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타이거즈 3순위 지명 후보 변화, 박근서 쪽으로 기운 판을 따라가봤다

요즘 고교야구 기록지를 보다 보면 KIA 타이거즈 팬 입장에서 자꾸 시선이 멈추는 이름이 있습니다. 서울디자인고 좌완 박근서입니다. 사실 몇 달 전만 해도 2027 KBO 신인 드래프트의 앞자리는 부산고 하현승, 서울고 김지우, 그리고 미국행 변수에 놓였던 특급 유망주들 중심으로 굴러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드래프트가 가까워질수록 기아타이거즈 3순위 지명 후보 변화의 온도가 꽤 뚜렷해졌습니다.
3순위라는 위치가 생각보다 묘하다
KBO 발표 기준으로 2027 신인 드래프트는 2026년 9월 21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 지명 순서는 2025시즌 순위의 역순이라 키움, 두산, KIA 순서입니다. KIA가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갖는다는 건 단순히 좋은 선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닙니다. 앞의 두 팀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보드가 한 번에 뒤집히는 자리입니다.
대체적인 흐름은 이렇습니다. 전체 1순위는 부산고 하현승 쪽으로 무게가 실립니다. 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만전에서 5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 일본전에서도 3이닝 5탈삼진 퍼펙트에 가까운 임팩트를 남기면서 1순위 후보의 체급을 다시 보여줬습니다. 전체 2순위 두산은 서울고 내야수 김지우를 두고 고민하는 구도로 읽힙니다. 김지우가 미국 구단의 큰 제안을 뿌리치고 국내 잔류를 택했다는 이야기는 구단 입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카드입니다.
그러면 KIA 앞에는 자연스럽게 세 번째 선택지가 열립니다. 예전 같으면 남은 빅네임 중 한 명을 고르는 느낌이었겠지만, 지금은 박근서라는 좌완 투수가 판을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박근서가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은 아니다
박근서의 흐름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구속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좌완이 최고 149km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건 그 자체로 귀합니다. KBO에서 좌완 파이어볼러는 늘 공급보다 수요가 많습니다. 그런데 박근서는 여기에 재활 서사까지 붙어 있습니다. 충암고 1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겪었고, 서울디자인고로 옮긴 뒤 실전 기회를 다시 쌓았습니다. 예전 기록만 보면 표본이 너무 작아 확신하기 어려웠지만, 올해 들어 실전 결과가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봉황대기 유신고전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은 그래서 꽤 큰 경기였습니다. 단장과 스카우트가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경기에서 이런 숫자를 찍는 건 의미가 다릅니다. 단순한 하이라이트 영상보다 투구 템포, 위기 관리, 변화구 카운트 잡는 능력, 몸 상태까지 한꺼번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후 U-18 대표팀에서도 싱가포르전 2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자기 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일본전에서는 초반 실점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인 평가가 가능합니다. 박근서는 완제품이라기보다 상위 라운드에서 감수할 만한 리스크와 희소성을 동시에 가진 자원에 가깝습니다.
KIA의 후보군이 바뀐 이유
기아타이거즈 3순위 지명 후보 변화는 선수 한 명의 상승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올해 드래프트 풀이 예년보다 압도적으로 두껍다는 평가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해에는 구단들이 더 빠르게 희소 포지션과 투수의 성장 가능성에 반응합니다. 특히 좌완, 장신, 빠른 공, 국제대회 경험이 겹치면 보드 상단으로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두 번째는 KIA의 팀 구조입니다. KIA는 2024년 우승 이후 전력 유지와 세대교체를 동시에 봐야 하는 팀입니다. 타선에는 김도영 같은 확실한 젊은 축이 있고, 야수 쪽 뎁스도 꾸준히 보강해왔습니다. 반면 투수 쪽은 늘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교 투수를 뽑는다고 곧바로 1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상위 순번에서는 3~4년 뒤 팀의 마운드 지형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 하현승이 1순위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 두산이 김지우를 선택하면 KIA는 투수 최대어급 대안에 접근한다
- 박근서는 좌완 강속구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다
- 부상 이력은 리스크지만, 최근 실전 내용이 평가를 밀어 올렸다
솔직히 팬 입장에서는 이름값만 보면 김지우 같은 야수 유망주가 더 설레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 3순위에서 KIA가 실제로 계산해야 할 건 현재의 설렘보다 포지션 가치와 성장 곡선입니다. 박근서가 1라운드 상단 후보로 급부상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도 변수는 남아 있다
드래프트 직전의 보드는 생각보다 자주 흔들립니다. 메디컬 체크, 대표팀 등판 내용, 구단 내부 회의, 앞 순번 팀의 선택 하나가 전부 변수입니다. 박근서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고 해서 KIA의 선택지가 하나로 고정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인창고 윤예성처럼 강한 구속을 가진 우완, 유신고 이승원처럼 원래부터 좌완 최대어로 불렸던 자원도 계속 비교 대상에 놓일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흐름에서 분명한 건 있습니다. KIA의 3순위 지명 후보 논의가 단순히 남는 선수를 받는 구조가 아니라, 박근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선택의 문제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하현승과 김지우 다음의 빈칸을 누가 채우느냐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KIA가 어떤 타입의 미래 에이스 후보를 믿을 것인가로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보는 KIA의 선택 기준
개인적으로는 KIA가 박근서를 뽑는다면 꽤 납득할 만한 픽이라고 봅니다. 좌완이 140km대 중후반을 던지고, 슬라이더 각과 경기 운영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큰 대회에서 자기 공을 던진 기록까지 있다면 전체 3순위에서 충분히 도전할 카드입니다. 부상 이력은 반드시 체크해야 하지만, 재활 이후 경기력이 올라왔다는 점은 오히려 선수의 회복력과 훈련 태도를 보여주는 단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KIA 팬들이 드래프트를 볼 때 재미있는 지점은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당장 내년 1군 전력만 보면 답답할 수 있지만, 드래프트는 늘 몇 년 뒤의 장면을 먼저 사는 일에 가깝습니다. 박근서가 정말 KIA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그 선택은 단순한 좌완 수집이 아니라 팀 마운드의 다음 세대를 향한 꽤 선명한 베팅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