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집을 궁금해하다가 기록의 출발점을 따라가 봤더니

얼마 전 최가온 경기 영상을 다시 돌려보다가 이상하게 점수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장면이 있었다. 마지막 런에서 90.25점이 뜨는 순간도 대단했지만, 그 숫자 뒤에 얼마나 긴 이동과 훈련, 가족의 시간이 쌓였을지가 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검색하는 ‘최가온 집’이라는 키워드도 단순한 사생활 호기심보다, 이 선수가 어떤 환경에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묻는 말에 가깝다고 느꼈다.
최가온 집, 주소보다 중요한 건 생활의 구조다
먼저 선을 분명히 긋고 싶다. 최가온의 정확한 집 주소나 사적인 주거 공간은 팬이 소비할 정보가 아니다. 아직 2008년생 선수이고, 학교생활도 이어가는 10대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다만 공개된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흐름은 꽤 선명하다. 최가온의 집은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가족’이라는 분위기와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어린 시절 가족이 함께 등장했던 장면이 다시 회자된 것도 그 때문이다. 당시 방송에는 부모와 4남매가 함께 보드를 타는 모습이 소개됐다. 흔히 유망주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소비되지만, 최가온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집 안에서 스노보드가 낯선 스포츠가 아니라 가족의 일상 언어였던 셈이다.
스포츠에서 집은 침대와 식탁만 있는 장소가 아니다. 훈련장까지 이동하는 차, 장비를 말리는 공간, 부상 후 몸을 다시 만드는 시간, 대회 전후 감정을 내려놓는 곳까지 포함된다. 최가온 집을 이야기할 때 실제로 중요한 건 위치가 아니라 이런 생활의 구조다.
가족형 선수의 힘, 기록으로도 보인다
최가온은 7살 무렵 보드를 접했고, 2023년 X게임 슈퍼파이프에서 만 14세 87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이 기록은 클로이 김이 갖고 있던 최연소 우승 기록을 앞당긴 사건이었다. 단순히 ‘어린 선수가 잘 탔다’ 수준이 아니었다. 하프파이프라는 종목은 공중 기술, 랜딩 안정감, 속도 유지, 루틴 구성까지 모두 맞물려야 점수가 나온다. 어린 나이에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우승했다는 건 훈련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사실 10대 선수에게 가장 까다로운 변수는 기술보다 생활이다. 해외 전지훈련을 가야 하고, 시차와 학교 일정도 맞춰야 한다. 장비 세팅도 민감하다. 보드, 부츠, 바인딩, 왁싱 상태, 파이프 컨디션에 따라 같은 기술도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이때 집과 가족이 선수 생활을 이해하고 있느냐는 큰 차이를 만든다.
최가온의 아버지가 훈련 이동과 식사, 장비 관리에 가까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보도된 것도 그래서 인상적이다. 14시간 운전, 현장 동행, 식사 준비 같은 장면은 기록지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보이지 않는 시간이 있어야 1차 시기 실패 뒤에도 3차 시기에서 다시 밀어붙일 체력이 남는다.
90.25점의 반전, 집에서 만들어진 버티는 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가온은 90.25점으로 금메달을 땄다. 한국 설상 종목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더 강렬했던 건 흐름이다. 초반 시기에서 흔들린 뒤 마지막 런에서 판을 뒤집었다. 이런 경기는 점수표만 보면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차가운 계산의 연속이다.
하프파이프 결선은 한 번의 실수로 끝나는 종목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실패 후 다음 런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가 관건이다. 속도를 더 낼지, 첫 에어 높이를 조절할지, 회전축을 안정적으로 가져갈지, 그랩을 확실히 잡을지 판단해야 한다. 최가온이 마지막 시기에서 보여준 반전은 멘털만의 승리가 아니었다. 이미 몸에 들어간 루틴이 있었고, 실패했을 때 다시 꺼낼 수 있는 기준점이 있었다.
- 2023년 X게임 슈퍼파이프 최연소 우승
- 2023년 12월 FIS 월드컵 우승으로 성인 무대 경쟁력 확인
- 2024년 훈련 중 허리 부상과 긴 재활
- 2026년 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90.25점 금메달
이 흐름을 보면 최가온 집이라는 키워드는 결국 회복과 반복의 장소로 읽힌다. 부상으로 멈췄던 시간, 다시 몸을 올리는 시간, 가족과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 모두 경기력의 일부가 된다. 팬들이 보고 싶은 건 침실 구조가 아니라, 선수가 다시 일어서는 방식이다.
학교와 일상까지 이어진 선수의 기반
최가온은 세화여고 재학 선수로 알려져 있고, 올림픽 뒤에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돌아간 모습도 보도됐다. 이 장면이 꽤 좋았다.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가 다시 교실로 들어간다는 건, 화려한 금메달과 평범한 일상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이니까. 근데 이 균형이 생각보다 어렵다.
엘리트 스포츠에서 10대 선수는 빨리 스타가 된다. 팬덤도 생기고, 인터뷰도 많아지고, 후원도 따라온다. 하지만 몸은 아직 성장 중이고, 부상 위험은 늘 있다. 최가온도 손목과 허리 부상 이슈를 겪었다. 그래서 집과 학교, 의료 지원, 매니지먼트가 함께 맞물리는 구조가 더 중요해졌다. 올댓스포츠와 의료 후원 소식이 나온 것도 이 선수의 다음 단계를 생각하면 의미가 크다.
기록을 좋아하는 팬 입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여기다. 최가온은 이미 최연소 기록을 여러 번 바꿨지만, 앞으로의 경쟁은 ‘얼마나 더 오래 정상권에 머무르느냐’로 넘어간다. 10대 천재에서 장기 집권형 선수로 가려면 기술 난도뿐 아니라 회복력, 시즌 운영, 심리적 안정감이 같이 올라와야 한다.
최가온 집이 궁금한 이유는 결국 사람 때문이다
스포츠 팬들이 선수의 집을 궁금해하는 건 대개 두 가지 감정이 섞여 있다. 하나는 스타가 어디에서 자랐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이고, 다른 하나는 그 출발점이 평범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다. 최가온의 경우 후자가 더 크게 느껴진다. 가족이 함께 보드를 탔고, 아버지가 긴 시간 옆에서 움직였고, 학교와 훈련을 오가며 세계 무대에 닿았다. 그 과정이 기록보다 더 오래 남는다.
나는 최가온 집을 ‘어디’가 아니라 ‘어떤 리듬’으로 기억하고 싶다. 장비를 챙기고, 눈 상태를 확인하고, 실패한 런을 다시 떠올리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리듬 말이다. 90.25점은 경기장에서 찍힌 숫자지만, 그 숫자를 가능하게 한 시간은 훨씬 이전부터 쌓였을 것이다. 그래서 최가온을 볼 때마다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보다, 집에서부터 설원까지 이어진 긴 동선이 먼저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