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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3일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잠실 11회의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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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3일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잠실 11회의 진짜 이야기

야구를 오래 보다 보면, 승패가 없는 경기일수록 오히려 더 오래 남을 때가 있다. 2026년 6월 3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딱 그랬다. 기록표에는 3-3 무승부라고 남았지만, 체감은 거의 한 경기 안에 두 번의 승부가 들어간 밤이었다.

이날 경기는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이었다. 한화는 27승 1무 26패, 두산은 26승 2무 28패가 됐다. 순위표로 보면 한화는 5위, 두산은 6위를 지켰고 두 팀 간 격차는 1.5경기였다. 숫자만 보면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 경기는 중위권 싸움의 공기까지 바꿀 만한 장면을 꽤 많이 남겼다.

1-1로 잠긴 경기, 선발의 색깔은 분명했다

초반 흐름은 한화가 먼저 가져갔다. 3회초 심우준이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했고, 김태연의 안타로 무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페라자가 병살타로 물러나긴 했지만 3루 주자 심우준이 홈을 밟으면서 한화가 1-0으로 앞섰다. 대량 득점은 아니어도, 투수전 분위기에서는 꽤 묵직한 선취점이었다.

두산도 그냥 끌려가지는 않았다. 5회말 조수행이 중전 안타로 나간 뒤 박찬호의 외야 뜬공 때 2루까지 움직였고, 손아섭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1-1을 만들었다. 여기서 손아섭의 타격은 단순한 안타 하나 이상이었다. 왕옌청의 공을 상대로 두산 타선이 긴장감을 풀어낸 첫 장면에 가까웠다.

선발 기록도 눈에 들어온다. 한화 왕옌청은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버텼다. 두산 박신지는 3이닝 4피안타 1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이었다. 왕옌청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경기의 골격을 잡았고, 박신지는 대체 선발 성격의 등판에서 최소 실점으로 버티며 불펜 운영의 문을 열어줬다.

불펜전으로 들어가자 경기의 결이 바뀌었다

6회부터는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 한화는 박상원, 조동욱, 이상규, 이민우, 정우주가 이어 던지며 정규이닝을 버텼다. 두산은 최준호, 이병헌, 박치국, 이용찬, 이영하가 실점 없이 버텼다. 1-1이라는 숫자가 길게 유지된 이유는 타선이 침묵해서만은 아니었다. 양 팀 벤치가 한 박자씩 빠르게 움직였고, 투수들도 큰 실수를 거의 하지 않았다.

특히 두산은 7회말 선두타자 윤준호의 안타 이후 대주자 정수빈과 조수행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한화는 이상규를 투입했고, 박찬호와 손아섭을 땅볼로 잡아냈다. 득점권에서 한 방이 나오지 않으면 이런 경기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관중 입장에서는 답답하지만, 기록을 보는 팬에게는 벤치 싸움이 선명해지는 구간이었다.

  • 한화는 10회초 심우준의 안타와 도루, 페라자의 자동 고의4구로 기회를 잡았다.
  • 두산은 9회말 강승호의 볼넷과 도루로 끝내기 분위기를 만들었다.
  • 두 팀 모두 결정적인 한 타석에서 땅볼과 뜬공이 나오며 균형을 깨지 못했다.

11회초, 한화가 거의 잡은 듯했다

연장 11회초 한화의 공격은 꽤 교과서적이었다. 강백호가 유격수 깊은 쪽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노시환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갔다. 대타 황영묵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두산은 이도윤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며 만루를 택했다. 수비 입장에서는 병살과 홈 승부를 모두 열어두는 선택이었다.

최인호가 1루 땅볼로 물러난 뒤 나온 장면이 이날 한화 팬들이 가장 크게 반응했을 순간이다. 이진영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스코어는 3-1. 1-1로 묶였던 경기가 11회초에 두 점 차로 벌어졌다. 사실 이때만 해도 승부의 무게추는 한화 쪽으로 꽤 넘어간 듯했다.

다만 야구에서 두 점 차는 묘하다. 특히 말 공격을 남긴 원정팀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한화는 박준영에게 공을 맡겼고, 박준영은 데뷔 첫 세이브 기회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기록표에는 찬스와 위기가 동시에 적히는 순간이었다.

양의지와 박찬호, 두산이 끝까지 버틴 이유

11회말 첫 타자 양의지가 좌월 솔로홈런을 쳤다. 3-2. 이 장면 하나로 잠실의 공기가 바뀌었다. 홈런은 점수 하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방금 전까지 2점 차였던 경기가 갑자기 한 번의 장타, 혹은 한 번의 수비 실수로 다시 원점이 되는 게임으로 바뀐다.

이어 강승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정수빈이 좌중간 2루타를 만들었다. 조수행의 1루 땅볼로 주자는 3루까지 갔다. 2사 3루. 여기서 박찬호가 우익선상 안쪽으로 떨어지는 적시 3루타를 때렸다. 3-3. 한화 입장에서는 한 아웃이 너무 멀었고, 두산 입장에서는 경기 전체를 포기하지 않은 대가를 받은 장면이었다.

개인 기록도 이야기할 부분이 많다. 두산은 손아섭이 2안타 1타점, 양의지가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박지훈도 2안타를 기록했다. 한화는 심우준이 멀티히트로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했고, 이진영은 대타로 나와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그런데 승패가 갈리지 않으면서 좋은 기록과 아쉬운 기록이 같은 종이에 함께 남았다.

무승부였지만, 그냥 비긴 경기는 아니었다

이 경기는 3-3이라는 점수보다 과정이 더 진했다. 한화는 왕옌청의 안정감, 심우준의 출루, 이진영의 결정력을 확인했다. 동시에 11회말 리드를 지키지 못한 장면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곱씹을 수밖에 없는 숙제가 됐다. 특히 2점 차 리드를 안고 올라간 박준영이 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대목은 꽤 쓰렸다.

두산은 패배 직전에서 살아났다. 최지강이 11회초 흔들리며 2실점했지만, 타선이 바로 응답하면서 패전이 사라졌다. 이건 순위표에서 1무를 추가한 정도의 의미만은 아니다. 중위권 싸움에서는 이런 경기가 팀 분위기를 붙잡아주는 날이 있다.

솔직히 팬 입장에서는 이긴 팀도 진 팀도 없는 밤이 제일 애매하다. 그런데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이런 무승부가 시즌의 질감을 만든다. 2026년 6월 3일 한화와 두산의 잠실 경기는 승패보다 더 선명한 장면을 남겼다. 한화는 한 아웃의 무게를, 두산은 끝까지 남아 있는 공격권의 가치를 몸으로 확인한 경기였다.

2026년 6월 3일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잠실 11회의 진짜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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