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 이호민 기록을 따라가 봤더니, 2027년 드래프트 최대어라는 말이 가볍지 않았다

요즘 고교야구 기록표를 보다 보면 경남고 이호민 이름에서 자꾸 시선이 멈춘다. 그냥 잘 치는 3루수 정도로 넘기기엔 숫자가 꽤 두껍고, 경기마다 남기는 장면도 단순한 유망주 소개 문장으로는 설명이 덜 된다. 특히 2027년 드래프트 최대어라는 말이 붙을 때, 이 표현이 분위기만 앞선 hype인지 아니면 기록이 밀어 올린 평가인지 따져보게 된다.
중학교 때부터 이미 숫자가 튀었다
이호민의 출발점은 개성중 시절부터 꽤 선명했다. 당시 투수 겸 4번 타자로 전국대회 9경기 5승, 25.2이닝 37탈삼진, 6볼넷을 남겼고 타석에서는 47타수 25안타, 타율 0.532, 2홈런, 15타점, OPS 1.324를 찍었다. 중학 기록이라 그대로 프로 전망으로 연결할 수는 없지만, 투타 양쪽에서 중심을 맡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사실 어린 선수 기록에서 가장 먼저 보는 건 압도감보다 반복성이다. 한두 경기 몰아친 성적이 아니라 여러 경기에서 꾸준히 생산했는지, 타격과 투구 중 어느 한쪽에만 기대지 않았는지다. 이호민은 그 단계에서 이미 신체 조건, 배트 스피드, 승부 기질을 함께 보여줬다. 그래서 경남고 진학 전부터 이름이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
고교 1, 2학년 기록이 평가를 바꿨다
경남고에 올라와서도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1학년 때 27경기에서 타율 0.304, 79타수 24안타를 기록했고, 2학년 때는 31경기 타율 0.409, 115타수 47안타까지 올라섰다. 통산 타율 0.366, 45타점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힘 좋은 우타자라는 틀을 넘어선다. 거포 유망주에게 흔히 따라붙는 삼진 부담이나 정확도 의문을 어느 정도 지워낸 기록이기 때문이다.
184cm, 94kg의 우투우타 내야수라는 프로필만 보면 자연스럽게 장타력부터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호민의 재미있는 지점은 몸집에 비해 컨택 지표가 같이 따라온다는 데 있다. 파워형 타자는 고교 단계에서 약한 공을 크게 때려내며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상위 라운드 야수로 올라가려면 빠른 공, 변화구, 불리한 카운트에서의 대응이 붙어야 한다. 이호민은 적어도 현재까지 그 질문에 기록으로 답하고 있다.
2026년 초반 페이스는 거의 폭주에 가깝다
2026년 시즌 초반 성적은 더 강하다. 14경기 기준 타율 0.510, 51타수 26안타, 2홈런, 18타점, 10득점, 4도루. 출루율 0.581, 장타율 0.765, OPS 1.346까지 붙었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합쳐 10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7개였다. 이 정도면 잘 맞는다는 감상보다 타석의 주도권을 꽤 오래 쥐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황금사자기 세원고전도 상징적이었다. 3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경남고의 12-2 5회 콜드게임 승리에 앞장섰다. 단판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중심타자가 이렇게 초반부터 점수를 벌려주면 팀 운영이 완전히 편해진다. 고교야구에서 강팀의 4번 타자는 장타 하나만 치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 압박을 먼저 걷어내는 선수다. 이호민은 그 역할을 실제 경기에서 해냈다.
최대어 논쟁의 변수는 결국 포지션이다
그런데 드래프트 평가는 방망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호민을 두고 가장 자주 따라오는 단어가 3루 수비다. 스카우트 쪽에서도 타격 재능은 높게 보지만, 3루 수비는 더 다듬어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로 2026년에는 3루에서 90이닝 이상 경험을 쌓으며 수비 샘플을 늘려가는 중이다.
이 부분이 흥미롭다. 만약 3루 수비가 평균권까지 올라오면 가치는 확 튄다. 우타 거포형 3루수는 KBO에서도 늘 귀하다. 반대로 프로에서 1루나 코너 외야로 이동해야 한다면 타격 기준선이 더 높아진다. 그 포지션들은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방망이로 확실히 먹고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호민의 드래프트 순번은 단순히 타율 싸움이 아니라 수비 포지션 유지 가능성까지 묶인 문제다.
왜 이호민에게 시선이 몰리나
- 고교 1학년부터 경남고 주전급으로 뛰며 누적 기록을 쌓았다.
- 2학년 타율 0.409에 이어 2026년 초반 타율 0.510, OPS 1.346으로 생산력을 끌어올렸다.
- 장타형 체격인데 삼진이 과하지 않고 출루율도 높다.
- 3루 수비가 유지되면 드래프트 야수 가치가 크게 오른다.
- 경남고라는 전통 강호의 중심타자라는 무대 압박을 이미 경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호민을 볼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홈런보다 출루율이다. 고교 타자에게 장타는 눈에 확 들어오지만, 상위 지명 후보를 가르는 건 결국 나쁜 공을 참는 능력과 자기 존을 지키는 힘이다. 0.581 출루율은 투수들이 피하거나 흔들렸다는 뜻이기도 하고, 동시에 본인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 드래프트까지 변수는 남아 있다. 전국대회 후반부에서 더 좋은 투수들을 만났을 때의 대응,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 관리, 3루 수비의 안정감이 계속 체크될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경남고 이호민은 2027년 드래프트 최대어라는 표현을 기록으로 꽤 설득력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방망이 하나만으로도 이야기가 되는 선수인데, 여기에 포지션까지 버텨내면 평가표의 맨 위쪽에 이름이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자료 참고: 스포츠동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영남체육신문, 경남야구소프트볼협회 기록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