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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9일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전 다시 봤더니, 11-3보다 더 컸던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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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9일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전 다시 봤더니, 11-3보다 더 컸던 숫자들

얼마 전 2026년 05월 09일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경기를 다시 보는데, 점수 11-3만 보면 그냥 한화의 대승처럼 보였지만 흐름은 꽤 야구다웠습니다. 전날 한화가 5시간 5분짜리 연장 승부 끝에 8-9로 졌다는 배경까지 붙이면, 이 경기는 단순한 1승이 아니라 다음날 팀이 어떤 식으로 반응했는지를 보여준 표본에 가깝습니다.

전날의 피로를 숫자로 지운 경기

경기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렸고, 결과는 한화 이글스의 11-3 승리였습니다. 이닝별 흐름은 LG가 3회초 2점을 먼저 냈고, 한화가 3회말 곧바로 2점을 따라붙은 뒤 4회와 5회에 각각 2점씩 더했습니다. 스코어보드로 보면 LG 002 001 000, 한화 002 220 05X. 딱 중반부터 홈팀 쪽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간 경기였습니다.

경기 후 전적도 흥미롭습니다. 한화는 15승 20패가 됐고, LG는 22승 13패로 여전히 상위권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한 경기만 놓고 팀의 체급을 뒤집어 읽기보다는, 한화가 전날의 아쉬움을 얼마나 빠르게 털어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더 맞습니다. 긴 연장전 다음날에 14안타와 홈런 2개를 쳤다는 건 체력보다 타석의 집중력이 먼저 살아났다는 신호였습니다.

페라자의 135m 홈런, 분위기를 되돌린 한 방

LG는 3회초 1사 이후 4연속 안타로 2점을 먼저 뽑았습니다. 원정팀이 선취점을 가져가면 전날 이긴 흐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죠. 그런데 한화는 바로 다음 공격에서 페라자의 투런 홈런으로 2-2를 만들었습니다. 기록상 시즌 6호였고, 비거리는 135m로 전해졌습니다.

사실 야구에서 동점 홈런은 점수 이상입니다. 특히 전날 무너진 팀 입장에서는 “오늘도 끌려간다”는 느낌을 끊어야 합니다. 페라자의 홈런은 딱 그 역할을 했습니다. LG 선발 치리노스가 2회까지 큰 위기 없이 버티던 흐름도 이 한 방 이후 흔들렸습니다.

4회가 이 경기의 갈림길이었다

한화가 진짜 경기를 잡은 건 4회말이었습니다. 볼넷 2개와 안타가 섞이며 만든 2사 만루에서 황영묵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렸습니다. 2-2에서 4-2. 대량 득점은 아니었지만 선발 복귀전을 치르던 치리노스에게는 꽤 무거운 2점이었습니다.

치리노스의 최종 기록은 3⅔이닝 4실점. 투구 수는 82개였고, 4피안타 3볼넷 1사구 4탈삼진으로 남았습니다. 팔꿈치 통증 이후 23일 만의 복귀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작정 실패로만 볼 수는 없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볼넷이 나왔다는 흐름은 LG 쪽에서 꽤 아프게 남았을 장면입니다.

왕옌청의 6⅓이닝, 깔끔함보다 버티기의 가치

한화 선발 왕옌청은 아주 압도적인 투구를 한 건 아니었습니다. 6⅓이닝 동안 7안타와 볼넷 3개를 내줬고, 탈삼진은 4개였습니다. 그런데 실점은 3점으로 묶었습니다. 이런 날의 선발은 예쁘게 이기는 투수가 아니라, 위기를 통과하면서 불펜을 살려주는 투수에 가깝습니다.

  • 왕옌청: 6⅓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
  • 치리노스: 3⅔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4탈삼진 4실점
  • 한화 타선: 14안타, 홈런 2개, 11득점
  • LG 타선: 3회 2점, 6회 1점 이후 추가 득점 실패

LG에도 기회는 있었습니다. 7회초 1사 1, 3루에서 송찬의가 병살타로 물러났고, 8회초에도 1사 1, 2루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건 8회말이지만, 실제로 LG가 다시 붙을 수 있었던 문은 7회와 8회초에 열려 있었습니다. 그 문을 닫은 쪽이 한화 불펜이었고, 놓친 쪽이 LG 타선이었습니다.

8회 5득점은 쐐기라기보다 선언이었다

6-3으로 앞선 8회말, 한화는 황영묵과 이원석의 연속 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페라자가 희생번트를 대며 1사 2, 3루. 여기서 문현빈이 우월 3점 홈런을 날렸습니다. 시즌 7호 홈런이었고, 스코어는 단숨에 9-3이 됐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은 것도 중요했습니다. 노시환의 2루타, 상대 실책, 김태연의 볼넷으로 이어진 만루에서 이도윤이 2타점 적시타를 보태며 11-3이 됐습니다. 한화 입장에서는 전날 연장 패배의 감정이 남아 있을 법한데, 8회 공격은 감정보다 실행에 가까웠습니다. 볼넷으로 판을 만들고, 번트로 주자를 옮기고, 장타와 적시타로 끝냈습니다.

LG에 남은 아쉬움과 한화가 얻은 힌트

LG는 패했지만 완전히 빈손은 아니었습니다. 손주영이 시즌 첫 등판에서 2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최고 구속 151km까지 찍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긴 시즌에서 이런 복귀 투수의 컨디션은 당장의 1패와 따로 봐야 합니다.

반대로 한화는 허인서 3안타 1타점 2득점, 황영묵 2안타 2타점 2득점, 문현빈 2안타 3타점, 이도윤 3안타 2타점으로 하위와 중위 타순이 넓게 터졌습니다. 특정 선수 한 명의 원맨쇼가 아니라 여러 타석에서 계속 압박이 이어졌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강팀을 상대로 이기려면 홈런도 필요하지만, 결국 상대 투수에게 쉴 타순을 주지 않는 날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이 경기는 11-3이라는 점수보다 더 많은 말을 합니다. LG는 상위권 팀답게 초반과 중반에 반격 루트를 만들었지만 결정타가 부족했고, 한화는 전날의 긴 패배를 다음날 타석의 질로 덮었습니다. 야구는 하루 전 감정이 다음날 그대로 이어질 것 같다가도, 페라자의 한 방과 왕옌청의 6⅓이닝 같은 숫자 앞에서 꽤 담담하게 방향을 바꿉니다. 이런 경기 때문에 기록지를 다시 열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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