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정용 트레이드설 부인 뒤 기록을 다시 봤더니
얼마 전 야구 커뮤니티를 넘기다가 이정용 이름 옆에 ‘트레이드’라는 단어가 붙은 걸 보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LG 트윈스를 오래 본 팬이라면 이 선수가 단순한 불펜 한 명으로만 읽히지 않는다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LG 트윈스 이정용 트레이드설 부인은 그냥 해프닝 하나가 아니라, 팀이 어떤 투수 자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드러낸 장면에 가까웠습니다.
루머가 커진 건 약해서가 아니라 쓸모가 많아서였다
트레이드설은 의외로 가치가 있는 선수에게 더 잘 붙습니다. 시장에서 아무도 탐내지 않을 선수라면 이름이 크게 돌 이유도 적죠. 이정용은 1996년생 우완 투수, 2019년 LG 1차 지명, 성남고와 동아대를 거쳐 들어온 자원입니다. KBO 기록실 기준 프로필만 봐도 186cm, 85kg 체격에 우투우타, 등번호 31번. 기본 재료부터 ‘활용 가능한 투수’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보직 이력입니다. 이정용은 필승조로도 뛰었고, 선발 전환도 경험했습니다. 2021년 66경기에 나서며 등판 수 리그 상위권에 올랐고, 2022년에는 22홀드로 불펜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2023년에는 37경기 86⅔이닝, 7승 2패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습니다. 선발 13경기에서도 4승 2패, 평균자책점 4.01. 이런 유형은 감독 입장에서 벤치에 두면 선택지가 늘어나는 투수입니다.
LG가 강하게 선을 그은 이유
2026년 5월 23일 스타뉴스 보도에서 LG 구단은 이정용을 트레이드 카드로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습니다. 애매한 톤이 아니었습니다. ‘시장 상황을 보겠다’ 같은 말도 아니고, 내부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쪽이었죠. 루머가 커진 시점이 5월 중순 이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단이 꽤 빠르게 불씨를 끈 셈입니다.
그때 이정용의 시즌 성적은 13경기, 승리 없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0이었습니다. 5월 22일 키움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남겼고, 당시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이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압도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팀은 성적표 한 줄만 보고 선수를 팔지 않습니다. 특히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국내 우완이라면 계산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숫자는 흔들렸지만 역할값은 남아 있었다
- 2021년: 66경기 등판으로 내구성과 가용성을 증명했습니다.
- 2022년: 22홀드로 승부처 불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2023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승 2패, 한국시리즈 4경기 4이닝 무실점으로 우승 흐름에 보탬이 됐습니다.
- 2026년: 최근 집계 기준 29경기 1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6.99, WHIP 1.92로 표면 성적은 분명 아쉬웠습니다.
솔직히 2026년 누적 성적만 보면 팬들이 답답할 만합니다. 피안타가 많고, WHIP가 2에 가까운 투수는 매 이닝이 편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현재 성적이 좋으냐’와 ‘지금 트레이드로 내보낼 카드냐’가 같은 질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성적이 내려간 시점에 파는 건 대체로 낮은 가격에 내놓는 선택이 됩니다. 팀이 정말 즉시 전력 타자를 받아오는 큰 판이 아니라면, LG 입장에서는 굳이 손해 보는 타이밍을 만들 이유가 적습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이런 투수는 계산이 복잡하다
리그를 보다 보면 선발도 되고 롱릴리프도 되는 투수가 얼마나 귀한지 자주 느낍니다. 외국인 투수 컨디션, 국내 선발 로테이션의 부상 변수, 더블헤더, 우천 취소 뒤 몰리는 일정까지 생각하면 1군에서 버틸 수 있는 투수 한 명은 단순한 평균자책점 이상입니다. 특히 LG처럼 상위권을 노리는 팀은 가을야구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5선발 하나가 무너지면 불펜이 타고, 불펜이 타면 다음 경기 운영까지 무너집니다.
다른 팀 시선에서도 이정용은 매력적인 카드였을 겁니다. 나이도 30세 시즌이라 완전히 베테랑으로 꺾인 구간이 아니고, 이미 큰 경기와 보직 변경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루머가 말이 안 되는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근데 말이 되는 이름이라는 것과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오른 선수라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번 부인 보도가 팬들에게 의미 있었던 이유도 그 지점에 있습니다.
팬심보다 프런트 계산에 가까운 이야기
저는 이번 일을 보면서 LG가 이정용을 ‘성적이 흔들리면 바로 바꿀 수 있는 카드’로 보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이정용도 계속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성적은 아닙니다. 2026년 기록은 본인이 다시 끌어올려야 할 숙제입니다. 다만 구단이 가진 투수층, 보직 유연성, 과거 성공 사례를 놓고 보면 지금 당장 내보내기엔 설명해야 할 게 너무 많은 선수입니다.
결국 이정용 트레이드설은 선수의 입지가 약해서 생긴 소문이라기보다, 오히려 여러 팀이 탐낼 만한 형태의 투수라서 커진 이야기로 보는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성적은 차갑고, 루머는 뜨겁고, 구단의 메시지는 단호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정용이 다시 마운드에서 숫자를 바꾸는 일입니다. 팬 입장에서는 그 과정이 가장 보고 싶은 장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