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 배구단 초대 사령탑 관심이 커진 이유, 김세진의 숫자를 따라가봤더니
요즘 V리그 비시즌 뉴스를 훑다 보면 경기 결과보다 감독 선임 기사에 먼저 손이 갈 때가 있다. 특히 SOOP 배구단 초대 사령탑 관심은 단순한 인사 뉴스라기보다, 새 구단이 어떤 방식으로 첫 시즌을 버틸지 보여주는 출발 신호에 가깝다.
SOOP은 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단을 인수한 뒤 2026년 6월 2일 KOVO 신규 회원 가입 승인을 받았고, 6월 4일 팀명을 SOOP 수퍼스로 확정하며 김세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세웠다. 여자부 7구단 체제가 이어졌다는 점도 크지만, 더 흥미로운 건 ‘왜 김세진이었나’라는 질문이다.
감독 이름이 먼저 화제가 된 이유
김세진 감독의 이력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숫자는 2다. OK저축은행 전신 러시앤캐시의 초대 감독으로 출발해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신생팀을 맡아 짧은 시간 안에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경험은 V리그에서 흔한 카드가 아니다.
첫 시즌이었던 2013~2014시즌에도 11승 19패를 기록했다. 우승권 성적은 아니었지만, 막내 구단이 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 다음 시즌부터 팀의 공격 구조와 외국인 선수 활용, 젊은 세터의 성장 흐름이 맞물리며 판이 바뀌었다. 그래서 SOOP 배구단 초대 사령탑 관심은 이름값보다 ‘재창단 팀을 설계해본 사람’이라는 경험치에 꽂힌다.
SOOP은 새 팀이지만 빈 종이는 아니다
재밌는 건 SOOP 수퍼스가 완전한 신생팀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기존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의 흔적이 있고,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있다. 김세진 감독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선수단을 쌓아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남아 있는 조각과 새 조각을 빠르게 맞춰야 한다.
전신 페퍼저축은행은 2021년 창단 뒤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2025~2026시즌에는 16승 20패, 승점 47로 6위에 올랐다. 창단 이후 최다승과 최다 승점이었다. 숫자만 보면 반등의 발판이 있었다. 그런데 시즌 뒤 매각과 재창단, 선수 이동이 겹치면서 그 발판을 그대로 가져가기는 어려워졌다.
- 팀명은 SOOP 수퍼스로 바뀌었고, 2026~2027시즌부터 새 이름으로 V리그에 들어간다.
- 페퍼 시절 마지막 시즌 성적은 16승 20패, 승점 47, 여자부 6위였다.
- 박정아와 이한비 등 주축 자원이 떠난 반면 전새얀, 고의정 등이 합류해 국내 공격진의 역할 배분이 달라졌다.
- 외국인 아포짓 오드리아나 피츠모리스는 198cm,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이즈 쉬에는 192cm로 높이 자체는 분명한 무기다.
첫 시즌 관전 포인트는 승수보다 구조다
팬들은 당연히 몇 승을 할지 궁금해한다. 솔직히 나도 그렇다. 하지만 첫 시즌 SOOP을 볼 때는 승수만으로 평가하면 중요한 장면을 놓칠 수 있다. 김세진 감독이 강조한 방향은 결국 ‘짜임새 있는 배구’다. 이 표현은 멋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세터와 공격수의 간격, 리시브가 흔들린 뒤의 2단 연결, 긴 랠리에서의 블로킹 위치 같은 아주 작은 숫자로 드러난다.
여자부에서 새 팀이 단기간에 치고 올라가려면 서브 리시브 안정감과 외국인 선수 의존도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피츠모리스가 해결사 역할을 맡더라도,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한두 로테이션만 버텨주는 팀과 전 경기 내내 흔들리는 팀은 승점 기대치가 완전히 다르다. 쉬에의 높이도 마찬가지다. 블로킹 득점만 볼 게 아니라 상대 공격 코스를 얼마나 줄이는지까지 봐야 한다.
숫자로 보고 싶은 세 장면
첫째는 세트 후반 20점 이후 득실이다. 재창단 팀은 분위기를 타면 무섭지만, 반대로 접전에서 약해지기 쉽다. 둘째는 범실 관리다. 조직력이 덜 맞는 팀일수록 서브 범실과 연결 범실이 겹치며 세트를 내준다. 셋째는 미들 활용률이다. 쉬에와 국내 미들진이 실제로 공격 루트에 살아 있으면, 피츠모리스에게 몰리는 부담이 줄어든다.
플랫폼 기업의 구단 운영이라는 변수
SOOP의 등장은 경기장 안쪽 이야기만은 아니다. SOOP은 배구단 운영비를 연간 50억~6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스폰서십과 티켓 판매, 콘텐츠 확장으로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프로구단은 승점표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팬과의 접점, 중계 콘텐츠, 지역 밀착이 같이 움직여야 팀이 오래 간다.
이 대목에서 SOOP은 기존 구단과 다른 실험을 할 여지가 있다. 플랫폼을 가진 회사가 선수 이야기와 경기 데이터를 어떻게 콘텐츠로 묶어낼지, 전남광주 연고 팬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지에 따라 팀의 체감 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 성적이 늦게 올라와도 팬이 팀의 성장 과정을 계속 따라갈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SOOP 배구단 초대 사령탑 관심을 단순한 감독 선임 이슈로만 보지 않는다. 김세진 감독의 과거 우승 기록은 기대를 키우지만, 이번 과제는 그때와 다르다. 기존 선수들의 상처, 새 얼굴들의 절박함, 장신 외국인 라인의 높이, 플랫폼 기업의 운영 방식이 한 코트에 동시에 올라온다. 첫 시즌의 SOOP은 순위표보다 세트 안에서 어떻게 흔들리고 다시 붙는지를 보는 쪽이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