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26/27 예상 라인업을 짜봤더니, 이름값보다 밸런스가 더 무섭다

얼마 전 레알 마드리드 26/27 선수단 명단을 다시 보는데, 처음 든 생각은 단순했다. 이름이 너무 많다. 그런데 조금 더 뜯어보니 이 팀은 스타를 모아놓은 팀이라기보다, 이제야 포지션별 역할이 꽤 선명해진 팀에 가깝다. 쿠르투아, 트렌트, 뤼디거, 추아메니, 발베르데, 벨링엄, 비니시우스, 음바페. 여기에 베르나르두 실바, 쿠쿠렐라, 코나테, 둠프리스, 아르다 귈러, 호드리구, 엔드릭까지 있다. 팬 입장에서는 설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매 경기 누군가는 벤치에 앉혀야 하는 어려운 퍼즐이다.
가장 현실적인 기본형은 4-2-3-1
26/27 레알 마드리드 예상 라인업을 짤 때 먼저 봐야 할 건 공격진보다 중원이다. 레알은 지난 몇 년 동안 비니시우스와 음바페 같은 폭발적인 전방 자원을 앞세울 수 있었지만, 동시에 전환 수비와 간격 관리에서 흔들리는 경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무리뉴 체제라면 기본값은 4-2-3-1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 GK: 쿠르투아
- DF: 트렌트, 코나테, 뤼디거, 쿠쿠렐라
- MF: 추아메니, 발베르데
- AM: 호드리구 또는 베르나르두, 벨링엄, 비니시우스
- FW: 음바페
이 조합의 장점은 명확하다. 추아메니가 1차 보호막을 세우고, 발베르데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와 측면 커버를 동시에 맡는다. 트렌트가 전진하면 발베르데가 그 뒤를 메우고, 벨링엄은 박스 근처에서 두 번째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일 수 있다. 숫자로 보면 4-2-3-1이지만, 공격 때는 3-2-5에 가까운 모양까지 나온다.
음바페 원톱, 비니시우스 왼쪽은 거의 고정값
솔직히 이 팀에서 가장 건드리기 어려운 축은 비니시우스와 음바페다. 비니시우스는 왼쪽에서 공을 받을 때 수비 라인을 뒤로 밀어내는 힘이 있고, 음바페는 중앙에서 출발해도 뒷공간 침투와 마무리 모두 월드클래스다. 둘을 동시에 살리려면 음바페를 완전한 측면 윙어로 묶기보다, 중앙에서 자유롭게 빠지는 9번으로 쓰는 편이 자연스럽다.
문제는 오른쪽이다. 호드리구는 연계와 침투 밸런스가 좋고, 베르나르두는 압박 회피와 템포 조절이 강하다. 아르다 귈러는 왼발 킥과 창의성이 돋보이지만, 빅매치 선발 카드로 쓰기에는 수비 강도와 지속성이 변수다. 그래서 리그 하위권 상대라면 아르다, 점유율 싸움이 중요한 경기라면 베르나르두, 빠른 전환이 필요한 경기라면 호드리구가 맞다. 오른쪽 한 자리는 고정 선발이라기보다 상대에 따라 바뀌는 전술 스위치에 가깝다.
벨링엄의 위치가 팀 색깔을 바꾼다
벨링엄은 10번처럼 놓아도 되고, 8번처럼 내려 써도 된다. 그런데 26/27 레알에서는 전진 배치가 더 맛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뒤에 추아메니와 발베르데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벨링엄이 박스 안으로 들어가면 상대 센터백은 음바페만 볼 수 없다. 비니시우스가 왼쪽에서 흔들고, 음바페가 중앙을 찢고, 벨링엄이 뒤에서 들어오면 수비 입장에서는 마킹 우선순위가 계속 꼬인다.
지난 시즌들에서 벨링엄이 보여준 가장 큰 무기는 단순한 득점력이 아니라 타이밍이었다. 공이 측면에 있을 때 언제 박스로 들어가야 하는지, 역습 상황에서 언제 속도를 죽여야 하는지 판단이 좋다. 이 능력은 무리뉴식 경기 운영과도 꽤 잘 맞는다. 모든 공격을 빠르게 끝내는 팀이 아니라, 버틸 때 버티고 찌를 때 확실히 찌르는 팀으로 가려면 벨링엄 같은 선수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
수비 라인은 이름보다 조합이 중요하다
레알 마드리드 공식 선수단 기준으로 센터백 자원은 꽤 두껍다. 뤼디거, 코나테, 밀리탕, 후이센이 있고, 아센시오도 옵션이다. 여기서 가장 안정적인 조합은 뤼디거와 코나테다. 둘 다 피지컬이 강하고, 높은 라인을 쓸 때 뒷공간 커버도 가능하다. 다만 빌드업의 첫 패스를 더 살리고 싶다면 후이센이 들어가는 그림도 충분히 있다.
풀백은 더 흥미롭다. 트렌트가 오른쪽에 서면 패스의 질이 달라진다. 측면 크로스만이 아니라 중앙으로 접어 들어가 대각 패스를 넣을 수 있다. 반대편 쿠쿠렐라는 화려하진 않아도 전술적으로 귀하다. 비니시우스 뒤를 커버하고, 수비 전환 때 왼쪽 균형을 잡아준다. 예전 레알이 양쪽 풀백을 모두 공격적으로 올리는 맛이 있었다면, 26/27 버전은 한쪽은 창, 한쪽은 안전장치에 가까운 구조다.
벤치 전력까지 보면 시즌 운영이 더 무섭다
예상 베스트11만 놓고 보면 화려함이 먼저 보이지만, 진짜 무서운 건 교체 카드다. 엔드릭은 음바페의 체력 관리와 경기 후반 압박용 카드가 될 수 있고, 브라힘은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바꾸는 능력이 있다. 아르다 귈러는 60분 이후 상대 라인이 내려앉았을 때 왼발 한 번으로 경기를 바꿀 수 있다. 둠프리스는 오른쪽에 힘과 높이를 더하는 카드고, 카마빙가는 중원 에너지와 왼쪽 수비 보강을 동시에 줄 수 있다.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 26/27 예상 라인업은 단순히 누가 선발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리그 38경기,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컵대회까지 생각하면 A플랜보다 B플랜의 질이 더 중요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보고 싶은 조합은 쿠르투아, 트렌트, 코나테, 뤼디거, 쿠쿠렐라, 추아메니, 발베르데, 벨링엄,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음바페다. 베르나르두와 아르다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카드로 남겼을 때 오히려 가치가 커질 수 있다. 이 팀은 이름값만으로 이기는 팀이 아니라, 간격과 역할이 맞아떨어질 때 정말 무서운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