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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페이 소리 듣던 KT 최원준, 직접 숫자로 따라가 보니 진짜 혜자 F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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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페이 소리 듣던 KT 최원준, 직접 숫자로 따라가 보니 진짜 혜자 FA였다

얼마 전 KT 경기를 보다가 최원준이 초구를 가볍게 밀어 안타를 만드는 장면을 봤는데, 이상하게 그 한 타석이 계약서 한 장을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4년 최대 48억 원. 계약 당시에는 꽤 시끄러웠죠. 전년도 성적이 좋지 않았고, 외야수 FA 시장에서 KT가 너무 과감하게 움직였다는 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즌이 열리고 시간이 지나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오버페이’라는 단어가 ‘혜자 FA’라는 말로 뒤집힌 대표 사례가 됐으니까요.

처음엔 왜 비싸 보였나

KT가 최원준과 맺은 계약은 4년 최대 48억 원입니다. 알려진 구조를 보면 계약금 22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인센티브 6억 원 규모였습니다. 연평균으로 단순 계산하면 12억 원짜리 선수인 셈입니다. 문제는 계약 직전 시즌의 인상이었습니다. 최원준은 2025년에 KIA와 NC를 거치며 126경기 타율 0.242, 6홈런, 44타점, 26도루, OPS 0.621에 머물렀습니다. 빠른 발과 콘택트 능력을 가진 선수라는 장점은 분명했지만, FA 직전 성적만 놓고 보면 48억 원이라는 숫자가 쉽게 납득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FA 계약은 과거 성적만 사는 거래가 아닙니다. 구단은 나이, 포지션, 부상 이력, 팀 전술 적합도, 시장 대체 자원까지 같이 봅니다. 최원준은 1997년생으로 FA 시장에서는 비교적 젊은 축에 속했고,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1번 타순에서 출루와 주루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카드였습니다. KT 입장에서는 장타자 한 명보다 타선 앞쪽의 교통량을 늘리는 선수가 더 급했을 수 있습니다.

반전은 리드오프 자리에서 시작됐다

시즌 초반부터 신호가 왔습니다. 최원준은 KT의 1번 타자로 자리 잡으며 출루 흐름을 바꿨습니다. 개막 초반 5경기에서 출루율 0.552를 찍었고, 4월 중순 기준으로도 17경기 타율 0.315, 10타점, OPS 0.825를 기록했습니다. 초반 반짝이라고 넘기기에는 타석 내용이 꽤 좋았습니다. 헛스윙으로 무너지는 느낌보다, 카운트를 버티고 공을 골라내며 자기 타격을 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전반기 숫자는 더 강했습니다. 보도와 기록 집계 기준으로 최원준은 전반기를 79경기 타율 0.363, 7홈런, 44타점, 16도루, OPS 0.950으로 통과했습니다. 타율 1위, 출루율 1위권, 안타 116개. 200안타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계약 평가가 바뀌지 않는 게 더 이상합니다. 특히 리드오프가 OPS 0.950을 찍는다는 건 단순히 많이 나간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상대 선발의 첫 이닝 운영부터 흔들고, 중심타선 앞에 계속 주자를 깔아주는 선수라는 뜻입니다.

가성비라는 말이 붙은 이유

FA 계약을 평가할 때 팬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보는 건 연봉 대비 생산성입니다. 전반기 기준 최원준의 WAR은 4.10으로 리그 최상위권이었습니다. 연평균 수령액을 12억 원으로 놓고 시즌 진행률을 반영하면, WAR 1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이 약 1억 6,900만 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같은 FA 이적생 평균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금액입니다. 그래서 ‘혜자 FA’라는 말이 단순한 팬심이 아니라 숫자에도 기대고 있는 표현이 됩니다.

  • 계약 규모: 4년 최대 48억 원
  • 전년도 성적: 타율 0.242, OPS 0.621
  • 전반기 성적: 타율 0.363, OPS 0.950
  • 전반기 WAR: 4.10 수준
  • 역할 변화: 1번 타자, 외야 수비, 주루 기여까지 확대

여기서 중요한 건 홈런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가치입니다. 최원준은 장타형 거포라기보다 타석을 열고, 베이스를 흔들고, 수비 범위를 넓히는 선수입니다. 이런 유형은 팀 타선이 답답할 때 체감 가치가 확 올라갑니다. 안타 하나, 볼넷 하나, 도루 하나가 다음 타자의 타점을 만드는 식으로 연결되니까요.

KT의 팀 컬러까지 바꾼 계약

KT는 원래 투수력과 운영 야구 이미지가 강한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초반에는 타선의 짜임새가 확 달라졌습니다. 최원준과 김현수가 테이블세터에 들어가면서 앞쪽 타순의 출루 질이 좋아졌고, 장성우 같은 타자들이 더 좋은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시즌 중반 보도 기준 KT는 팀 타율 0.287로 리그 상위권 공격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변화에서 최원준의 존재감은 꽤 큽니다.

재밌는 건 강백호 이적과도 비교가 된다는 점입니다. 강백호는 한화에서 강력한 중심타자로 활약했고, 순수 타격 임팩트만 놓고 보면 여전히 대단한 선수입니다. 다만 KT는 강백호 한 명의 장타력을 잃은 대신 최원준, 김현수, 한승택을 통해 타순 밸런스와 뎁스를 보강했습니다. 그중 최원준은 가장 선명한 성공 사례가 됐습니다. 고액 스타 한 명 대신 여러 포지션의 빈칸을 메우는 전략이 실제 경기력으로 연결된 셈입니다.

이 계약이 계속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물론 FA 계약은 4년짜리 이야기입니다. 전반기만으로 모든 값을 매길 수는 없습니다. 타율 0.363은 워낙 높은 수치라 어느 정도 조정은 올 수 있고, 발을 쓰는 선수는 하체 컨디션 관리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계약 첫해에 보여준 방향성은 아주 좋습니다. 부진했던 직전 시즌이 일시적 흔들림이었다는 쪽에 힘이 실렸고, KT가 기대한 1번 타자·외야수·주루 카드라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계약을 단순히 싸게 잘 산 계약이라고만 보지는 않습니다. KT가 선수의 가장 낮아 보였던 순간에 장점을 다시 읽어낸 계약에 가깝다고 봅니다. FA 시장에서는 이미 완성된 성적표를 비싸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원준 건은 선수가 가진 복원력과 팀 전술의 빈칸이 맞아떨어진 사례입니다. 그래서 더 흥미롭습니다. 숫자만 보면 가성비이고, 흐름까지 보면 KT가 리드오프 하나로 팀의 첫 공격 장면을 바꾼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오버페이 소리 듣던 KT 최원준, 직접 숫자로 따라가 보니 진짜 혜자 FA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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