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빠진 MLS 올스타, 대체 4명 명단을 뜯어봤더니 보이는 리그의 현재

며칠 전 MLS 올스타 명단 업데이트를 보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역시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빠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올스타전에서 메시가 빠지면 기사 제목은 거의 자동으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숫자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번 변화는 단순히 ‘슈퍼스타 한 명의 공백’이 아니라 MLS가 어떤 선수층으로 리그의 얼굴을 다시 채우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MLS는 2026년 7월 25일, 올스타전 로스터에 야닉 브라이트, 안드레스 쿠바스, 길례르미, 필립 진커나겔을 추가했습니다. 기존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메시, 로드리고 데 파울, 음베케젤리 음보카지, 위고 카위퍼스입니다. 2026 MLS 올스타전은 7월 29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리가 MX 올스타와 맞붙는 일정이었죠.
메시 공백보다 흥미로운 건 ‘왜 빠졌나’입니다
메시와 데 파울의 불참은 부상 한 줄로 설명되는 사안이 아닙니다. MLS와 선수협은 월드컵 이후 선수별 회복 계획을 클럽과 논의할 수 있도록 합의했고, 그 흐름 안에서 두 아르헨티나 선수가 올스타전 참가를 면제받았습니다. 월드컵을 치른 선수에게 휴식과 복귀 타이밍을 따로 잡아주는 방식입니다.
솔직히 팬 입장에서는 아쉽습니다. 올스타전은 경기력만큼이나 ‘보는 맛’이 중요한 이벤트니까요. 메시가 빠지는 순간 티켓 가치, 중계 화제성, SNS 반응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근데 리그 운영 관점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38세 메시에게 월드컵 이후 바로 이벤트 매치를 요구하는 건, 시즌 전체와 선수 관리 측면에서 꽤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대체 4명 명단, 이름값보다 역할이 먼저 보입니다
이번에 들어온 네 명은 포지션과 성격이 꽤 다릅니다. 브라이트와 쿠바스는 중원 자원이고, 길례르미와 진커나겔은 공격 쪽 색채가 강합니다. 메시의 상징성을 한 명이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MLS는 네 자리를 통해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중원의 활동량, 압박, 전환 속도, 그리고 공격진의 마무리 옵션을 나눠 보강한 셈입니다.
- 야닉 브라이트: 인터 마이애미 미드필더, 2026시즌 13경기 출전 12선발, 1,052분, 2도움
- 안드레스 쿠바스: 밴쿠버 화이트캡스 미드필더, 12경기 중 11선발, 949분, 3도움
- 길례르미: 휴스턴 다이너모 공격수, 전방에서 속도와 침투를 더하는 카드
- 필립 진커나겔: 시카고 파이어 공격수, 2025년에 이어 다시 올스타급 평가를 받은 자원
특히 브라이트의 숫자는 조용히 눈에 들어옵니다. 그는 메시처럼 경기장을 뒤집는 스타는 아닙니다. 하지만 브라이트가 선발로 나온 12경기에서 인터 마이애미가 9승 2패 1무, 골득실 +10을 기록했다는 점은 꽤 의미 있습니다. 화려한 장면은 메시가 만들지만, 팀이 매주 굴러가게 하는 엔진은 이런 선수에게서 나올 때가 많습니다.
브라이트와 쿠바스, 올스타전의 ‘보이지 않는 무게’
브라이트는 2024 MLS 슈퍼드래프트 전체 15순위로 인터 마이애미에 들어온 선수입니다. 이력만 보면 월드 스타 군단의 주변 인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4 서포터스 실드, 2025 MLS컵을 거친 팀에서 꾸준히 시간을 얻었다는 건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스타가 많은 팀일수록 중원에서 실수 없이 연결하고, 수비 전환 때 자리를 지키는 선수의 가치는 더 커집니다.
쿠바스는 또 다른 타입입니다. 밴쿠버가 서부 컨퍼런스 상위권을 달리는 상황에서, 그는 중원 안정감의 한 축으로 쓰였습니다. 949분 동안 3도움이라는 기록도 좋지만, 쿠바스의 가치는 패스 숫자보다 공을 잃은 뒤의 반응, 상대 2선 압박, 센터백 앞 공간 관리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올스타전처럼 공격적인 리듬이 빨라지는 경기에서는 이런 미드필더가 팀의 속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길례르미와 진커나겔은 공격진의 색을 바꿉니다
길례르미와 진커나겔의 합류는 조금 더 직접적입니다. 공격진에 움직임과 마무리 루트를 추가하는 선택입니다. 올스타전은 전술적 완성도가 리그 경기만큼 촘촘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순간적인 침투, 1대1 선택, 박스 안 위치 선정이 더 크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길례르미 같은 전방 자원에게는 짧은 시간에도 인상을 남길 여지가 있습니다.
진커나겔은 MLS 팬들에게 이미 낯선 이름이 아닙니다. 덴마크 출신 공격수로, 시카고 파이어에서 창의적인 움직임과 공격 연결 능력을 보여준 선수입니다. 올스타전 명단은 단순히 득점 순위표만 보고 뽑히지 않습니다. 리그가 보여주고 싶은 경기 스타일, 다양한 시장의 대표성, 최근 흐름까지 함께 반영됩니다. 그런 점에서 진커나겔의 재진입은 꽤 자연스럽습니다.
메시가 없을 때 MLS가 보여줘야 하는 것
메시가 빠진 MLS 올스타전은 분명 화제성에서 손해를 봅니다. 이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리그가 계속 커지려면 메시가 있는 날뿐 아니라 없는 날에도 볼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손흥민, 토마스 뮐러 같은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명단에 남아 있고, 브라이트나 쿠바스처럼 시즌 안에서 팀을 지탱한 선수들이 올라오는 구조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저는 이번 대체 4명 발표가 오히려 MLS의 현재를 잘 보여준다고 봅니다. 예전 MLS 올스타전은 ‘누가 유명한가’에 시선이 많이 쏠렸습니다. 이제는 ‘누가 리그 안에서 실제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가’도 같이 봐야 재미가 생깁니다. 메시의 빈자리는 큽니다. 그래도 그 빈자리를 통해 브라이트의 선발 경기 승률, 쿠바스의 밴쿠버 기여도, 진커나겔의 공격 영향력 같은 숫자가 다시 보인다면, 이 올스타전은 단순한 이벤트보다 조금 더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