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BO 라이징 스타 7인, 기록표를 뒤집어봤더니 보인 진짜 이야기

요즘 KBO 경기를 보다 보면 베테랑 이름보다 어린 선수들의 타석과 투구가 더 오래 머리에 남는다. 단순히 ‘잘한다’가 아니라 팀의 승률, 타순의 무게, 포지션 가치까지 건드리는 선수들이 확 늘었다. 9월 27일 완료 경기 기준으로 보면 KT가 81승 49패 4무, 승률 .623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KIA·두산·NC·한화 같은 팀들의 흐름도 젊은 선수 몇 명의 성장 곡선과 꽤 깊게 맞물려 있다.
반짝 활약보다 역할의 크기를 봤다
2026 KBO 라이징 스타 7인을 고를 때 단순히 홈런 순위나 평균자책점만 보지는 않았다. 만 24세 안팎의 나이, 주전급 출장, 전년 대비 성장, 그리고 팀 안에서 맡은 역할의 무게를 같이 봤다. 그래서 이미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선수도 있고, 이제 막 전국구 이름값을 얻기 시작한 선수도 섞었다. 기록은 야구나라와 TVING에 반영된 KBO 공식 기록 기반 수치를 중심으로 읽었다.
타선의 표정을 바꾼 이름들
- 김도영, KIA: 사실 김도영을 ‘라이징’이라고 부르는 건 이제 조금 민망하다. 그래도 만 22세 시즌에 123경기 타율 .310, 40홈런, 102타점, OPS 1.053, yWAR 7.84라면 이 리스트의 맨 앞에 둘 수밖에 없다. 특히 40홈런은 숫자 하나로 끝나는 기록이 아니다. 3루수 수비 부담을 안고 중심 타선에서 장타 생산까지 해낸다는 뜻이고, KIA가 4위권 싸움을 유지하는 배경에도 이 존재감이 깔려 있다.
- 안현민, KT: KT가 선두권을 달리는 팀이라 더 눈에 띈다. 안현민은 82경기 타율 .297, 13홈런, 55타점, OPS .951 흐름을 만들었다. 더 좋은 건 볼넷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어린 거포가 공만 맞히는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존을 버티며 자기 카운트를 만든다는 건 꽤 큰 신호다. KT 타선에서 이미 ‘미래 후보’가 아니라 상위 타선의 현재 카드에 가깝다.
- 문현빈, 한화: 한화가 팀 순위에서는 아쉬움이 많아도 문현빈의 2026년은 그냥 넘기기 어렵다. 123경기 타율 .304, 15홈런, 74타점, OPS .858, 147안타. 여기에 볼넷비율 10%대, 삼진비율 12%대라면 타격 내용이 꽤 안정적이다. 어린 좌타자가 안타만 치는 게 아니라 2루타와 홈런을 섞어가며 타선의 길이를 늘렸다는 점이 좋다.
센터라인에서 값어치가 커진 선수들
- 김주원, NC: 김주원은 성장이 조용히 진행되는 타입이 아니다. 유격수로 121경기 타율 .288, 18홈런, 59타점, 30도루, OPS .815, yWAR 4.59를 찍었다. 유격수가 이 정도 장타와 주루를 동시에 보여주면 계산이 달라진다. NC가 중위권에서 흔들리는 와중에도 김주원은 팀의 다음 사이클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문장이다.
- 허인서, 한화: 포수 포지션에서 119경기 타율 .291, 20홈런, 73타점, OPS .850은 확실히 귀하다. 포수는 수비 이닝과 투수 리드 부담 때문에 타격 기록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데, 허인서는 방망이만으로도 이야깃거리를 만든다. 삼진 비율이 높은 편이라는 숙제는 남아 있다. 근데 그걸 감안해도 23세 포수가 20홈런을 때린 시즌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 박준순, 두산: 박준순은 20세 시즌에 93경기 타율 .299, 16홈런, 59타점, OPS .859를 남겼다. 두산 팀 내 홈런 2위, 타점 3위라는 위치도 인상적이다. 9월 들어 타격감이 꺾인 구간은 있었지만, 그건 어린 선수에게 자연스러운 통과 의례에 가깝다. 중요한 건 작년 4홈런에서 올해 16홈런으로 올라온 장타 성장이다. 내야수가 이 속도로 힘을 붙이면 팀 뎁스의 모양이 바뀐다.
마운드의 가장 선명한 상승 곡선
- 최민석, 두산: 투수 쪽에서는 최민석을 빼기 어렵다. 2026년 25경기 14승 4패, 평균자책점 2.73, 138과 3분의 2이닝, 121탈삼진, WAR 3.7. 2025년 평균자책점 4.40에서 여기까지 내려온 건 단순한 운의 변화로 보기 어렵다. 피홈런을 7개로 묶고, 1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만든 점이 두산 선발진의 버팀목 역할을 보여준다. 곽빈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팀에서 최민석이 이렇게 올라오면, 단기전 구상도 훨씬 두꺼워진다.
2026년 KBO가 더 재미있어진 이유
이 7명을 한 줄로 세워놓고 보면 공통점이 있다. 김도영은 이미 리그 최상단의 기준을 올려놨고, 안현민과 문현빈은 타석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김주원, 허인서, 박준순은 포지션 프리미엄을 붙인 채 성장하고 있고, 최민석은 어린 선발이 얼마나 빨리 팀의 승수 구조를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솔직히 이런 시즌이 제일 재밌다. 순위표만 보면 KT 선두, 삼성 추격, LG·KIA의 상위권 싸움으로 읽히지만, 기록표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다음 5년의 리그 얼굴이 벌써 튀어나와 있다. 2026년 KBO는 스타가 교체되는 시즌이라기보다, 새 얼굴들이 기존 질서 안으로 세게 밀고 들어온 시즌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