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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KBO 경기수 축소론을 다시 읽어봤더니, 144경기는 숫자보다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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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KBO 경기수 축소론을 다시 읽어봤더니, 144경기는 숫자보다 무거웠다

예전 발언인데도 지금 일정표를 보면 자꾸 떠오른다

얼마 전 KBO 일정표를 다시 보다가 144경기라는 숫자가 새삼 크게 보였다. 팀당 144경기, 리그 전체 720경기. 야구 팬 입장에서는 거의 매일 볼 경기가 있다는 뜻이라 반갑다. 그런데 기록을 조금만 깊게 보면 이 숫자는 단순히 ‘많다’로 끝나지 않는다. 선발 로테이션, 불펜 소모, 포수 체력, 이동거리, 우천 취소,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까지 전부 따라붙는다.

김태형 감독이 두산 시절 KBO 경기수 축소론을 꺼낸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2020년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어진 상황에서 KBO는 5월 5일 개막과 144경기 강행 방침을 세웠고, 현장에서는 부담 이야기가 나왔다. 김 감독은 감독이야 경기를 치르면 되지만 선수들이 걱정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단순한 불평이라기보다, 일정이 선수층과 경기 질을 밀어붙이는 구조를 짚은 발언에 가까웠다.

144경기는 ‘흥행’과 ‘품질’이 부딪히는 숫자다

KBO가 144경기를 유지하는 이유도 이해는 된다. 경기 수는 곧 입장 수입, 중계 편성, 구단 운영, 기록의 연속성과 연결된다. 126경기 시절과 144경기 체제의 기록을 같은 눈금으로 보려면 이미 보정이 필요하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누적 기록은 풍성해지고, 팬들은 더 많은 드라마를 본다. 100안타, 20홈런, 30세이브 같은 마일스톤도 긴 시즌 안에서 만들어진다.

근데 현장은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다. 144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러도 빠듯한데, 비가 오고 이동이 꼬이면 일정은 바로 압축된다. 특히 여름 장마와 폭염이 겹치는 KBO 환경에서는 1경기 취소가 단순한 하루 휴식이 아니다. 뒤로 밀린 경기는 더블헤더나 예비일로 돌아오고, 그 부담은 결국 불펜과 백업 야수에게 먼저 간다.

  • 팀당 144경기 체제는 리그 전체 720경기 규모다.
  •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한 팀이 거의 반년 동안 주 6일에 가까운 리듬을 버텨야 한다.
  • 우천 취소가 쌓이면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 원정 이동 부담이 함께 커진다.
  • 선수층이 얇은 팀일수록 경기 수 증가는 전력 격차를 더 크게 만든다.

김태형 감독의 말이 설득력 있었던 이유

김태형 감독은 현역 시절 포수였고, 감독으로도 장기 레이스 운영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경기수 축소론을 말할 때 단순히 ‘힘들다’는 감정만 앞세운 게 아니었다. 144경기를 다 치르려면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필요해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선수들의 체력과 선수층이 팬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사실 이 말은 꽤 냉정하다. 팬은 좋은 경기를 보고 싶다. 하지만 좋은 경기는 스타 선수 몇 명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5선발이 버텨야 하고, 추격조가 무너지지 않아야 하며, 백업 포수가 주전 포수의 체력을 나눠 가져야 한다. 144경기 체제에서는 1군 엔트리의 26번째 선수, 2군에서 올라오는 대체 선발, 부상 복귀자의 컨디션까지 전부 시즌 성적에 섞인다.

특히 감독 입장에서는 매일 선택지가 줄어드는 순간이 온다. 어제 31구 던진 필승조를 오늘도 쓸지, 5회 2사 1·2루에서 선발을 더 끌고 갈지, 주전 유격수에게 하루를 줄지 말지 같은 판단이다. 경기 수가 많아질수록 이런 작은 선택이 누적된다. 김태형 감독의 발언은 그 누적 비용을 이야기한 셈이다.

기록 팬에게 경기수 축소론이 흥미로운 지점

기록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경기 수를 줄이자는 말은 처음엔 조금 아쉽게 들린다. 경기가 줄면 누적 기록도 줄어든다. 200안타, 40홈런, 100타점 같은 숫자의 문턱은 높아지고, 투수의 두 자릿수 승수나 30세이브도 더 어려워진다. 긴 시즌이 만들어내는 서사도 분명 있다. 4월의 부진을 8월에 뒤집는 선수, 전반기 5선발이 후반기 에이스처럼 변하는 이야기는 긴 레이스라서 가능하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경기 수가 너무 많을 때 기록의 밀도는 흐려질 수 있다. 지친 불펜을 상대로 나온 대량 득점, 더블헤더 2차전에서 무너진 대체 선발, 부상자를 억지로 끌고 가며 생긴 수비 실책은 모두 기록지에 남는다. 숫자는 공정하게 찍히지만, 그 숫자가 나온 환경은 꽤 다르다.

그래서 김태형식 문제 제기는 기록 팬에게도 의미가 있다. 경기 수를 줄이면 누적 기록은 줄 수 있지만, 경기당 집중도와 선수 컨디션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144경기를 유지한다면 엔트리 확대, 휴식일 설계, 우천 취소 대응 방식, 2군 콜업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경기 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리그 운영 전체의 체력 관리 문제다.

숫자 뒤에는 늘 사람이 있다

2026년 KBO 일정도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 체제로 발표됐다. 즉 김태형 감독이 말했던 문제의식은 과거의 코로나 시즌에만 묶인 이야기가 아니다. 정상 시즌에도 144경기는 여전히 크고 무겁다. 팬은 많은 경기를 원하고, 구단은 운영 현실을 봐야 하며, 선수는 몸으로 그 일정을 통과해야 한다.

솔직히 나도 경기 수가 확 줄어드는 그림을 쉽게 상상하진 않는다. KBO에서 144경기는 이미 리그의 기본값처럼 굳어졌다. 다만 김태형 감독의 경기수 축소론은 ‘야구를 덜 하자’는 말이라기보다 ‘좋은 야구를 오래 보려면 어디까지가 적정한가’라는 질문에 가깝다. 기록은 많을수록 풍성해지지만, 그 기록을 만드는 몸이 버텨야 이야기도 계속된다. 그래서 이 논쟁은 앞으로도 일정표가 나올 때마다 다시 꺼낼 만한 주제라고 본다.

참고 자료: KBO 2026 정규시즌 일정 발표, 스포츠조선 2020년 4월 21일 김태형 감독 발언 보도, 서울신문 2020년 4월 22일 144경기 부담 관련 보도.

김태형의 KBO 경기수 축소론을 다시 읽어봤더니, 144경기는 숫자보다 무거웠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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