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김준홍·이승원·이영준이 병역 혜택 명단 밖에 남긴 진짜 이야기

Last Updated :
김준홍·이승원·이영준이 병역 혜택 명단 밖에 남긴 진짜 이야기

얼마 전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을 보다가 경기 종료 휘슬 뒤에 눈이 한 번 더 갔습니다. 한국이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낸 장면도 뜨거웠지만, 엔트리 23명 중 병역 혜택을 새로 받는 선수는 20명이라는 숫자가 더 오래 남더라고요. 김준홍, 이승원, 이영준. 이 세 이름은 우승 멤버였지만 혜택 대상에서는 빠졌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예비역이었기 때문입니다.

금메달보다 먼저 보였던 20이라는 숫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은 한국 축구의 흐름에서 꽤 큰 장면이었습니다.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결승에서 1-0 승리, 그리고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 이어 4회 연속 금메달. 결과만 놓고 보면 완벽한 시나리오에 가깝죠.

그런데 병역 혜택 관점으로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은 흔히 ‘군 면제’처럼 불리지만, 정확히는 예술·체육요원 편입에 가깝습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일정 기간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고, 별도의 공익복무 의무도 따르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미필 선수에게는 커리어의 방향을 바꿀 만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대표팀은 23명으로 구성됐고, 그중 김준홍, 이승원, 이영준은 이미 군 복무를 마친 선수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새로 얻는 병역 혜택은 없었습니다. 남은 20명이 혜택 대상이 된 배경이 여기 있습니다.

왜 군필 3명이 명단에 있었나

사실 이 대목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늘 병역 이슈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유럽 진출을 노리는 선수, K리그에서 입지를 키워야 하는 선수,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에게 금메달은 엄청난 동기입니다. 그래서 보통 팬들은 자연스럽게 ‘미필 선수를 최대한 많이 뽑는 게 맞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민성호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수만으로 명단을 채우기보다, 당장 토너먼트를 이길 수 있는 선수 구성을 택했습니다. 골키퍼 김준홍, 미드필더 이승원, 최전방 이영준은 모두 각 포지션에서 경기 운영의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카드였습니다.

  • 김준홍은 결승전에서 후반 일본의 날카로운 슈팅을 처리하며 1골 차 승부의 긴장을 버텼습니다.
  • 이승원은 중원에서 템포를 조절하고 압박 이후 첫 패스를 이어주는 역할이 컸습니다.
  • 이영준은 전방에서 버텨주고 상대 센터백을 묶는 유형이라 토너먼트에서 가치가 뚜렷했습니다.

병역 혜택이 없는 선수를 세 명이나 데려간 건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근데 금메달이 목표라면, 감독 입장에서는 ‘혜택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보다 ‘누가 이 경기들을 이기게 만들 수 있나’를 먼저 볼 수밖에 없습니다.

U-20 세대가 다시 만든 연결고리

세 선수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2023 FIFA U-20 월드컵 4강 세대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한국은 점유율에서 밀리는 경기에서도 버티고, 역습과 세트피스로 결과를 만들며 4강까지 올라갔습니다. 그 팀에서 김준홍은 골문을 지켰고, 이승원은 주장 완장을 차고 1골 4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이영준은 최전방에서 몸싸움과 마무리를 맡았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가진 팬이라면 이번 아시안게임 명단을 보고 묘한 기분이 들었을 겁니다. ‘아, 저 세대가 이제 성인 무대의 압박 속으로 들어왔구나’ 하는 느낌 말이죠. U-20 대회가 가능성을 보여주는 무대였다면, 아시안게임은 결과를 요구하는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세 선수는 혜택이 없는데도 그 무게를 같이 들었습니다.

혜택 밖의 선수가 팀 안에서 만든 가치

축구에서 숫자는 꽤 솔직합니다. 1-0은 한 골 차 승리이고, 4회 연속 금메달은 역사입니다. 23명 중 20명이라는 숫자는 병역 혜택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숫자가 다 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미 병역을 마친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와 우승 경쟁을 함께했다는 사실은, 이 팀이 단순한 ‘혜택 프로젝트’만은 아니었다는 쪽으로 읽힙니다.

물론 반대 시선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미필 유망주 한 명이라도 더 경험을 주는 게 낫지 않았냐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커리어에 주는 효과를 생각하면 그 아쉬움은 이해됩니다. 다만 토너먼트는 실험실이 아닙니다. 한 번 삐끗하면 은메달이고, 은메달은 병역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감독이 안정적인 골키퍼, 버틸 수 있는 최전방,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중원을 원했다면 그 선택에도 나름의 논리가 있습니다.

김준홍, 이승원, 이영준의 이번 금메달은 개인적으로 조금 다른 색깔로 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미래의 시간을 벌어준 금메달이었다면, 이 세 선수에게는 이미 치른 시간을 대표팀에 다시 투자한 대회였습니다. 혜택 명단에서는 빠졌지만, 우승의 문장 안에서는 빠지기 어려운 이름들입니다.

김준홍·이승원·이영준이 병역 혜택 명단 밖에 남긴 진짜 이야기 - 요약
김준홍·이승원·이영준이 병역 혜택 명단 밖에 남긴 진짜 이야기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6710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