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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이정용 트레이드를 부인한 뒤, 숫자로 다시 본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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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G 경기를 보다 보면, 한 선수 이름이 성적표보다 먼저 분위기로 소비되는 장면이 꽤 많아졌습니다. 이정용도 딱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성적이 흔들리면 트레이드 이야기까지 붙고, 보직이 바뀌면 구단 구상까지 상상으로 커집니다. 그런데 실제로 중요한 건 소문 자체보다 LG가 왜 그렇게 단호하게 선을 그었는지입니다.

소문은 빨랐고, 구단 반응은 더 빨랐다

2026년 5월 중순 이후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정용 트레이드설이 돌았습니다. 내용은 LG가 전력 보강을 위해 이정용을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타뉴스 보도에서 LG 관계자는 5월 22일 잠실에서 이정용 트레이드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거나 카드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이 흥미로운 건 단순 부인이 아니라 선수 평가까지 함께 나왔다는 점입니다. 구단은 이정용을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핵심 자원, 앞으로도 함께 갈 선수로 봤습니다. 루머를 막기 위한 의례적 표현이라기보다, 당시 LG 마운드 사정을 감안하면 꽤 현실적인 판단이었습니다.

왜 하필 이정용 이름이 나왔을까

트레이드 루머는 보통 두 조건이 겹칠 때 잘 붙습니다. 첫째, 타 팀이 탐낼 만한 쓰임새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 현재 팀 안에서 역할이 완전히 고정돼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이정용은 이 두 조건에 묘하게 걸쳐 있었습니다.

KBO 기록실 기준 이정용은 1996년생 우투우타 투수이고, 성남고와 동아대를 거쳐 2019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했습니다. 2021년에는 66경기에 등판했고, 2022년에는 22홀드를 기록했습니다. 즉 그냥 ‘가능성 있는 투수’가 아니라 이미 1군 불펜에서 많은 상황을 겪은 투수입니다.

  • 2019년 LG 1차 지명 입단
  • 2021년 66경기 등판
  • 2022년 22홀드
  • 상무 복무 이후 LG 복귀
  • 2026년 선발과 불펜을 오간 전천후 카드

이 정도 프로필이면 시장에서 이름이 나오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근데 그게 곧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야구판 루머의 함정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탐낼 만한 선수’와 ‘내놓을 선수’는 완전히 다른 범주입니다.

5월의 이정용은 숫자보다 쓰임새가 컸다

루머가 불거졌던 시점의 이정용 성적은 화려하진 않았습니다. 5월 22일 키움전 전후 보도 기준으로 그는 시즌 1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키움전에서는 선발로 4와 3분의 2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만 보면 맥락을 놓치기 쉽습니다. 당시 LG 선발진은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이정용은 원래 선발 풀타임 준비를 한 투수라기보다 상황에 따라 급히 역할을 넓힌 쪽에 가까웠습니다. 스포츠한국도 5월 초 LG 선발진을 다루며 손주영 부상, 치리노스 이탈, 기존 선발진 기복 속에서 이정용이 대체 선발로 활용되는 흐름을 짚었습니다.

선발 준비를 길게 하고 들어간 투수와, 불펜 자원이 갑자기 로테이션 틈을 메우는 경우는 평가 기준이 달라야 합니다. 5이닝 2실점 언저리만 만들어줘도 팀 입장에선 꽤 큰 가치가 됩니다. 그래서 LG가 굳이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건 감정적 선택이 아니라 로스터 운영의 선택에 가까웠습니다.

이후 성적 하락이 부인의 의미를 바꾸진 않는다

물론 시즌은 늘 계획대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KBO 기록실에 표시된 2026년 성적 흐름을 보면 이정용은 26경기, 53과 3분의 2이닝, 1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38까지 흔들린 구간이 있었습니다. 피안타 84개라는 숫자도 가볍게 넘기긴 어렵습니다.

이 대목에서 팬들의 시선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때 팔았어야 했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고, “그래도 이런 유형은 쉽게 못 구한다”는 반응도 가능합니다. 솔직히 둘 다 야구팬다운 반응입니다. 성적표만 보면 아쉬움이 크고, 선수 유형을 보면 버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구단이 5월에 트레이드를 부인했던 이유를 돌아보면, 그 판단의 기준은 단기 평균자책점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이정용은 이미 불펜 필승조 경험이 있고, 선발 대체 카드로도 쓸 수 있으며, 30세 시즌이라 완전히 베테랑도 완전히 유망주도 아닌 애매하지만 귀한 구간에 있었습니다. 이런 선수는 시장에서 새로 사오기도, 내부에서 바로 키우기도 어렵습니다.

LG 팬이 봐야 할 건 루머보다 보직의 다음 장면

이정용 트레이드 부인은 단순히 “안 판다”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LG가 자신들의 마운드 구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보여준 신호였습니다. 특히 우승권 팀은 투수 한 명을 볼 때 현재 성적, 가을야구 활용도, 부상 대체력, 다음 시즌 구상까지 같이 봅니다. 그래서 팬 입장에서도 이 이슈는 루머의 진위를 넘어서 로스터 설계의 문제로 보는 게 더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정용의 가치는 선발 고정 여부보다 ‘언제든 마운드의 빈칸을 메울 수 있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7회 한 타자 승부, 롱릴리프, 대체 선발, 짧은 텀의 임시 보직까지 가능한 투수는 팀 운영에서 생각보다 큰 보험입니다. 물론 보험도 계속 실점하면 신뢰를 잃습니다. 결국 이정용에게 남은 숙제는 구위 회복보다 먼저 주자 관리와 두 번째 타순 이후의 버티기입니다.

트레이드설은 지나가도 기록은 남습니다. 그리고 기록은 가끔 냉정하지만, 그 냉정함 속에서도 선수의 쓰임새를 지우진 않습니다. LG가 이정용을 지킨 선택이 좋은 판단으로 기억되려면, 이제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다음 등판에서 쌓이는 아웃카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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