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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감독 정관장 업무 배제 소식, 기록표를 다시 펼쳐봤더니 보인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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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감독 정관장 업무 배제 소식, 기록표를 다시 펼쳐봤더니 보인 장면들

얼마 전 여자배구 소식을 따라가다가 정관장 관련 뉴스에서 손이 멈췄다. 단순히 감독 한 명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최근 3시즌 동안 꽤 큰 폭으로 출렁였던 팀 흐름 위에 터진 이슈였기 때문이다. 고희진 감독 정관장 업무 배제라는 키워드는 그래서 더 무겁게 읽힌다. 승패표만 보면 팀의 부진과 내부 문제가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프로팀에서 코트 밖 관리와 코트 안 경기력은 생각보다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업무 배제라는 표현이 가진 무게

보도된 내용의 큰 줄기는 이렇다. 여자 프로배구 한 구단 코치가 지난 1월 회식 자리에서 선수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으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를 받고 있고, 해당 코치는 자진 사퇴했다. 그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감독 역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업무 배제가 곧바로 징계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구단이 정상 지휘를 계속 맡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신호로는 충분히 크게 읽힌다.

스포츠 팬 입장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의혹 단계의 사건은 사실관계 확정과 책임 범위가 따로 확인돼야 한다. 누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이후 보고와 대응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선수 보호 조치가 충분했는지는 조사 결과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 그런데 동시에 프로팀은 기다리는 동안에도 팀을 굴려야 한다. 훈련, 선수단 분위기, 외국인 선수 적응, 비시즌 전력 구상까지 멈춰 있을 수가 없다. 이게 업무 배제 이슈가 단순한 행정 조치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정관장의 최근 흐름은 워낙 극적이었다

고희진 감독 체제의 정관장은 기록만 놓고 보면 롤러코스터에 가깝다. 2022년 4월 부임 이후 첫 시즌인 2022-23시즌에는 19승 17패로 4위에 올랐지만, 승점 1 차이로 준플레이오프 문턱에서 멈췄다. 2023-24시즌에는 20승 16패, 승점 61로 3위에 올라 2016-17시즌 이후 7년 만에 봄배구로 돌아왔다. 팬들이 이 팀에 다시 기대를 걸 만한 흐름이었다.

그리고 2024-25시즌은 더 강렬했다. 메가와 부키리치 조합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 카드였다. 메가는 해당 시즌 득점 802점, 공격 성공률 48.06%로 득점 3위와 공격 종합 1위에 올랐다. 부키리치도 638점, 공격 성공률 40.93%로 득점 5위와 공격 종합 4위권에 있었다. 여기에 염혜선의 세트 운영까지 더해지면서 정관장은 13연승을 달렸고, 챔피언결정전까지 밟았다. 결과는 준우승이었지만 팀의 체급이 달라졌다는 인상은 분명했다.

근데 스포츠가 참 잔인한 게, 다음 시즌이 바로 다른 시험지가 된다. 메가와 부키리치가 떠나고, 표승주 은퇴와 염혜선 부상까지 겹치면서 정관장은 2025-26시즌에 급격히 흔들렸다. 시즌 중 10연패, 11연패 이야기가 나왔고, 6승 24패 승점 20으로 최하위가 확정되는 흐름까지 갔다. 성적 부진만으로도 팀 안팎의 압박이 큰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내부 관리 이슈까지 겹친 셈이다.

감독의 책임은 전술판 밖에서도 생긴다

배구 감독을 평가할 때 보통 먼저 보는 건 교체 타이밍, 서브 목적타, 세터 운영, 블로킹 매치업이다. 그런데 프로팀 감독의 실제 역할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선수단 생활 관리, 코치진 통제, 미팅과 회식 같은 비공식 자리의 분위기까지 모두 감독 리더십의 일부다. 특히 여자부는 선수층이 얇고 팀당 핵심 선수 의존도가 높은 리그라, 선수 한 명의 심리적 흔들림이 경기력에 바로 묻어나는 경우가 많다.

정관장은 이미 경기력 면에서도 균열이 있었다. 외국인 주포에게 공격이 몰리고, 세터 라인이 안정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고, 리시브가 흔들리는 선수들은 상대 목적타의 표적이 됐다. 이런 때일수록 팀 내부의 신뢰가 버팀목이 돼야 한다. 그런데 코트 밖에서 선수 보호와 관련한 의문이 생기면, 전술 이전의 기반이 흔들린다. 솔직히 팬들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단순히 졌기 때문에 화가 난 게 아니라, 팀이 선수에게 안전한 공간이었는지 묻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보면 더 선명해지는 대비

  • 2022-23시즌: 19승 17패, 4위. 봄배구 문턱에서 승점 1이 부족했다.
  • 2023-24시즌: 20승 16패, 승점 61, 3위. 7년 만의 포스트시즌 복귀였다.
  • 2024-25시즌: 메가 802점, 부키리치 638점의 쌍포를 앞세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까지 갔다.
  • 2025-26시즌: 주축 이탈과 부상, 전력 재편 실패가 겹치며 최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이 흐름을 보면 고희진 감독에 대한 평가는 꽤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팀을 봄배구와 챔프전 무대까지 끌어올린 성과는 분명했다. 반대로 전력이 빠졌을 때 구조적으로 버티는 힘은 약했다. 그리고 이번 업무 배제 이슈는 성적표와 별개로 감독 역할의 다른 축을 묻는다. 좋은 시즌을 만들었던 지도자가 위기 때 어떤 시스템을 갖고 있었는지, 선수단을 보호하는 문화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말이다.

팬들이 기다리는 건 깔끔한 사실관계다

지금 필요한 건 감정적인 단죄보다 정확한 확인이다.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결과, 구단의 보고 체계, 코치 사퇴 과정, 감독의 인지 여부와 대응 범위가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 그래야 선수도 보호받고, 팀도 다음 결정을 납득 가능한 방식으로 내릴 수 있다. 흐릿한 설명은 가장 안 좋다. 경기에서 애매한 터치아웃 판정 하나가 흐름을 바꾸듯, 구단 대응도 애매하면 신뢰가 계속 새어 나간다.

개인적으로 정관장은 단순히 한 시즌 못한 팀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3연승과 챔프전 무대를 만든 팀이었다. 그래서 더 아쉽고, 그래서 더 엄격하게 봐야 한다. 기록은 팀이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지 보여주지만, 이런 사건은 그 높이를 지탱한 바닥이 얼마나 단단했는지 묻는다. 정관장이 다음 시즌을 이야기하려면 새 외국인 선수나 전술보다 먼저, 선수단이 믿고 뛸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다시 세울지가 앞에 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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