-키움전이 딱 그런 경기였다.

2026년 8월 23일 KIA-키움전, 7-2가 7-8이 된 고척의 진짜 이야기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6132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