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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5개 구슬로 3순위까지 올라가 잰더를 뽑은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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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5개 구슬로 3순위까지 올라가 잰더를 뽑은 진짜 이야기

요즘 V리그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보면 단순히 누가 뽑혔는지보다, 그 팀이 왜 그 선택을 했는지가 더 오래 남습니다. 특히 대한항공처럼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선수 활용법이 리그 전체의 논쟁거리였던 팀이라면 더 그렇죠. 2026~2027시즌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은 전체 3순위로 캐나다 출신 잰더 케트진스키를 지명했습니다. 그냥 3순위 지명이라고 넘기기엔 꽤 재미있는 숫자가 붙어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가진 구슬은 고작 5개였습니다.

5개 구슬로 잡은 3순위, 이건 운부터 봐야 한다

한국배구연맹이 진행한 2026~2027시즌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2026년 5월 10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렸습니다. 지명 순서는 지난 시즌 성적 역순에 따라 구슬 수를 다르게 배분한 뒤 추첨으로 정해졌습니다. 성적이 낮은 팀일수록 더 많은 구슬을 받고, 우승팀은 가장 적은 구슬을 받는 구조입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이라 구슬 5개만 받았습니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35개, OK저축은행은 30개를 들고 추첨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OK저축은행 1순위, 삼성화재 2순위, 대한항공 3순위였습니다. 확률상 가장 불리한 쪽에 가까웠던 대한항공이 상위 지명권을 잡은 겁니다.

이 장면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행운 때문만은 아닙니다. 대한항공은 이미 우승 전력을 갖춘 팀입니다. 이런 팀이 상위 순번까지 얻으면 선택의 폭이 달라집니다. 하위권 팀은 팀을 바꿀 에이스를 찾는 느낌이 강하지만, 대한항공은 이미 있는 시스템에 맞는 선수를 고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3순위 지명은 ‘대형 한 방’보다 ‘맞춤형 카드’에 가까운 의미를 가집니다.

잰더 케트진스키, 207cm가 주는 선택지

대한항공이 부른 이름은 잰더 케트진스키였습니다. 캐나다 출신, 신장 207cm,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모두 볼 수 있는 공격 자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프로필만 놓고 보면 대한항공이 원하는 방향이 꽤 선명합니다. 높이, 공격 폭, 포지션 유연성입니다.

사실 대한항공은 세터 중심의 빠른 배구와 조직적인 블로킹, 그리고 국내 선수들의 안정적인 리시브 라인을 바탕으로 오래 버텨온 팀입니다. 외국인 선수가 모든 공을 해결해야 하는 팀과는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물론 외국인 공격수의 결정력은 필요합니다. 다만 대한항공에서는 무작정 많이 때리는 선수보다, 정해진 구간에서 확실히 득점하고 팀 전술 안에서 리듬을 깨지 않는 선수가 더 맞을 때가 많습니다.

207cm라는 높이는 블로킹과 하이볼 처리에서 분명한 장점입니다. 특히 V리그 남자부는 강서브 이후 흔들린 리시브에서 높은 공이 올라오는 장면이 많습니다. 이때 외국인 공격수가 블로커 위에서 때릴 수 있느냐, 아니면 코스 싸움으로만 버티느냐가 세트 후반 흐름을 가릅니다. 잰더가 대한항공에서 가치를 증명하려면 바로 이 구간에서 숫자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계보를 보면 부담이 보인다

근데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자리는 편한 자리가 아닙니다. 최근 흐름만 봐도 그렇습니다. 요스바니, 막심, 러셀, 마쏘까지 이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특히 러셀은 대한항공에서 정규리그 35경기 673점, 공격 성공률 50.78%를 기록하며 리그 상위권 생산성을 보여줬지만, 시즌 막판 공격 효율 저하와 팀 판단이 겹치며 챔피언결정전 직전 교체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냉정합니다. 673점은 결코 작은 생산량이 아닙니다. 공격 성공률 50%대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6라운드 공격 성공률이 39.5%까지 내려갔다는 보도 내용은 대한항공이 왜 결단을 내렸는지 설명하는 단서가 됩니다. 이 팀은 시즌 전체 평균보다, 우승을 결정하는 마지막 구간에서의 날카로움을 더 크게 보는 팀입니다.

그래서 잰더에게 붙는 기대와 부담은 동시에 큽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를 기다려주는 팀이면서도, 필요한 순간엔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팀입니다. 팬 입장에선 냉정하게 보일 수 있고, 선수 입장에선 압박이 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챙겨보는 쪽에서 보면 이건 대한항공식 리스크 관리에 가깝습니다. 감정이 아니라 승률과 우승 확률을 기준으로 외국인 슬롯을 운영해온 셈입니다.

3순위 지명이 전력판에 남기는 변화

이번 지명은 대한항공의 공격 배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잰더가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면, 대한항공은 상대 매치업에 따라 공격 축을 바꾸는 여지를 얻습니다. 리시브 부담을 얼마나 줄 수 있는지, 후위 공격 가담이 가능한지, 블로킹 라인에서 국내 미들블로커들과 타이밍을 얼마나 빨리 맞추는지가 관건입니다.

눈여겨볼 숫자는 몇 가지입니다.

  • 첫 10경기 공격 성공률이 50% 안팎에서 유지되는지
  • 세트 후반 20점 이후 득점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 범실 대비 득점 효율이 기존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 어떤지
  • 리시브 참여 시 팀 전체 사이드아웃 성공률이 흔들리는지

특히 대한항공은 세트 후반 운영이 강한 팀입니다. 여기서 외국인 선수가 범실을 줄이고 높은 공을 처리해주면, 기존의 세터 운영과 국내 공격수 활용이 훨씬 편해집니다. 반대로 잰더가 리듬을 잡지 못하면 대한항공은 또 한 번 외국인 선수 운영을 두고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될 겁니다.

러셀의 이동까지 겹치면 더 뜨거워진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장면은 카일 러셀이 OK저축은행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전 시즌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선수가 새 팀의 1순위 카드로 돌아온 겁니다. 자연스럽게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의 맞대결은 단순한 정규리그 한 경기가 아니게 됐습니다.

러셀은 V리그 경험이 풍부하고, 서브와 높이, 파워가 확실한 선수입니다.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검증된 공격수를 잡은 셈이고,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떠나보낸 선수를 상대해야 합니다. 잰더가 대한항공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 선택은 세대교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러셀이 맞대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면, 팬들의 비교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스포츠에서 지명 순위는 출발선일 뿐입니다. 그래도 이 출발선의 모양은 꽤 흥미롭습니다. 대한항공은 5개 구슬로 3순위라는 행운을 잡았고, 그 행운으로 207cm의 유연한 공격 자원을 데려왔습니다. 이제 남은 건 기록입니다. 잰더 케트진스키가 대한항공의 빠른 배구 안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숫자를 찍느냐,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얼마나 오래 코트 위에 남느냐가 이 지명의 평가를 바꿀 겁니다. 저는 이 선택을 당장 성공이나 실패로 재단하기보다, 대한항공이 또 한 번 자기 방식의 확률 싸움을 시작했다는 쪽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5개 구슬로 3순위까지 올라가 잰더를 뽑은 진짜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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