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SSG행을 숫자로 굴려봤더니, 생각보다 좁고 분명한 길

요즘 한화 경기를 볼 때마다 하주석 이름이 뜨면 괜히 시선이 한 번 더 간다. 한때 한화 내야의 중심으로 뛰던 선수가 이제는 팀 전력 구도 안에서 애매한 위치에 놓였고, 그래서인지 ‘한화 하주석 트레이드 가능성’, 특히 ‘SSG 랜더스 행’ 같은 이야기가 팬들 사이에서 계속 나온다. 그런데 이런 얘기는 감으로만 보면 금방 뜨거워지고, 숫자로 보면 꽤 차분해진다.
하주석의 현재 위치는 왜 애매해졌나
하주석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들어온 내야수다. 원래 기대값은 확실했다.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좌타 내야수, 185cm 체격, 빠른 타구를 만들 수 있는 툴. 그런데 최근 몇 년의 흐름은 기대와 다르게 흘렀다.
2025년 1월 한화는 하주석과 1년 최대 1억1000만 원 계약을 맺었다. 보장액은 9000만 원, 옵션은 2000만 원이었다. 당시 이미 한화는 KT 출신 유격수 심우준을 4년 최대 50억 원에 영입한 상태였고, 이도윤까지 유격수 자원으로 버티고 있었다. FA 시장에서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려 있었지만 실제 이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시장이 하주석을 완전히 외면했다기보다, 보상 부담과 최근 성적 리스크가 같이 걸렸다고 보는 쪽이 더 현실적이다.
2026년 기록도 아직 강한 반등 신호라고 말하긴 어렵다. KBO 기록실 기준 하주석은 2026시즌 한화에서 27경기, 85타석, 타율 0.256을 기록 중이다. 다음스포츠 기준 출루율은 0.310, OPS는 0.592다. 표본이 크진 않지만, 트레이드 시장에서 ‘즉시전력감 주전 내야수’로 가격이 뛰는 숫자는 아니다. 오히려 벤치 내야, 좌타 대타, 비상 유격수라는 쪽에 더 가깝다.
SSG가 정말 필요한 포지션인가
SSG 쪽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SSG는 2026년 4월 24일 KT전 선발 라인업에서 박성한을 유격수, 정준재를 2루수, 최정을 3루수로 냈다. 이 조합만 보면 당장 하주석이 들어갈 자리가 넓지는 않다. 박성한은 팀 내 최고 연봉 4억2000만 원을 받는 핵심 내야수이고, 정준재도 2026년 연봉 1억3000만 원으로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구단이 이미 내부 내야진에 역할과 비용을 배분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SSG가 2026시즌 전체 흐름에서 여유 있는 팀이냐고 묻는다면 또 아니다. 다음스포츠 팀 페이지 기준 SSG는 32승 3무 54패, 승률 0.372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팀 타율 0.260, 평균자책 5.84라는 숫자는 문제의 중심이 내야 백업 하나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라는 쪽을 가리킨다. 그래서 하주석 영입은 ‘판을 바꾸는 카드’라기보다 ‘시즌 운영용 보험’에 가까운 성격이 된다.
- SSG가 노릴 수 있는 장점: 유격수 경험, 좌타 내야수, 비교적 낮아진 시장 가격
- SSG가 망설일 이유: 최근 OPS 0.592, 주전 내야진과의 역할 중복, 트레이드 카드 소모
- 한화가 고려할 지점: 심우준·이도윤 중심 구도에서 출전 기회 배분, 베테랑 내야 자원 보존 가치
트레이드가 되려면 조건은 꽤 구체적이다
하주석의 SSG행 가능성을 숫자로 놓고 보면, 단순히 “SSG 내야가 아쉬우니 데려가자”로는 부족하다. SSG가 실제로 움직이려면 최소 세 가지 조건이 겹쳐야 한다. 첫째, 박성한이나 정준재 쪽에 부상 또는 체력 문제가 생겨야 한다. 둘째, SSG가 포스트시즌 경쟁 복귀보다 선수단 균형 복구에 초점을 두는 흐름이어야 한다. 셋째, 한화가 큰 반대급부를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하주석은 이름값만 보면 더 큰 거래처럼 느껴진다. 1라운드 전체 1순위, 원클럽맨, 주전 유격수 경험. 하지만 지금 시장에서 보는 건 과거의 최고점보다 현재 활용도다. 85타석 OPS 0.592인 32세 내야수를 데려오려면, 받는 팀은 명확한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 대수비와 대타, 주전 휴식일 선발, 좌완 상대보다 우완 상대 활용 같은 디테일이 있어야 거래 명분이 생긴다.
가능성은 있지만, ‘SSG가 급한가’가 먼저다
현재 기준으로 하주석의 SSG 트레이드 가능성은 완전히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확률이 높다고 보기엔 장애물이 더 많다. SSG는 박성한이라는 확실한 유격수 축이 있고, 정준재 같은 젊은 내야 자원도 이미 1군 전력으로 키우는 중이다. 팀 성적이 흔들린다고 해서 베테랑 내야수 한 명을 추가하는 선택이 항상 우선순위가 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한화 입장에서도 하주석을 쉽게 넘길 이유만 있는 건 아니다. 시즌은 길고, 내야는 부상 한 번에 계산이 크게 바뀐다. 특히 유격수 경험이 있는 좌타 내야수는 막상 필요할 때 시장에서 구하기 까다롭다. 그래서 한화가 받을 카드가 확실하지 않다면, 그냥 보유하면서 후반기 변수에 대비하는 쪽이 더 자연스럽다.
팬 입장에서 보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
내가 보기엔 이 건은 대형 트레이드 루머라기보다, 여름 이후 팀 사정에 따라 열릴 수 있는 작은 문에 가깝다. SSG 내야진에 공백이 생기고, 한화가 하주석의 출장 기회를 더 이상 넓히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반대급부가 현금성 보강이나 낮은 단계 유망주 수준에서 맞아떨어지면 그때는 얘기가 꽤 현실적으로 변한다.
2026년 7월 20일 기준으로는 하주석의 SSG 이적이 공식 발표된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은 “간다”보다 “왜 말이 나오는지”를 보는 게 더 재미있다. 하주석이라는 이름에는 아직 유격수로 버틴 시간의 무게가 있고, 동시에 최근 기록이 만든 냉정한 가격표도 붙어 있다. 트레이드 시장은 결국 그 두 가지가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지의 문제다. 출처로 확인한 기록은 KBO 기록실, 다음스포츠 선수·팀 페이지, SSG 2026 연봉 발표, OSEN의 2025년 FA 계약 보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