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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올림픽 쇼트 70.07점, 점수표를 다시 봤더니 보인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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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올림픽 쇼트 70.07점, 점수표를 다시 봤더니 보인 장면들

얼마 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기록지를 다시 보다가, 이해인의 70.07점에서 시선이 꽤 오래 멈췄다. 피겨 점수는 그냥 높고 낮음으로만 보면 금방 지나가지만, 70점대 초반이라는 숫자는 묘하다.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어 보여도,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톱10 안쪽에 들어가는 힘을 증명한 점수였기 때문이다.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37.61점, 구성점수 32.46점을 받아 총점 70.07점을 기록했다. 순위는 29명 중 9위. 국제빙상경기연맹 기록 기준으로 1위 나카이 아미의 78.71점과는 8.64점 차이였고, 8위 이사보 레비토의 70.84점과는 불과 0.77점 차이였다. 그러니까 이 점수는 단순히 ‘잘했다’보다 더 미묘하다. 상위권 문턱 바로 아래에서 버틴 점수였다.

70.07점이 애매하지 않았던 이유

피겨 여자 싱글 쇼트에서 70점은 꽤 선명한 기준선이다. 완벽한 메달권 점수라고 하긴 어렵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위치다. 특히 올림픽 쇼트는 점수 자체보다 순위 밀도가 중요하다. 이해인 주변을 보면 7위 루나 헨드릭스 70.93점, 8위 레비토 70.84점, 10위 니나 페트로키나 69.63점이었다. 7위부터 10위까지가 1.30점 안에 묶였다.

이런 구간에서는 점프 하나의 회전 판정, 스핀 레벨 하나, 스텝 시퀀스의 가산점 작은 차이가 순위를 흔든다. 팬 입장에서는 답답할 정도로 촘촘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살아 있는 점수다. 이해인의 70.07점은 프리에서 순위를 올릴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점수였고, 실제로 그는 프리스케이팅 140.49점까지 더해 총점 210.56점, 최종 8위로 올라섰다.

점수표에서 먼저 봐야 할 건 TES와 PCS의 균형

이해인의 쇼트 70.07점은 기술점수 37.61점과 구성점수 32.46점으로 나뉜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기술점수가 완전히 무너진 경기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 토루프 회전 부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기술점수는 37점대를 지켰다. 올림픽이라는 무대 압박을 감안하면 꽤 단단한 방어였다.

PCS 32.46점도 이해인의 현 위치를 보여준다. 상위권 선수들과 비교하면 아직 더 끌어올릴 여지가 있지만, 프로그램의 분위기와 스케이팅 흐름이 점수에서 완전히 외면받은 건 아니다. 1위 나카이 아미는 기술점수 45.02점으로 크게 앞섰고, 2위 사카모토 가오리는 구성점수 37.15점으로 존재감을 만들었다. 이해인의 기록은 그 둘의 장점 중 어느 한쪽으로 폭발한 경기라기보다, 실수를 크게 키우지 않고 전체를 붙잡은 경기였다.

9위라는 순위가 만든 프리의 계산

쇼트 9위는 심리적으로 꽤 복잡한 자리다. 앞을 보면 70점대 선수들이 촘촘히 붙어 있고, 뒤를 보면 60점대 후반 선수들이 바로 따라온다. 무리해서 대역전을 노리기보다, 프리에서 자기 구성의 성공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판단이 더 중요해지는 자리다. 실제로 이해인은 프리에서 140.49점을 받으며 쇼트보다 더 큰 점수 흐름을 만들었다.

  • 쇼트프로그램: 70.07점, 9위
  • 프리스케이팅: 140.49점, 8위권 점수 흐름
  • 총점: 210.56점, 최종 8위
  • 한국 여자 싱글 올림픽 톱10 계보에 이름을 추가

이 흐름이 중요하다. 쇼트에서 70점을 넘긴 뒤 프리에서 140점대를 찍으면 총점 210점대가 열린다. 피겨에서 200점은 상위권 경쟁의 입장권에 가깝고, 210점대는 올림픽 톱10을 말할 수 있는 점수다. 이해인은 바로 그 구간에 들어갔다.

한국 여자 싱글 기록 흐름 안에서 본 이해인

한국 여자 싱글의 올림픽 톱10은 그냥 자주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 김연아가 밴쿠버와 소치에서 만든 기준, 최다빈의 평창 7위, 유영의 베이징 5위, 김예림의 베이징 8위 이후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 이해인의 이름이 들어갔다. 연합뉴스 보도에서도 이해인의 최종 8위가 한국 여자 싱글 올림픽 톱10 사례로 언급됐다.

물론 세대마다 채점 경향도 다르고, 프로그램 구성도 다르다. 그래서 단순히 순위만 놓고 누가 더 낫다고 말하는 건 거칠다. 다만 이해인의 70.07점은 ‘한국 여자 싱글이 올림픽 쇼트에서 70점대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흐름을 다시 이어준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지아도 같은 쇼트에서 65.66점으로 프리에 진출했고, 한국 여자 싱글이 한 명의 에이스에게만 기대지 않는 구조로 가고 있다는 신호도 있었다.

숫자 뒤에 남은 아쉬움과 가능성

솔직히 70.07점은 박수만 치고 지나가기엔 아쉬움도 남는 점수다. 콤비네이션 점프 회전 판정이 더 깨끗했다면 71점대, 상황에 따라 72점대까지도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그 아쉬움 때문에 이 기록이 더 흥미롭다. 완벽해서 나온 최고점이 아니라, 손실을 안고도 70점을 넘긴 경기였으니까.

피겨를 오래 보다 보면 좋은 경기의 기준이 조금 달라진다. 클린 여부만 보는 게 아니라, 실수 이후 점수가 얼마나 버텼는지, 프로그램 전체가 얼마나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다음 경기로 이어질 발판을 만들었는지를 보게 된다. 이해인의 올림픽 쇼트 70.07점은 그런 의미에서 꽤 오래 곱씹을 만한 숫자다. 화려한 메달 장면은 아니었지만, 선수의 현재 위치와 다음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기록이었다. 이런 점수 하나가 나중에 커리어를 다시 읽을 때 의외로 중요한 줄이 되기도 한다.

이해인 올림픽 쇼트 70.07점, 점수표를 다시 봤더니 보인 장면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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