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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임시감독 심사 기준 미공개, 기록으로 따라가보니 더 찜찜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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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임시감독 심사 기준 미공개, 기록으로 따라가보니 더 찜찜했던 이유

경기보다 먼저 보이는 숫자가 있다

얼마 전 대표팀 경기 기록을 다시 보다가 이상하게 경기 내용보다 감독 선임 흐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슈팅 수, 점유율, 패스 성공률 같은 숫자는 경기장 안에서 벌어진 일을 말해준다. 그런데 감독 선임 과정의 숫자, 그러니까 회의 횟수와 발표 시점, 임시 체제 기간, 후보군 변화는 경기장 밖에서 대표팀이 얼마나 준비돼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축구협회 임시감독 심사 기준 미공개 문제는 단순한 행정 논란으로만 보기 어렵다. 팬 입장에서는 “누가 됐느냐”만큼이나 “왜 그 사람이었느냐”가 중요하다. 대표팀은 K리그 한 팀이 아니라 국가대표팀이고, 임시감독이라 해도 월드컵 예선 승점과 조 편성 흐름을 건드릴 수 있는 자리다.

2024년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대표팀은 3월 A매치에서 황선홍 임시감독 체제를 썼고, 6월 A매치에서는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로 갔다. 김도훈 체제는 싱가포르전 7-0, 중국전 1-0으로 2연승을 거뒀다. 결과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근데 팬들이 답답해한 지점은 승패표가 아니라, 그 임시 선택이 어떤 기준표 위에서 나왔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임시감독도 ‘임시’라는 말로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축구에서 임시감독은 이름만 임시일 때가 많다. 짧게는 2경기, 길게는 몇 달이지만 그 기간에 대표팀의 선수 선발, 포지션 실험, 세트피스 약속, 라커룸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월드컵 예선 일정 중간이면 더 그렇다. 한 경기 승점 3점은 조 1위와 2위, 톱시드 여부, 원정 부담까지 연결된다.

그래서 임시감독을 고를 때도 최소한의 기준은 공개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이런 항목이다.

  • 단기 소집에서 전술을 빠르게 입힐 수 있는가
  • 해외파와 국내파를 동시에 관리한 경험이 있는가
  • 상대 분석과 경기 중 수정 능력이 검증됐는가
  • 기존 대표팀 문제였던 기강과 소통을 회복할 수 있는가
  • 정식 감독 선임 과정과 충돌하지 않는 역할 범위를 이해하는가

이런 항목은 대단한 기밀도 아니다. 후보자 이름을 모두 공개하라는 뜻이 아니다. 팬들이 알고 싶은 건 점수표의 세부 메모가 아니라, 협회가 어떤 축구를 기준으로 사람을 골랐는지다. 사실 그 정도 기준이 공개되지 않으면, 결과가 좋아도 운이 좋았던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기록은 좋았는데, 과정의 공백이 남았다

김도훈 임시감독의 6월 2연전은 기록상 깔끔했다. 싱가포르 원정 7골, 중국전 무실점 승리. 공격력과 결과 관리만 보면 임시 체제의 임무 수행이라는 표현이 가능하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같은 주축이 공격 흐름을 만들었고, 중국전에서는 답답한 시간도 있었지만 1-0을 지켜냈다.

그런데 스포츠 기록을 오래 보다 보면, 숫자가 항상 제도적 만족감을 주지는 않는다. 2승은 2승이다. 하지만 그 2승이 다음 정식 감독 선임의 기준으로 이어졌는지, 아니면 단기 처방으로만 소비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표팀 운영에서 가장 피곤한 장면은 승리 뒤에도 같은 질문이 남는 경우다. “그래서 협회는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였나?”라는 질문 말이다.

2024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은 회의, 후보 압축, 협상, 임시 체제, 재논의가 반복됐다. 협회가 일부 과정을 뒤늦게 공개하기도 했지만, 팬들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왜냐하면 공개의 타이밍이 너무 늦으면 설명이 아니라 방어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경기 후 xG를 뒤늦게 들고 와도, 이미 팬들은 90분 동안 본 장면을 기억한다.

비공개가 필요한 영역과 공개해야 할 영역은 다르다

물론 모든 걸 공개할 수는 없다. 후보자와의 접촉 여부, 연봉 조건, 소속팀과의 계약 문제는 민감하다. 특히 현직 감독이 후보군에 포함되면 실명 공개는 리그 운영에도 영향을 준다. 이 부분까지 무작정 열어달라는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심사 기준은 다르다. “단기 성과를 우선했는지”, “대표팀 경험을 얼마나 봤는지”, “국내 지도자와 외국인 지도자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했는지”, “전술 모델을 먼저 정하고 감독을 찾았는지” 같은 큰 틀은 충분히 말할 수 있다. 이건 개인정보도 아니고 협상 카드도 아니다. 오히려 협회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장치다.

선수 선발 때도 마찬가지다. 명단 발표 후 감독이 “최근 경기력”, “전술 적합성”, “컨디션”을 이야기하면 팬들이 100% 동의하지 않아도 토론은 가능해진다. 그런데 기준이 흐리면 토론이 아니라 의심만 커진다. 축구협회 임시감독 심사 기준 미공개 논란도 결국 이 지점에서 커졌다. 반박할 근거가 없으니 팬들은 결과보다 배경을 추적하게 된다.

팬들이 원하는 건 완벽한 답안지가 아니다

솔직히 팬들도 협회가 매번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건 안다. 축구 감독 선임은 FM 게임처럼 능력치 높은 사람을 클릭해서 데려오는 일이 아니다. 예산, 일정, 계약, 언어, 선수단 분위기, 상대국 일정까지 다 얽힌다. 그래서 실패 가능성은 늘 있다.

문제는 실패했을 때 복기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느냐다. 기준이 공개돼 있으면 “대표팀 경험을 높게 봤는데 실제로는 전술 준비가 부족했다”처럼 다음 선택을 고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이 없거나 보이지 않으면, 매번 사람 이름만 바뀌고 논란의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이건 기록을 좋아하는 팬에게 꽤 큰 피로감이다.

대표팀 경기를 보는 재미는 골 장면에만 있지 않다. 어떤 감독이 어떤 기준으로 팀을 맡았고, 그 선택이 경기 기록으로 어떻게 나타났는지 이어서 보는 맛이 있다. 협회가 그 연결고리를 조금 더 투명하게 보여준다면, 팬들의 시선도 단순한 분노에서 훨씬 생산적인 비판으로 옮겨갈 수 있다. 임시감독이라는 짧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무게를 협회가 더 진지하게 다뤘으면 한다.

축구협회 임시감독 심사 기준 미공개, 기록으로 따라가보니 더 찜찜했던 이유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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