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의 LG 1위 예측을 다시 꺼내봤더니, 4위 추락 걱정이 숫자로 보였다

얼마 전 KBO 순위표를 보다가 LG 칸에서 손이 멈췄다. 시즌 초반만 해도 “역시 LG는 위에서 논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2026년 8월 9일 기준으로는 100경기 55승 44패 1무, 승률 .556의 3위다. 순위만 보면 아직 상위권이다. 그런데 4위 두산과는 2경기, 5위 KIA와는 2.5경기 차다. 이 정도면 ‘3위 팀’이라기보다 ‘쫓기는 팀’에 더 가깝다.
장성호의 시즌 전 시선은 왜 설득력 있었나
장성호 해설위원은 2026 KBO리그 개막 전 가을야구권 예측에서 LG를 1위로 뒀다. 당시 예상 순위는 LG, 삼성, KT, 한화, 두산 순이었다. 출처로 남아 있는 스탯티즈 콘텐츠를 보면, LG를 단순 인기팀으로 본 게 아니라 전력의 균형감에 높은 점수를 준 흐름이었다.
사실 그 예측은 초반까지 꽤 자연스러웠다. 6월 9일 중간순위에서 LG는 37승 23패, 승률 .617로 1위였다. 2위 KT와 1.5경기 차, 3위 삼성과 3경기 차였다. 선발, 불펜, 야수진의 계산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질 때 LG가 얼마나 안정적인 팀인지 보여준 구간이었다.
문제는 순위보다 기울기다
그런데 야구 순위표는 위치보다 기울기가 더 무서울 때가 있다. 현재 KBO 공식 팀 순위 기준 LG는 최근 10경기 3승 1무 6패, 2연패 흐름이다. 반면 4위 두산은 5승 2무 3패에 3연승이다. 승차 2경기는 종이 위 숫자로는 여유처럼 보이지만, 흐름이 반대로 움직이면 한 주 안에도 뒤집힐 수 있는 간격이다.
특히 LG는 전반기 끝자락부터 흔들림이 눈에 띄었다. 7월 9일 삼성전에서 5-6으로 패하며 삼성에 승률에서 밀려 전반기 1위를 내줬고, 당시 LG는 52승 33패 승률 .612였다. 지금은 .556까지 내려왔다. 85경기 지점의 .612와 100경기 지점의 .556 사이에는 단순한 몇 패 이상의 체감 차이가 있다. 강팀의 안정감이 잠깐 사라진 정도가 아니라, 이긴 경기와 진 경기의 밀도가 달라진 것이다.
8연패가 남긴 건 패배 수만이 아니다
가장 크게 보이는 장면은 역시 8연패다. LG는 7월 25일 한화를 15-11로 꺾고 8연패에서 벗어났다. KBO 뉴스에 따르면 그 경기는 홈런 3방, 14안타, 13사사구가 나온 난타전이었다. 이겼지만 ‘아, 이제 다 풀렸다’고 말하기엔 스코어가 너무 시끄러웠다. 15점을 냈는데 11점을 줬다는 건 공격력 회복과 투수진 불안이 같은 날에 같이 보였다는 뜻이니까.
장기 레이스에서 연패는 단순히 승패표 한 줄을 망가뜨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불펜 투입 순서가 꼬이고, 선발이 5이닝만 버텨도 고맙게 느껴지고, 타선은 초반 찬스를 놓치면 더 급해진다. LG처럼 우승권을 기대받던 팀은 그 압박이 더 세다. ‘이 정도 전력인데 왜 밀리지?’라는 질문이 덕아웃과 관중석을 동시에 누른다.
4위 추락 전망, 과장만은 아닌 이유
현재 LG가 4위로 내려갈 가능성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숫자는 두산전이다. LG는 두산 상대 7승 4패 1무로 앞서 있다. 이건 분명 긍정적이다. 그런데 지금 순위 경쟁에서 두산은 바로 뒤에 있고, 최근 흐름도 더 좋다. 상대 전적의 우위가 남은 맞대결에서도 자동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 LG: 100경기 55승 44패 1무, 승률 .556, 최근 10경기 3승 1무 6패
- 두산: 101경기 52승 45패 4무, 승률 .536, 최근 10경기 5승 2무 3패
- KIA: 100경기 52승 46패 2무, 승률 .531, LG와 2.5경기 차
이 숫자를 놓고 보면 ‘LG 4위 추락 전망’은 자극적인 말만은 아니다. 다만 “무너진다”보다는 “추격권 안에 들어왔다”가 더 정확하다. LG는 아직 3위이고, 4위 두산보다 승률도 높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흐름, KT와 삼성에 벌어진 승차, 두산의 상승세를 같이 보면 장성호의 시즌 전 1위 예측과 지금의 순위표 사이에 꽤 큰 온도차가 생겼다.
LG가 버텨야 할 지점은 선명하다
LG가 다시 위를 보려면 거창한 반전보다 먼저 ‘평균값 회복’이 필요하다. 상위권 팀은 매 경기 폭발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연패를 2~3경기에서 끊고, 하위권 상대를 확실히 잡고, 불펜 소모가 큰 경기를 다음 날까지 끌고 가지 않아야 한다. 이게 시즌 초반 LG가 잘하던 야구였다.
타선에서는 오스틴처럼 장타와 해결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축이 살아 있어야 하고, 박해민·홍창기·문성주 계열의 출루와 주루가 다시 이어져야 한다. 투수 쪽에서는 선발이 초반 대량 실점을 피하고, 불펜이 7~9회를 너무 길게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 솔직히 LG가 4위로 떨어지는 그림은 한 번에 폭삭 내려앉는 장면보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나씩 놓치며 두산과 KIA를 끌어들이는 장면에 더 가깝다.
장성호의 LG 1위 전망은 당시 전력과 초반 결과만 놓고 보면 충분히 납득되는 예측이었다. 그런데 지금 순위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LG는 아직 강팀의 자산을 갖고 있지만, 3위라는 숫자에 기대기엔 뒤쪽 발소리가 꽤 크게 들린다. 앞으로 몇 주는 LG가 우승 후보의 체급을 다시 증명하는 시간이라기보다, 먼저 3위 자리를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팀인지 확인받는 시간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