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한동희 성장이 왜 더뎌 보였는지 기록으로 다시 봤더니

Last Updated :
한동희 성장이 왜 더뎌 보였는지 기록으로 다시 봤더니

기대치가 너무 빨리 커진 선수였다

얼마 전 롯데 경기를 보다가 한동희 타석에서 관중 반응이 유독 예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범타 하나에도 아쉬움이 크게 나오고, 장타 하나가 나오면 다시 기대가 확 올라간다. 이건 단순히 부진한 선수에게 나오는 반응이 아니다. 팬들이 이미 한 번 높은 천장을 봤기 때문에 생기는 반응에 가깝다.

한동희는 2018년 롯데 1차 지명으로 들어온 우타 거포 내야수다. 체격도 182cm, 108kg으로 파워형 타자의 이미지가 분명했고, 부산 야구 팬들이 좋아할 만한 서사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초반부터 ‘포스트 이대호’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문제는 이 수식어가 선수 성장의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는 점이다.

KBO 기록실 흐름을 보면 기대가 생긴 이유는 분명하다. 2020년 17홈런, 2021년 17홈런을 치면서 장타 잠재력을 보여줬고, 2022년에는 타율 .307, 14홈런, 65타점으로 한 단계 올라선 듯 보였다. 그런데 2023년에는 108경기 타율 .223, 5홈런, 32타점까지 내려앉았다. 팬들이 답답해하는 지점도 여기다. 잠재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올라가는 그래프를 본 뒤 다시 내려왔기 때문이다.

성장이 더뎌 보이는 첫 번째 이유는 타격 기준점의 흔들림

한동희를 볼 때 가장 먼저 봐야 하는 건 타율 하나가 아니다. 이 선수는 원래부터 컨택형 3루수라기보다 강한 타구와 장타 생산이 기대되는 타자다. 그러면 헛스윙이 어느 정도 있는 건 감수할 수 있다. 대신 실투를 장타로 바꾸는 비율, 몸쪽 공 대처, 변화구를 참는 능력이 같이 올라와야 한다.

그런데 2022년의 좋은 성적은 오히려 평가를 어렵게 만들었다. 타율 .307은 분명 훌륭했지만, 거포형 타자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었다. 이 생산성이 장기적으로 반복 가능한가, 장타율과 출루가 같이 버티는가, 상대 배터리가 약점을 집요하게 찔러도 같은 타격을 유지할 수 있는가. 2023년에 성적이 크게 꺾인 건 이 질문에 아직 확실한 답을 못 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사실 성장 더딤이라는 말은 냉정하게 나누어 봐야 한다. 기술이 전혀 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한동희는 매년 다른 숙제를 받았다. 1군 투수의 구위, 변화구 유인, 타격폼 조정, 수비 부담, 중심타선 기대감이 한꺼번에 왔다.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수정 하나가 성적 전체를 흔들 수 있다. 거포 유망주에게 가장 어려운 구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두 번째는 수비 포지션과 몸의 부담이다

한동희는 내야수다. 보통 팬들은 타격 성적을 먼저 보지만, 현장에서는 수비가 타격 리듬을 잡아먹는 경우가 꽤 있다. 특히 3루는 반응 속도와 송구 안정감이 중요한 자리다. 강한 타구를 처리해야 하고, 실책 하나가 바로 실점권 위기로 이어진다. 공격에서 중심타자급 기대를 받는 선수가 수비에서도 매일 검증을 받으면 부담은 훨씬 커진다.

체격도 장점과 과제가 동시에 있다. 힘은 확실한 무기다. 타구가 맞았을 때 뻗는 힘은 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편이었다. 근데 큰 체격의 내야수가 시즌 내내 민첩성, 밸런스, 타격 타이밍을 같이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체 밸런스가 조금만 무너지면 변화구에 몸이 먼저 나가고, 빠른 공에는 배트가 늦는다. 그러면 장점인 파워도 경기 안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이런 선수는 단순히 “살을 빼야 한다”거나 “폼을 고쳐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기 어렵다. 파워를 잃지 않으면서 순발력과 반복성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타격폼은 결과가 나쁘면 자꾸 손대고 싶어진다. 하지만 잦은 수정은 타석 안의 확신을 더 흔들 수 있다. 한동희의 성장 속도가 느려 보인 배경에는 이런 균형 잡기의 어려움도 있다.

세 번째는 커리어 흐름이 자주 끊겼다

성장형 타자에게 제일 중요한 건 일정한 타석 수다. 실패하더라도 비슷한 역할에서 계속 부딪히며 패턴을 쌓아야 한다. 한동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100경기 이상을 뛰며 경험을 쌓았다. 이 구간만 보면 분명 정상적인 성장 루트에 있었다. 그런데 2023년 부진, 2024년 짧은 출전 뒤 상무 입대가 이어지면서 1군에서 누적해야 할 흐름이 끊겼다.

연합뉴스와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한동희는 2024년 시즌 중 상무 입대를 택했다. 병역 해결은 선수 커리어에서 중요한 변수다.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선택이지만, 당장의 1군 성장 흐름만 놓고 보면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김태형 감독 체제 첫해에 새 감독의 기준, 팀 내 경쟁, 역할 재설정을 동시에 겪어야 했다는 점도 간단한 변수가 아니었다.

2026년 복귀 이후 기록을 볼 때도 단순히 “이제 터졌다” 또는 “아직 멀었다”로 자르기엔 애매하다. KBO 기록실의 상황별 숫자를 보면 주자 없을 때와 주자 있을 때 모두 3할 안팎의 타율을 찍는 구간이 있었고, 홈런도 다시 나오고 있다. 다만 득점권, 병살, 특정 주자 상황에서의 생산성은 여전히 해석할 여지가 있다. 팬들이 느끼는 답답함은 여기서 나온다. 좋은 장면은 있는데, 시즌 전체를 지배하는 안정감까지는 아직 더 필요해 보인다.

느린 성장이라기보다 까다로운 성장이다

솔직히 한동희를 평가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이름값과 실제 기록 사이의 간격이다. 기대치는 중심타자였고, 현실의 성적은 아직 기복이 컸다. 그래서 실망이 커진다. 하지만 숫자를 길게 놓고 보면 완전히 멈춘 선수라고 보긴 어렵다. 20대 초반에 이미 두 시즌 연속 17홈런을 쳤고, 2022년에는 3할 타율도 경험했다. 이건 아무나 찍는 기록이 아니다.

다만 성장의 방향은 이제 더 선명해야 한다. 한동희에게 필요한 건 멋진 한 달보다 버티는 한 시즌이다. 타율이 조금 낮아도 출루와 장타가 같이 살아야 하고, 찬스에서 무리하게 당겨치기보다 자기 존을 지키는 타석이 늘어야 한다. 수비에서는 안정감이 쌓여야 타격 부담도 줄어든다. 결국 팬들이 기다리는 건 유망주의 번쩍임이 아니라, 매주 계산 가능한 주전 타자의 모습이다.

그래서 “한동희 성장 더딘 이유”를 단순한 노력 부족으로 몰아가고 싶지는 않다. 기대가 너무 빨랐고, 기술적 숙제는 복합적이었고, 커리어 흐름도 한 번 끊겼다. 그래도 이 선수에게 계속 시선이 가는 건 분명하다. 이미 보여준 장타의 질이 있고, 롯데 타선에서 우타 거포가 갖는 희소성도 크다. 이제는 재능의 크기보다 반복의 힘을 증명해야 하는 시기다. 팬 입장에서는 답답하면서도, 그래서 더 기록을 계속 확인하게 되는 선수다.

한동희 성장이 왜 더뎌 보였는지 기록으로 다시 봤더니 - 요약
한동희 성장이 왜 더뎌 보였는지 기록으로 다시 봤더니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6265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