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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서 채은성 응원가가 다시 울렸을 때, 상대 응원가 논란이 남긴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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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서 채은성 응원가가 다시 울렸을 때, 상대 응원가 논란이 남긴 진짜 이야기

얼마 전 잠실 경기 영상을 보다가 묘한 장면에서 손이 멈췄다. 한화 유니폼의 채은성이 아니라 LG 유니폼의 문정빈 타석에서, 많은 팬들이 예전 채은성 응원가의 멜로디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야구장에서는 흔한 장면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이 장면은 꽤 많은 층위를 갖고 있다. 선수 이적, 응원가의 소유감, 상대 팀 선수를 대하는 방식, 그리고 팬 문화의 기억까지 한꺼번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채은성 응원가는 왜 유난히 오래 남았나

채은성의 LG 시절 응원가는 단순히 신나는 노래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채은성은 2009년 신고선수로 LG에 들어왔고, 1군 주전급 타자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 선수다. 그래서 응원가의 ‘날아오른다’는 이미지가 선수 서사와 잘 맞았다. 팬 입장에서는 멜로디가 먼저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노래 안에 성장형 타자의 이야기가 붙었다.

기록으로 봐도 채은성은 LG에서 그냥 지나간 선수가 아니었다. 2016년부터 주전급 타자로 올라섰고, 2022시즌 뒤 한화와 6년 총액 90억 원 규모 FA 계약을 맺으며 팀을 옮겼다. 이 정도면 응원가가 사라질 때 팬들이 허전함을 느끼는 게 이상하지 않다. 응원가는 성적표 옆에 붙는 배경음악 같은 거라, 특정 선수의 타석과 함께 반복되면 기억의 접착력이 세진다.

상대 응원가 논란은 어디서 시작됐나

이번 채은성 상대 응원가 논란의 핵심은 ‘상대 팀 선수가 된 선수의 옛 응원가를 불러도 되느냐’에 가깝다. 더 정확히는 채은성이 한화로 떠난 뒤, LG가 그 응원가를 신예 문정빈에게 다시 붙이면서 장면이 복잡해졌다. 스타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정빈은 어릴 때부터 채은성을 좋아했고, 그 응원가를 많이 불렀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인터뷰에서도 그는 그 노래를 받았을 때의 어색함과 반가움을 같이 이야기했다.

여기서 팬들의 감정은 갈린다. LG 팬에게는 ‘좋았던 응원가의 귀환’이다. 한화 팬에게는 ‘우리 선수의 과거가 상대 팀 응원석에서 다시 소비되는 장면’처럼 보일 수 있다. 채은성 본인이 한화에서 새 응원가를 쓰고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같은 선수의 이름과 멜로디가 다른 팀의 기억 속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셈이다.

  • LG 팬 입장: 팀의 추억이 담긴 응원가를 새 선수에게 이어준 장면
  • 한화 팬 입장: 현재 소속팀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가 상대 응원으로 들리는 불편함
  • 중립 팬 입장: KBO 특유의 응원 문화가 만든 흥미로운 충돌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한 감정의 크기

야구 응원 논란은 감정싸움처럼 보이지만, 그 감정도 반복 횟수에서 나온다. 채은성은 LG에서 오랜 기간 뛰었고, 중심 타선에 들어간 뒤에는 한 경기에서 4번 안팎으로 타석에 섰다. 홈경기, 원정경기, 포스트시즌까지 더하면 팬들이 그 응원가를 들은 횟수는 수백 번 단위가 된다. 노래 한 곡이 개인 취향을 넘어 집단 기억이 되는 데에는 이 반복성이 결정적이다.

반대로 문정빈에게는 이 응원가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2025년 처음 새 주인을 찾았고, 2026년에는 장타력 있는 젊은 타자로 주목받으며 노래가 더 자주 울렸다. 2026년 6월 두산전에서 홈런 2개를 치며 LG의 대승 흐름을 이끌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응원가가 다시 살아나려면 결국 성적이 필요하다. 야구장은 냉정해서, 아무리 명곡이어도 타석에서 결과가 붙지 않으면 열기가 오래 버티기 어렵다.

응원가의 주인은 선수일까, 팀일까, 팬일까

솔직히 이 문제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법적 권리나 구단 운영 기준으로 보면 응원가 사용은 팀과 제작, 저작권 관리의 영역이다. 그런데 팬 문화에서는 다르게 작동한다. 팬들은 특정 멜로디를 특정 선수의 폼, 타구, 세리머니, 경기 상황과 함께 기억한다. 그래서 팀이 곡을 다시 배정해도 감정적으로는 ‘전 주인’이 남아 있다.

채은성의 경우가 더 흥미로운 건, 선수가 떠날 때 응원가를 가져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는 맥락은 꽤 상징적이다. 이 말은 그 응원가가 채은성에게도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문정빈이 그 곡을 물려받은 장면은 단순 재활용보다 계승에 가깝게 읽힌다. 다만 상대 팀 팬이 느끼는 낯섦까지 없는 일로 만들 수는 없다.

논란보다 더 오래 남을 장면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을 과하게 싸움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야구 응원은 원래 소속감이 강한 문화다. 그래서 선을 넘는 조롱이나 비하가 섞이면 문제가 되지만, 추억의 응원가를 새 선수에게 이어 부르는 것 자체는 KBO 관중 문화의 독특한 힘에 가깝다. 다만 상대 팬의 감정이 왜 불편할 수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 팬심은 늘 현재 소속팀 기준으로만 움직이지 않고, 선수의 과거와 현재를 같이 끌고 다닌다.

채은성 상대 응원가 논란은 결국 노래 한 곡의 문제가 아니다. 한 선수가 팀을 옮긴 뒤에도 이전 팀의 기억 속에서 얼마나 선명하게 남아 있는지, 또 새 얼굴이 그 기억을 어떻게 자기 이야기로 바꾸는지 보여준 장면이다. 문정빈이 이 응원가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결국 타석에서 더 많은 장면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채은성은 이미 그 노래가 오래 회자될 만큼 단단한 시간을 남겨둔 선수다. 그래서 이 논란은 불편함과 낭만이 같이 있는, 꽤 야구다운 이야기로 남을 것 같다.

잠실에서 채은성 응원가가 다시 울렸을 때, 상대 응원가 논란이 남긴 진짜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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