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2군행 이후 숫자를 따라가 봤더니, 와이프 김연정까지 보인 묘한 시즌의 굴곡

얼마 전 KIA 경기 기록표를 넘기다가 하주석 이름에서 손이 멈췄다. 하주석 2군행이라는 단어만 보면 부진, 문책, 하락세 같은 이미지가 먼저 붙는데, 숫자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여기에 와이프 김연정이라는 이름까지 함께 따라붙으면서 이 시즌은 경기력과 생활의 변화가 한꺼번에 겹친 케이스가 됐다.
2군행은 한 장면보다 흐름에 가까웠다
하주석은 2026년 5월 9일 한화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날 LG전은 연장 11회, 5시간 6분짜리 혈투였고 한화는 8대 9로 졌다. 경기 중 아쉬운 주루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 장면으로 몰렸다. 그런데 감독 코멘트의 뉘앙스는 한 장면만 콕 집은 문책보다 최근 페이스 저하와 선수단 운용을 함께 본 결정에 가까웠다.
KBO 기록실 기준으로 하주석은 3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한화 1군에 등록돼 있었다. 42일이다. 이후 5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말소 기간이 이어졌고, 그 기간은 76일로 잡힌다. 야구에서 76일은 꽤 길다. 단순히 감을 조정하는 기간이라기보다 팀 내 자리, 기용 우선순위, 전술적 선택까지 모두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퓨처스 숫자는 오히려 살아 있었다
흥미로운 건 2군에서의 타격 기록이다. 하주석은 2026년 퓨처스리그에서 32경기 타율 0.327, 98타수 32안타, 출루율 0.412를 남겼다. 홈런은 1개, 장타율은 0.388이었다. 장타로 리그를 부수는 유형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공을 맞히고 출루하는 감각은 살아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하주석 2군행을 단순히 못해서 내려갔다고만 읽으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1군 내야는 항상 자리 싸움이다. 특히 유격수와 2루수는 수비 안정감, 타석 생산성, 주루 판단, 벤치 활용도까지 함께 본다. 어떤 선수는 2군에서 잘 쳐도 1군 콜업 타이밍을 못 잡는다. 반대로 1군에 있으면 기록이 조금 아쉬워도 수비와 경험 때문에 버틴다. 하주석은 딱 그 경계선에 오래 서 있던 선수다.
KIA 이적이 프레임을 바꿨다
7월 23일, 한화와 KIA는 하주석과 투수 이형범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한화는 불펜 보강과 내야 포지션 중복 해소를 이유로 들었고, KIA는 2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볼 수 있는 내야 자원이라는 점을 봤다. 그러니까 이 트레이드는 감정적인 방출이 아니라 서로 필요한 퍼즐 조각을 교환한 움직임에 가까웠다.
트레이드 당시까지 하주석은 2026시즌 1군 27경기에서 타율 0.256, 78타수 20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후 KIA 소속으로 다시 1군 무대에 섰고, KBO 기록실에 잡힌 시즌 성적은 62경기 타율 0.259, 197타수 51안타, 4홈런, 19타점, OPS 0.681 수준이다. 엄청난 반등이라고 부르긴 어렵지만, 완전히 무너진 숫자도 아니다. 특히 최근 10경기 합계 타율 0.270이 찍힌 구간을 보면 최소한 경기 감각을 다시 붙잡아가는 흐름은 보인다.
- 강점: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는 수비 활용도
- 부담: 삼진 55개와 득점권 타율 0.210
- 관전 포인트: 하위타선에서 출루와 장타 하나를 얼마나 섞어주느냐
와이프 김연정 이야기는 왜 계속 따라붙을까
하주석의 시즌이 더 드라마틱하게 보이는 이유는 와이프 김연정의 존재도 크다. 두 사람은 약 5년 열애 끝에 2025년 12월 6일 결혼했다. 김연정은 한화 치어리더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인물이고, 하주석도 한화에서 데뷔해 오래 뛴 선수였다. 팬 입장에서는 선수와 응원단의 상징적인 만남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결혼 7개월 만에 하주석이 KIA로 이적했다. 김연정이 한화 응원단 활동을 이어간다면 대전과 광주라는 생활 반경이 생긴다. 하주석도 이적 후 인터뷰에서 아내를 자주 못 보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솔직히 이 부분은 기록지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야구 시즌은 숫자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타율 0.259 뒤에는 이동 거리, 적응, 새 라커룸, 새 동료, 떨어져 지내는 신혼 생활 같은 현실적인 변수가 붙는다.
팬이 봐야 할 건 낙인보다 사용법이다
하주석을 볼 때 중요한 건 2군행이라는 낙인보다 지금 어떤 역할로 쓰일 수 있느냐다. 전성기 기대치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2012년 한화 1라운드 1순위, 큰 체격의 좌타 내야수, 한때 20도루 이상을 찍었던 운동능력까지 생각하면 팬들이 더 높은 그림을 기대했던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30대 초반 내야수에게도 쓸모는 있다. 매일 중심타선을 치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내야 백업과 부분 선발, 좌타 카드, 경기 후반 수비 운영에서 값이 생긴다. KIA가 하주석에게 바라는 것도 아마 거기일 가능성이 크다. 타율보다 중요한 건 실책을 줄이고, 삼진을 관리하고, 한 번의 찬스에서 최소한 진루타나 외야 플라이를 만들어내는 쪽이다.
나는 하주석의 2026년을 실패한 시즌으로만 보긴 어렵다고 본다. 2군에 오래 있었고, 팀도 바뀌었고, 와이프 김연정과의 생활 리듬도 달라졌다. 그런데도 다시 1군 기록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야구는 늘 화려한 반등만 이야기로 남지 않는다. 때로는 애매한 숫자 속에서 버티는 선수의 시간이 더 오래 기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