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박준영을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이름 하나에 커리어 세 갈래가 있었다

Last Updated :
박준영을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이름 하나에 커리어 세 갈래가 있었다

얼마 전 한화 경기 기록지를 넘기다가 박준영이라는 이름이 두 번 보이는 순간, 살짝 멈칫했습니다. 같은 팀에 같은 이름의 투수가 있고,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NC와 두산을 거친 내야수 박준영까지 있습니다. 그냥 이름만 검색하면 이야기가 섞이기 딱 좋죠. 그런데 기록을 나눠서 보면 각자의 색이 꽤 선명하게 갈립니다.

기록지에서 먼저 해야 할 일은 동명이인 구분

KBO 기록실 기준으로 현재 팬들이 자주 마주치는 박준영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2003년생 한화 우완 투수 박준영, 2002년생 한화 우완 투수 박준영, 그리고 1997년생 전 NC·두산 내야수 박준영입니다. 이름은 같지만 선수의 길은 완전히 다릅니다.

  • 2003년생 박준영: 190cm, 103kg의 체격을 가진 한화 투수. 2022년 한화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
  • 2002년생 박준영: 청운대 출신으로 2026년 한화 육성선수 입단. 1군과 퓨처스를 오가며 선발 자원을 테스트받은 투수.
  • 1997년생 박준영: 2016년 NC 1차 지명으로 출발해 투수에서 내야수로 길을 바꾼 선수. 두산에서도 뛰었습니다.

이름 하나만 놓고 보면 헷갈리지만, 숫자는 꽤 솔직합니다. 누가 어떤 단계에 있고, 어떤 숙제를 안고 있는지 기록이 먼저 말을 걸어옵니다.

2003년생 박준영, 구위의 흔적과 제구의 숙제

2003년생 한화 박준영은 체격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190cm, 103kg. 우완 투수에게 기대하게 되는 사이즈가 있습니다. 2026시즌 기록도 그 기대와 고민이 같이 보입니다. 37경기, 71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6.06, 2승 4패, 탈삼진 63개, 볼넷 41개, WHIP 1.53입니다.

탈삼진 63개는 그냥 지나치기 아깝습니다. 이닝 대비 삼진 생산은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볼넷 41개와 피홈런 11개입니다. 맞더라도 단타로 끝나면 버틸 수 있는데, 주자를 쌓아놓고 장타를 허용하면 평균자책점은 순식간에 불어납니다. 실제로 최근 10경기 구간에서는 38과 3분의 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7.51, 피홈런 8개가 찍혔습니다. 구위가 없는 투수의 기록이라기보다, 카운트 싸움에서 손해를 본 뒤 맞는 장면이 많았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흥미로운 건 상대별 편차입니다. 키움전 5경기에서는 9이닝 평균자책점 1.00, 피안타율 0.107로 꽤 강했습니다. 반대로 LG전 5경기 평균자책점 9.45, 두산전 피안타율 0.433은 아픕니다. 특정 팀을 상대로 무너졌다는 건 단순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구종 조합이나 승부 패턴이 읽혔을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합니다.

2002년생 박준영, 육성선수의 빠른 1군 체험

2002년생 박준영은 서사가 조금 다릅니다. 2026년 한화 육성선수로 들어왔고, 184cm, 87kg의 우완 투수입니다. 1군 성적은 15경기, 47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6.27, 2승 6패, 1홀드, 탈삼진 36개, 볼넷 25개입니다. 숫자만 보면 거칠죠. 그런데 이 선수는 데뷔 시즌이라는 맥락을 빼고 보면 안 됩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13경기 53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3.54, 5승 3패를 기록했습니다. 2군에서는 선발로 버틸 수 있는 기본값을 보여줬고, 1군에서는 타자들의 대응 속도와 실투 응징력을 몸으로 맞은 셈입니다. 1군에서 피홈런 10개, 사구 10개가 같이 나온 건 제구의 세밀함이 아직 숙제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득점권 피안타율 0.191은 꽤 재밌습니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완전히 무너진 투수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대신 주자 없는 상황에서 피홈런 8개를 맞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야구 팬 입장에서 좀 아깝습니다. 큰 위기에서 버티는 장면은 있는데, 평범한 출발점에서 장타 하나로 흐름을 내주는 장면이 반복됐다는 뜻이니까요.

1997년생 박준영, 투수에서 내야수로 남긴 궤적

1997년생 박준영은 또 다른 종류의 이야기입니다. 2016년 NC 1차 지명을 받았고, 원래는 투수 가능성도 크게 평가받았습니다. 실제 2016년에는 투수로 32경기, 33과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6.95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군 복무와 포지션 전환을 거치며 내야수로 커리어를 이어갔습니다.

타자로는 2025년까지 통산 378경기, 타율 0.216, 205안타, 24홈런, 108타점, 출루율 0.301, 장타율 0.352를 남겼습니다. 타율만 보면 평범하게 보일 수 있는데, 2023년 두산에서 138타석 4홈런, 장타율 0.417을 찍었고 2024년에도 7홈런, 장타율 0.409를 기록했습니다. 즉, 박준영의 타격은 고타율형이 아니라 하위 타순에서 한 방으로 균형을 바꾸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다만 수비 부담이 큰 내야수에게 통산 실책 40개, 특히 2022년 13개와 2025년 8개는 가볍지 않습니다. 이 선수의 커리어는 늘 장점과 단점이 같이 보였습니다. 포지션 전환에 성공한 운동능력, 의외의 장타, 그리고 안정감이라는 물음표가 같은 페이지에 붙어 있었습니다.

박준영이라는 이름이 남긴 다음 질문

박준영이라는 이름을 기록으로 따라가면, 야구가 얼마나 층이 많은 종목인지 다시 느끼게 됩니다. 2003년생 투수에게는 구위를 결과로 바꾸는 제구가 필요하고, 2002년생 투수에게는 2군의 안정감을 1군 타자 상대로 옮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1997년생 내야수는 포지션 전환 선수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보여준 사례로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이름이 더 흥미로운 쪽은 아직 현재진행형인 두 한화 투수입니다. 평균자책점 6점대라는 숫자는 차갑지만, 그 안에는 탈삼진, 득점권 억제, 상대별 편차처럼 다음 시즌을 해석할 재료가 남아 있습니다. 야구 기록은 실패를 박제하는 표가 아니라, 어떤 실패를 고치면 선수가 달라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도에 가깝습니다. 박준영이라는 이름은 그래서 그냥 검색어가 아니라, 성장과 전환과 생존이 겹쳐 있는 꽤 진한 야구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박준영을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이름 하나에 커리어 세 갈래가 있었다 - 요약
박준영을 기록으로 따라가봤더니, 이름 하나에 커리어 세 갈래가 있었다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6596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