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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를 다시 기록으로 봤더니, 이 투수는 왜 계속 궁금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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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를 다시 기록으로 봤더니, 이 투수는 왜 계속 궁금해질까

얼마 전 KBO 기록실에서 시라카와 이름을 다시 봤는데, 솔직히 숫자가 꽤 묘했습니다. 엄청난 지배력을 보여준 에이스도 아니고, 그렇다고 쉽게 지워지는 단기 외국인 투수도 아니었습니다. 2024년에 SSG와 두산을 거쳐 12경기 57⅓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5.65를 남겼고, 2026년 KIA에서는 17경기 79⅓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습니다. 두 시즌을 합치면 29경기 136⅔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5.07. 이 숫자만 보면 평범해 보이는데, 흐름을 따라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처음부터 특이했던 KBO 입성

시라카와는 출발선부터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와 달랐습니다. 2024년 SSG가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오면서 KBO 무대에 들어왔고, 이후 두산으로 옮겨 다시 기회를 받았습니다. 외국인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안정적인 로테이션 보장과 준비 기간인데, 시라카와는 그 두 가지를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바로 결과를 내야 했습니다.

그런 배경을 놓고 보면 2024년 12경기 57⅓이닝이라는 기록은 단순한 누적 숫자 이상입니다. 경기당 평균 이닝은 약 4.8이닝. 선발투수로 길게 끌고 가는 유형이라기보다는, 구위와 분위기로 버티되 볼넷이나 장타가 겹치면 급격히 흔들릴 수 있는 투수에 가까웠습니다. 실제로 2024년에는 46탈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 33개를 내줬습니다. 탈삼진 능력은 있었지만, 스트라이크존 안팎을 계속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죠.

2026년 KIA에서 보인 변화

2026년 KIA 유니폼을 입은 뒤 기록은 조금 더 흥미로워졌습니다. KBO 기록실 기준으로 17경기 79⅓이닝, 평균자책점 4.65, 피안타율 0.224, WHIP 1.37입니다. 평균자책점만 보면 중간 정도인데, 피안타율은 꽤 낮습니다. 맞으면 많이 맞는 투수가 아니라, 주자를 내보낸 뒤 제구와 장타 관리에서 손해를 본 쪽에 가깝습니다.

특히 볼넷 43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79⅓이닝에 43볼넷이면 경기 운영이 매번 편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탈삼진도 67개입니다. 공 자체가 통하지 않는 투수였다면 이런 삼진 수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라카와를 볼 때는 평균자책점 하나로 판단하면 조금 아쉽습니다. 타자를 압도할 재료는 있는데, 그 재료가 한 경기 안에서 계속 유지되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최근 10경기가 말해주는 롤러코스터

기록의 재미는 여기서 나옵니다. 최근 10경기 흐름을 보면 시라카와는 정말 극단적인 투구를 섞었습니다. 8월 19일 한화전에서는 6⅓이닝 2피안타 1실점, 9월 20일 NC전에서는 5이닝 무피안타 무실점까지 찍었습니다. 이런 경기는 팀 입장에서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만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반대편도 분명했습니다. 7월 23일 한화전 3이닝 5실점, 8월 25일 롯데전 4⅔이닝 5실점, 10월 4일 LG전 3⅓이닝 3실점처럼 초반부터 투구 수가 늘거나 장타를 허용하면 버티는 힘이 떨어졌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게 시라카와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좋은 날에는 선발 카드로 충분히 계산이 서고, 흔들리는 날에는 벤치가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투수. 팬 입장에서는 마음이 바쁘고, 기록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해석할 거리가 많습니다.

숫자 뒤에 남는 진짜 질문

시라카와의 2026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숫자는 평균자책점 4.65보다 피안타율 0.224와 볼넷 43개라고 봅니다. 피안타율은 타자가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는 뜻이고, 볼넷은 그 좋은 공을 늘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지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결국 문제는 구위가 아니라 반복성입니다.

  • 좋았던 지점: 낮은 피안타율, 준수한 탈삼진 생산,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활용 폭
  • 아쉬운 지점: 높은 볼넷 수, 짧아지는 이닝, 흔들릴 때 빠르게 커지는 실점
  • 관전 포인트: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과 3회 이후 제구 유지력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KIA는 시라카와를 영입할 때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KBO 경험이 있다는 점을 높게 봤습니다. 실제 기록도 그 판단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습니다. 완성형 선발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팀 마운드의 빈칸을 메울 수 있는 카드였고, 좋은 날의 위력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시라카와를 보는 재미는 아직 남아 있다

저는 시라카와 같은 투수를 볼 때 늘 기록표를 두 번 보게 됩니다. 첫 번째로는 평균자책점과 승패를 보고, 두 번째로는 왜 그 숫자가 나왔는지를 봅니다. 시라카와는 두 번째로 볼 때 더 재미있는 선수입니다. 136⅔이닝 동안 113탈삼진을 잡았고, 피안타는 125개로 이닝보다 적었습니다. 그런데 볼넷 76개와 피홈런 14개가 전체 그림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라카와의 이야기는 실패담으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KBO에서 살아남는 외국인 투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낯선 리그에 적응하는 속도, 존을 설득하는 능력, 흔들릴 때 한 타자만 더 잡아내는 힘. 기록은 냉정하지만, 그 안에는 꽤 많은 장면이 숨어 있습니다. 시라카와라는 이름이 팬들 사이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겁니다.

시라카와를 다시 기록으로 봤더니, 이 투수는 왜 계속 궁금해질까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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