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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이 SSG만 만나면 흔들린다는 말,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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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이 SSG만 만나면 흔들린다는 말,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얼마 전 KIA와 SSG 경기를 보다가 9회 공기부터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점수판만 보면 그냥 한 경기의 불펜 난조인데, 팬 커뮤니티에서는 바로 ‘정해영은 SSG의 호구 아니냐’는 말이 붙었다. 표현은 거칠지만,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는 기록을 놓고 보면 꽤 선명하다.

정해영은 KBO에서 이미 젊은 나이에 세이브 기록을 쌓아온 투수다. 2026년 5월 24일 SSG전에서는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리고도 리드를 지켜 개인 통산 150세이브를 달성했다. 나이 24세 9개월 1일, 역대 최연소 150세이브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대단한 기록의 장면조차 SSG 팬들에게는 ‘우리가 또 건드렸다’는 식으로 소비됐다. 세이브를 따냈는데도 맞은 안타와 실점이 더 크게 회자된 셈이다.

논란의 시작은 개막전 9회였다

2026년 3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개막전은 이 논란의 출발점처럼 남았다. KIA는 6회까지 5-0으로 앞섰고, 9회에도 6-3 리드를 잡고 있었다.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마무리 정해영이 올라와 문을 닫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SSG가 1사 2, 3루에서 오태곤의 2타점 적시타로 6-5까지 따라붙었고, 이후 에레디아의 동점타와 조상우의 끝내기 폭투로 SSG가 7-6 역전승을 만들었다.

경기 뒤 오태곤의 인터뷰가 불을 더 키웠다. 그는 정해영이 랜더스필드에서 좋지 않다는 걸 팀이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실제로 보도된 기록도 묘했다. 정해영은 2025시즌 랜더스필드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71이었다. 2024시즌에도 인천 원정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1.57로 좋지 않았다. 단순한 감정 싸움이 아니라 ‘구장과 상대가 겹칠 때 약점이 반복된다’는 프레임이 만들어지기 충분했다.

정해영은 정말 SSG에 약한가

팬들이 말하는 ‘호구’라는 단어는 자극적이다. 하지만 분석적으로 바꾸면 질문은 이렇게 된다. 정해영의 구위가 SSG 타선 앞에서 유독 덜 통하느냐, 아니면 몇 차례 강한 장면이 과장됐느냐.

근거는 있다. 3월 개막전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해영의 SSG전 평균자책점이 6점대까지 올라갔고, 문학구장 성적은 8점대라는 식의 기록 캡처가 퍼졌다. 공식 기록표를 그대로 검증해야 하는 숫자이긴 하지만, 팬들이 체감하는 방향은 명확했다. SSG 타자들이 정해영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기다리는 방식이 점점 편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SSG는 정해영을 상대로 ‘한 방에 끝내기’보다 ‘공을 보며 몰아가기’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다. 개막전 오태곤의 적시타도 그랬고, 5월 24일 경기에서도 KIA가 3-2로 이기긴 했지만 정해영은 9회 3피안타 2실점으로 상당히 몰렸다. 세이브는 세이브인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깔끔한 잠금보다 버틴 경기에 가까웠다.

그런데 SSG도 완전히 웃을 처지는 아니었다

재밌는 건 이 프레임이 SSG의 우위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6년 5월 24일, 정해영은 흔들렸지만 결국 KIA가 3-2로 이겼다. SSG는 그 경기 패배로 7연패에 빠졌다. 정해영을 공략했다는 감각은 있었지만, 경기 전체를 뒤집을 만큼의 타선 집중력은 매번 나오지 않았다.

7월 19일 문학 경기에서도 비슷한 역설이 있었다. KIA 선발 양현종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6회 정해영이 김재환에게 동점 3점포, 최지훈에게 역전 솔로포를 맞으며 0.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 장면만 보면 SSG가 또 정해영을 잡아낸 경기였다. 그런데 최종 스코어는 KIA의 9-5 승리였다. KIA 타선이 7회 동점, 8회 4득점으로 다시 경기를 가져갔다.

  • 3월 28일: SSG 7-6 승, 정해영 상대 추격이 역전의 출발점
  • 5월 24일: KIA 3-2 승, 정해영 1이닝 2실점에도 최연소 150세이브
  • 7월 19일: KIA 9-5 승, 정해영 0.1이닝 4실점 후 타선이 재역전

이 세 경기를 붙여 보면 말맛은 ‘SSG가 정해영을 잘 친다’에 가깝지만, 실제 승패는 조금 더 복잡하다. SSG가 정해영을 괴롭힌 건 맞다. 다만 그걸 팀 승리로 완성한 경기는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이 논란은 개인 상성 논쟁이지, 팀 간 완전한 먹이사슬이라고 보긴 어렵다.

왜 하필 랜더스필드에서 더 커질까

투수에게 특정 구장이 안 맞는다는 말은 가끔 과학보다 체감에 가깝다. 그래도 반복되면 이야기가 된다. 랜더스필드는 타구가 뜨는 순간 분위기가 빨리 달아오르는 구장이고, SSG는 홈에서 장타 흐름을 타면 경기 템포를 단번에 바꾸는 팀이다. 정해영처럼 9회에 등판하는 투수에게는 그 분위기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정해영의 장점은 빠른 공의 힘과 마무리 경험이다. 어린 나이부터 높은 압박을 견디며 세이브를 쌓았다. 하지만 SSG전에서 문제가 될 때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애매하거나, 슬라이더가 타자의 시야 안에 오래 머무르는 장면이 보인다. 오태곤이 언급한 ‘힘’과 ‘날카로움’도 결국 그 부분과 연결된다. 구속 숫자보다 중요한 건 타자가 늦는지, 기다릴 수 있는지다.

SSG 타선 입장에서는 정해영을 상대로 성공 경험이 쌓였다. 이건 생각보다 크다. 마무리 투수와 타자의 싸움은 데이터만큼 기억이 강하게 작동한다. 한 번 쳐봤고, 또 따라붙어 봤고, 홈팬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까지 봤다면 다음 타석의 심리적 출발선이 달라진다. 반대로 정해영에게는 ‘또 SSG인가’라는 질문을 지워야 하는 숙제가 생긴다.

호구라는 말보다 더 중요한 건 다음 조정이다

솔직히 ‘호구 논란’이라는 표현은 팬덤의 언어다. 웃기고 세고 빨리 퍼진다. 하지만 선수 평가로 가져오면 너무 납작하다. 정해영은 이미 150세이브를 넘긴 투수이고, KIA 불펜에서 갖는 무게도 여전히 크다. 특정 상대와 구장에서 흔들린다고 해서 투수 전체를 그렇게 재단하는 건 기록을 보는 재미와도 맞지 않는다.

다만 KIA 입장에서는 그냥 넘길 수도 없다. SSG전 9회에 정해영을 고정할지, 타순과 구장 흐름에 따라 조상우·전상현·곽도규까지 섞을지 선택지가 필요하다. 실제로 KIA는 후반기 시작 시점에 한 명의 마무리를 못박지 않는 흐름을 보였다. 이건 정해영을 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와 상황에 맞춰 가장 높은 확률을 찾겠다는 뜻에 가깝다.

팬들이 원하는 건 단순하다. SSG가 나오면 또 불안한 장면이 반복되는지, 아니면 정해영이 그 기억을 끊어내는지다. 기록은 이미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이제 남은 건 다음 맞대결에서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통과하는지, 그리고 SSG 타자들이 그 공을 여전히 편하게 기다릴 수 있는지다. 나는 이 논란이 조롱거리보다 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본다. 좋은 마무리는 결국 특정 상대에게 붙은 꼬리표를 직접 지워낼 때 더 오래 기억된다.

정해영이 SSG만 만나면 흔들린다는 말,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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