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서준원 기록을 다시 펼쳐봤더니, 123경기보다 크게 남은 공백

Last Updated :
서준원 기록을 다시 펼쳐봤더니, 123경기보다 크게 남은 공백

얼마 전 KBO 기록실에서 2019년 롯데 투수 기록을 넘기다가 서준원 이름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2000년생 1차 지명 투수의 흔한 성장통처럼 보이는데, 그 뒤의 흐름까지 따라가면 이야기가 꽤 무겁게 바뀝니다.

첫인상은 부산의 1차 지명 사이드암이었다

서준원은 경남고 출신으로 2019년 롯데 자이언츠 1차 지명을 받았습니다. 계약금은 3억5000만 원. 당시 롯데 팬들이 기대할 만했습니다. 185cm 체격의 우완 옆구리 투수, 부산 연고 학교 출신, 고교 무대에서 이미 이름값을 만든 투수였으니까요.

프로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33경기에 나왔다는 점도 그냥 넘길 수 없습니다. 고졸 신인이 97이닝을 던졌다는 건 구단이 꽤 진지하게 기회를 줬다는 뜻입니다. 성적은 4승 11패, 평균자책점 5.47. 예쁘게 포장하기는 어렵지만, 19세 투수의 첫 시즌으로 보면 경험치가 상당히 많이 쌓인 해였습니다.

네 시즌 숫자는 기대와 불안을 같이 말한다

KBO 정규시즌 기준 서준원의 통산 기록은 123경기, 318과 3분의 2이닝, 15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6입니다. 탈삼진은 202개, 볼넷은 121개, 피홈런은 34개였습니다. 이 숫자를 보면 장점과 약점이 동시에 튀어나옵니다. 던질 기회는 꾸준히 받았지만, 압도적인 안정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 2019년: 33경기, 97이닝, 4승 11패, 평균자책점 5.47
  • 2020년: 31경기, 107과 3분의 2이닝, 7승 6패, 평균자책점 5.18
  • 2021년: 26경기, 54이닝, 1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7.33
  • 2022년: 33경기, 60이닝,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0

사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시즌은 2020년입니다. 107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개인 최다 7승을 올렸고, 선발 자원으로 버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피홈런 16개와 5점대 평균자책점이 같이 붙어 있었습니다. 투구 폼의 희소성은 분명한 무기였지만, 타순이 한두 바퀴 돈 뒤에도 계속 통할 만큼 정교했는지는 다른 문제였습니다.

2022년은 작게 방향을 튼 시즌이었다

2021년의 평균자책점 7.33은 꽤 아픈 숫자입니다. 54이닝 동안 46실점, 피안타 72개. 공이 맞아 나가는 빈도가 높았고, 이닝을 길게 먹는 선발로 보기에는 흔들림이 컸습니다. 그런데 2022년에는 평균자책점을 4.80까지 낮췄습니다. 60이닝, 45탈삼진, 피홈런 3개. 아주 화려한 반등은 아니어도, 불펜과 롱릴리프를 오가는 투수로는 다시 쓸 만한 여지를 만든 시즌이었습니다.

근데 스포츠 기록에서 흥미로운 건 이런 지점입니다. 2022년의 서준원은 완성형 선발이라기보다, 활용법을 다시 찾는 투수에 가까웠습니다. 선발로 오래 끌고 가기엔 위험 부담이 있었고, 짧게 쓰면 특유의 각도와 타이밍 싸움이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롯데 입장에서는 2000년생 투수에게 아직 시간을 더 줄 이유가 있었죠.

기록표 밖에서 커리어가 멈췄다

하지만 서준원의 프로 기록은 2022년에서 멈췄습니다. 2023년 3월 롯데는 그를 방출했고, KBO는 같은 달 참가활동 정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후 법원에서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으로 2023년 9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고, 2024년 10월 항소심에서도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KBO 상벌위원회는 2025년 3월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무기실격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이 대목은 단순한 부진이나 부상 공백과 다릅니다. 스포츠 팬으로서 기록을 볼 때도 선을 분명히 그어야 합니다. 15승, 202탈삼진, 1차 지명이라는 숫자는 선수의 재능을 말해주지만, 그 숫자가 경기장 밖의 책임까지 덮어주지는 못합니다.

재능보다 오래 남는 것은 책임이다

서준원의 기록을 다시 보면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쉽게 올라옵니다. 20대 초반에 이미 300이닝 넘게 던진 투수였고, 2022년에 조금 다른 쓰임새를 찾는 듯한 흐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줄이 없습니다. 보통 선수 기록표의 빈칸은 부상, 군 복무, 이적 같은 이유로 설명되지만, 이 경우에는 전혀 다른 무게를 갖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서준원이라는 이름은 이제 유망주 회고담으로만 다루기 어렵습니다. 숫자는 남았고, 공백도 남았습니다. 좋은 구위는 선수를 출발선에 올려놓지만, 프로라는 이름을 오래 지탱하는 건 경기장 안팎의 책임입니다. 그래서 그의 기록표는 재능의 가능성보다, 그 가능성이 얼마나 쉽게 멈출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차가운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서준원 기록을 다시 펼쳐봤더니, 123경기보다 크게 남은 공백 - 요약
서준원 기록을 다시 펼쳐봤더니, 123경기보다 크게 남은 공백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6625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