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롯데 한화전 기록 따라가봤더니, 20안타가 말한 건 단순한 대승이 아니었다

얼마 전 롯데 경기를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팀은 질 때는 답답하게 가라앉다가도, 한 번 타선이 터지면 경기 흐름 자체를 꽤 거칠게 바꿔버린다. 2026년 7월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딱 그랬다. 스코어는 롯데의 9-3 승리. 그런데 숫자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 경기는 그냥 6점 차 승리가 아니라 롯데 타선의 현재 상태를 꽤 선명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공식 일정상 이 경기는 7월 28일 화요일 오후 6시 30분 대전에서 열린 경기였고, 경기 후 보도 기준 롯데는 시즌 최다 20안타를 몰아치며 한화를 눌렀다. 선발 전원 안타, 황성빈과 윤동희의 4안타, 그리고 하위 타순까지 이어진 연결. 야구에서 20안타는 단순히 많이 친 경기라는 뜻을 넘는다. 타순 전체가 상대 투수진의 리듬을 끊어냈고, 한 번 만든 흐름을 경기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쪽에 가깝다.
2회 4득점, 경기의 무게가 일찍 기울었다
이날 가장 중요한 장면은 2회초였다. 롯데는 나승엽의 2루타로 출루 물꼬를 텄고, 노진혁의 2루타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동희의 안타, 전민재의 볼넷으로 찬스가 커졌고, 손성빈과 황성빈의 연속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순식간에 4-0이 됐다.
사실 초반 4득점은 선발 투수에게도, 상대 타선에게도 완전히 다른 경기 환경을 만든다. 한화 입장에서는 3회와 4회에 추격 기회가 있었다. 3회말 채은성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았고, 4회말에는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3-4까지 따라붙었다. 그런데 그 다음이 갈렸다. 한화는 계속해서 주자를 쌓았지만 한 방을 더 만들지 못했고, 롯데는 불펜 교체 뒤 추가 실점을 막았다. 1점 차까지 좁혀진 경기가 다시 롯데 쪽으로 넘어간 이유다.
20안타의 의미, 몰아치기보다 무서운 건 끊기지 않는 타선
롯데는 이날 시즌 최다인 20안타를 기록했다.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선발 전원 안타다. 특정 중심타자 한두 명이 경기를 끌고 간 날이 아니라, 1번부터 9번까지 어디서든 출루와 진루가 나왔다. 이런 경기는 상대 배터리에게 피로가 크게 쌓인다. 쉬어갈 타순이 없으면 볼 배합도 단순해지고, 수비 집중력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 롯데 9-3 한화
- 롯데 시즌 최다 20안타
- 롯데 선발 전원 안타
- 황성빈 4안타, 윤동희 4안타
- 롯데 2연승, 시즌 전적 42승 51패 2무
- 한화 시즌 전적 44승 46패 3무
특히 황성빈의 4안타는 경기 흐름상 가치가 컸다. 2회 적시타로 초반 빅이닝에 관여했고, 6회에는 3루타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7회에도 만루 기회를 이어가는 내야안타가 있었다. 그냥 안타 4개가 아니라, 득점권과 추가점 국면에 계속 얼굴을 비췄다는 점이 중요하다. 윤동희 역시 4안타로 하위 타순의 무게를 확실히 키웠다. 하위 타순에서 이렇게 출루가 나오면 상위 타순은 한 타석마다 득점권을 다시 맞이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화는 추격했지만, 찬스의 질을 점수로 바꾸지 못했다
한화도 완전히 밀리기만 한 경기는 아니었다. 3회말 2사 이후 페라자의 볼넷, 문현빈의 내야안타, 노시환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를 만들었고, 84일 만에 1군에 복귀한 채은성이 적시타를 때려 2점을 냈다. 4회말에도 무사 만루가 있었다. 이 정도면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된 셈이다.
그런데 야구는 찬스의 개수보다 찬스 이후의 타구 질이 더 차갑게 남는다. 4회말 무사 만루에서 한화는 삼진, 뜬공,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만 얻었다. 3-4까지 따라붙은 건 의미 있었지만, 동점이나 역전까지 가지 못했다. 그 사이 롯데는 6회초 손성빈의 2루타와 황성빈의 3루타로 다시 2점을 보탰다. 1점 차 접전이 6-3으로 벌어지는 순간, 경기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박세웅 조기 강판 뒤 불펜이 만든 숨 쉴 틈
롯데 선발 박세웅은 2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일찍 내려갔다. 선발 카드만 놓고 보면 완벽한 승리 공식은 아니었다. 오히려 초반 대량 득점 뒤에도 3회와 4회에 한화가 계속 압박했기 때문에, 이 경기는 한 번 흔들리면 꽤 복잡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현도훈의 2와 3분의 1이닝 무실점이 꽤 크게 보인다. 4회말 1점 차, 그것도 채은성 앞에서 추가 실점을 끊은 장면은 타선의 폭발만큼이나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줬다. 롯데가 6회부터 다시 점수를 벌릴 수 있었던 것도 마운드가 최소한의 시간을 벌어줬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타선이 20안타를 치면 마운드 이야기가 묻히기 쉽지만, 이날은 불펜이 흔들린 경기의 온도를 낮춰준 쪽에 가까웠다.
롯데에게 이 승리가 남긴 감각
롯데는 직전 26일 사직 KT전에서도 15안타 15득점으로 크게 터진 뒤, 이 경기에서 다시 20안타를 쳤다. 두 경기 연속으로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났다는 건 단순한 하루 컨디션 이상으로 읽힌다. 물론 긴 시즌에서 타격감은 언제든 식는다. 그래도 하위 타순까지 안타가 퍼지고, 황성빈처럼 흐름을 여는 타자가 계속 출루하며, 윤동희가 밑에서 다시 연결하는 구조는 꽤 건강하다.
한화 입장에서는 채은성 복귀전에서 바로 적시타가 나온 건 반가운 장면이었다. 다만 무사 만루와 1사 1·2루 같은 장면을 더 크게 키우지 못한 건 아쉽다. 특히 롯데처럼 타선이 뜨거운 팀을 상대할 때는 1점 추격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2026년 7월 28일의 롯데-한화전은 스코어보다 리듬이 더 크게 남는 경기였다. 롯데는 20안타로 분위기를 밀어붙였고, 한화는 찬스를 만들고도 그 흐름을 빼앗아오지 못했다. 이런 경기는 나중에 순위표를 볼 때도 꽤 오래 기억에 남는다.
기록 확인: 머니투데이 OSEN 경기 리뷰, KBO Total Base 7월 28일 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