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예프의 무패가 깨진 뒤 다시 기록을 봤더니 보인 진짜 이야기

무패라는 단어가 사라진 뒤 더 흥미로워졌다
얼마 전 치마예프의 최근 전적을 다시 보는데, 이상하게도 첫 패배 이후의 숫자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전에는 15전 전승, 피니시율, 압도적인 레슬링 같은 단어가 먼저 보였는데, 2026년 9월 말 기준 15승 1패가 된 지금은 이 선수의 강점과 약점이 훨씬 선명하게 보입니다.
치마예프는 UFC에서 등장하자마자 분위기를 바꾼 타입이었습니다. 웰터급과 미들급을 오가며 상대를 몰아붙였고, 초반 라운드에 경기를 끝내는 속도가 워낙 빨랐습니다. 제럴드 미어샤트를 17초 만에 눕힌 경기, 리징량을 들어 옮기듯 제압한 경기, 케빈 홀랜드를 1라운드에 잡아낸 경기는 아직도 치마예프 이미지의 뼈대입니다. 그냥 이기는 선수가 아니라, 상대가 자기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판을 접어버리는 선수였죠.
숫자로 보면 치마예프는 타격가보다 지배자에 가깝다
UFC Stats에 잡힌 흐름을 보면 치마예프의 경기는 결국 테이크다운과 컨트롤 타임으로 읽힙니다. 특히 드리커스 뒤 플레시를 상대한 UFC 319는 상징적이었습니다. 치마예프는 5라운드 판정승으로 미들급 타이틀을 가져왔고, 이 경기에서 12번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습니다. 컨트롤 타임은 21분 40초로 기록됐습니다. 25분짜리 타이틀전에서 20분 넘게 한 선수가 상대의 움직임을 묶었다는 건, 단순히 레슬링을 잘했다는 표현으로는 조금 부족합니다.
- 프로 전적: 15승 1패
- UFC 미들급 타이틀 획득: 2025년 8월 16일, UFC 319
- 뒤 플레시전 주요 기록: 테이크다운 12회, 컨트롤 타임 21분 40초
- 첫 프로 패배: 2026년 5월 9일, 션 스트릭랜드전 스플릿 판정패
여기서 재미있는 건 치마예프의 숫자가 화려하면서도 논쟁적이라는 점입니다. 테이크다운은 확실한 무기입니다. 그런데 MMA 채점에서는 누워 있게 만든 시간만큼이나 그 안에서 얼마나 데미지를 줬는지, 포지션을 발전시켰는지, 서브미션 위협을 만들었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치마예프의 경기를 보면 팬들 사이에서 늘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배했다”와 “효율이 떨어졌다”가 동시에 나오는 선수입니다.
뒤 플레시전은 압도, 스트릭랜드전은 질문지였다
뒤 플레시전의 치마예프는 거의 완성형처럼 보였습니다. 챔피언을 상대로 초반부터 레슬링 압박을 걸었고, 라운드가 쌓여도 게임 플랜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뒤 플레시가 후반에 한 번 공격 흐름을 만들긴 했지만, 전체 경기의 무게중심은 치마예프 쪽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날의 판정승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치마예프가 5라운드 타이틀전에서도 자기 무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증명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션 스트릭랜드전은 다른 그림이었습니다. 2026년 5월 9일 UFC 328에서 치마예프는 스플릿 판정으로 졌습니다. 점수는 48-47 두 장이 스트릭랜드, 48-47 한 장이 치마예프였습니다. 아주 큰 차이로 무너진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치마예프가 테이크다운과 압박으로 라운드를 가져간 구간도 있었지만, 스트릭랜드는 잽과 거리 관리, 라운드별 효율로 버텼고 결국 타이틀을 되찾았습니다.
솔직히 이 패배는 치마예프의 가치가 떨어진 사건이라기보다, 그의 스타일이 최고 레벨에서 어떤 검사를 받는지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초반 폭발력은 여전히 무섭습니다. 클린치와 레슬링 전환도 위협적입니다. 다만 5라운드 내내 상대가 무너지지 않을 때, 그리고 심판이 라운드 단위로 유효 타격과 공격성을 따질 때 치마예프의 압박이 늘 충분한 점수로 환산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치마예프가 특별한 이유는 아직 이야기의 중간에 있기 때문이다
치마예프를 볼 때 자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식 지배력을 떠올리는 팬들이 많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상대를 넘어뜨리고, 붙잡고, 숨 쉴 틈을 줄이는 방식은 분명 비슷한 쾌감을 줍니다. 하지만 치마예프는 조금 다릅니다. 체급 이동이 잦았고, 웰터급에서 시작한 신체 조건을 미들급 강자들에게 적용하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번즈전처럼 난타전으로 끌려간 적도 있고, 우스만전처럼 판정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커리어는 무패 신화보다 더 흥미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무패일 때는 질문이 단순했습니다. “누가 치마예프를 막을 수 있나?” 하지만 지금은 더 구체적입니다. “치마예프는 5라운드 후반에도 데미지를 동반한 그래플링을 유지할 수 있나?”, “상대가 잽과 언더훅으로 시간을 지울 때 다음 플랜이 있나?”, “챔피언 벨트를 다시 가져올 만큼 라운드 운영이 정교해졌나?” 이런 질문들이 생겼습니다.
기록이 말하는 다음 관전 포인트
치마예프의 다음 구간에서 봐야 할 건 승패 하나가 아닙니다. 첫째, 테이크다운 성공 이후의 생산성입니다. 그냥 눌러두는 시간이 아니라 파운딩, 백 컨트롤, 서브미션 위협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중요합니다. 둘째, 타격전의 체력 분배입니다. 치마예프는 초반 압박이 강한 만큼 중후반 라운드에서 호흡과 페이스가 더 크게 보입니다. 셋째, 심판에게 잘 보이는 공격입니다. 팬이 느끼는 지배와 채점표에 찍히는 라운드는 가끔 다릅니다.
저는 치마예프가 여전히 미들급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 중 하나라고 봅니다. 다만 이제는 괴물 같은 등장보다, 약점이 드러난 뒤 어떻게 수정하는지가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 기록은 차갑지만, 그 숫자들이 쌓이는 방식은 꽤 뜨겁습니다. 치마예프의 다음 경기가 궁금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선수는 이긴 경기보다, 처음으로 진 뒤의 반응에서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