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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페덱의 기록을 따라가 봤더니, 기대와 재활 사이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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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페덱의 기록을 따라가 봤더니, 기대와 재활 사이가 보였다

얼마 전 크리스 페덱의 이름을 다시 봤는데, 묘하게 오래된 유망주 리포트를 꺼내 읽는 느낌이 났습니다. 샌디에이고 시절에는 체인지업 하나로 타자를 얼어붙게 만들던 투수였고, 미네소타와 디트로이트를 거치면서는 ‘건강하면 쓸 수 있는 선발’이라는 평가와 계속 싸웠죠. 숫자만 보면 평범한 우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페덱의 기록은 단순한 평균자책점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진짜 선발감이었다

페덱이 메이저리그에 제대로 이름을 알린 건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입니다. 그해 26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140.2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3.33, 탈삼진 153개를 기록했습니다. 볼넷은 31개뿐이었죠. 신인 선발이 140이닝 넘게 던지면서 이 정도 제구와 탈삼진을 같이 보여주는 건 꽤 강한 신호입니다.

당시 페덱의 매력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조합, 그리고 공격적인 카운트 운영. 별명이 ‘Paddack Attack’으로 붙은 것도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찌르고, 타자가 패스트볼 타이밍을 잡으면 체인지업으로 균형을 무너뜨렸습니다. 사실 선발투수에게 가장 보기 좋은 장면은 구종이 많은 게 아니라, 자기 무기로 카운트를 끌고 가는 장면이거든요.

숫자가 흔들린 지점은 홈런과 건강이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2020년에는 59이닝 동안 홈런 14개를 맞으며 평균자책점 4.73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단축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닝 대비 피홈런 흐름은 꽤 불편했습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간격이 조금이라도 읽히면 장타로 연결되는 구조였고, 세 번째 구종의 안정감이 늘 숙제로 남았습니다.

더 큰 변수는 팔꿈치였습니다. 페덱은 마이너리그 시절인 2016년에 이미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된 2022년에도 오른쪽 팔꿈치 문제로 다시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투수에게 두 번의 토미존 수술은 단순한 공백이 아닙니다. 구속, 릴리스 감각, 회복 루틴, 선발로 버틸 수 있는 체력까지 전부 다시 맞춰야 합니다.

  • 2019년 샌디에이고: 26선발, 140.2이닝, ERA 3.33, 153탈삼진
  • 2020년 샌디에이고: 59이닝, ERA 4.73, 피홈런 14개
  • 2022년 미네소타: 팔꿈치 부상 후 두 번째 토미존 수술
  • 2023년 9월: 수술 이후 메이저리그 복귀

미네소타 시절의 페덱은 ‘가능성’과 ‘제한’이 같이 보였다

미네소타는 페덱에게 꽤 현실적인 베팅을 했습니다. 2023년 1월 3년 12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는데, 이건 에이스 대우라기보다 회복 후 중간 선발 자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에 건 계약이었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발 깊이를 확보하고, 선수 입장에서는 재활 기간 동안 안정성을 얻는 구조였죠.

2024년에는 17경기에 나와 5승 3패, 평균자책점 4.99를 기록했습니다. 인상적인 복귀 스토리라고 부르기에는 실점 억제가 아쉬웠고, 완전히 실패라고 하기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버틴 경기들이 있었습니다. 딱 그 중간입니다. 페덱을 볼 때 답답한 지점도 여기입니다. 구위가 완전히 사라진 투수는 아닌데, 건강과 커맨드가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기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2025년 미네소타에서는 트레이드 전까지 21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111이닝, 3승 9패, 평균자책점 4.95, 83탈삼진을 남겼습니다. 승패만 보면 혹독하지만, 승수는 팀 상황과 득점 지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래도 111이닝에 83탈삼진이면 예전처럼 헛스윙을 계속 뽑아내는 유형과는 거리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디트로이트 이적은 반등 카드였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2025년 7월 28일, 페덱은 랜디 돕낙과 함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트레이드됐습니다. 미네소타는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지며 매도자 쪽으로 움직였고, 디트로이트는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습니다. 잭슨 조브의 부상, 후반기 로테이션 부담을 생각하면 페덱은 꽤 이해되는 영입이었습니다.

그런데 디트로이트에서의 숫자는 냉정했습니다. 12경기, 그중 7선발로 47이닝을 던졌고 2승 3패, 평균자책점 6.32, 탈삼진 29개를 기록했습니다. 9월에는 불펜으로 이동했고, 9월 9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3이닝 무실점으로 커리어 첫 세이브를 올렸습니다. 이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선발로는 길게 버티기 어려웠지만, 짧은 구간에서는 여전히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힌트였으니까요.

페덱을 보는 재미는 실패 여부보다 변화의 방향에 있다

2026년에는 마이애미와 1년 계약을 맺었지만, 초반 7경기에서 0승 5패, 평균자책점 7.63으로 흔들린 뒤 5월 방출됐습니다. 커리어 전체로 보면 2019년의 기대치와 지금의 위치 사이에 꽤 큰 간격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저는 페덱을 단순히 ‘못 버틴 유망주’로만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두 번의 팔꿈치 수술 이후에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돌아왔고, 여러 팀이 계속 선발 혹은 롱릴리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페덱의 다음 기회가 온다면 관건은 명확합니다. 예전처럼 포심과 체인지업만으로 타선을 밀어붙이는 그림보다는, 짧은 이닝에서 스트라이크를 빠르게 잡고 장타를 줄이는 쪽이 더 현실적입니다. 선발 5이닝을 기대하는 팀보다, 멀티이닝 불펜이나 스팟 스타터를 원하는 팀이 더 맞을 수도 있습니다.

자료 기준은 Baseball-Reference 선수 기록, MLB.com 거래 소식, ESPN 및 2025시즌 팀별 기록입니다. 크리스 페덱이라는 이름은 이제 유망주의 반짝임보다 회복과 조정의 기록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계속 눈이 갑니다. 야구에서 숫자는 냉정하지만, 그 숫자가 만들어진 경로까지 보면 선수의 가치가 조금 다르게 보일 때가 있으니까요.

크리스 페덱의 기록을 따라가 봤더니, 기대와 재활 사이가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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