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탈락, 윌 스미스 평행이론이 멈춘 밤

밀워키와 다저스의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을 보다가 2회에 이미 계산을 시작했다. 다저스가 4점 차로 앞섰고, 오타니 쇼헤이의 석 점 홈런까지 터졌다. 한 경기만 버티면 다음 경기가 있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났을 때 점수는 밀워키의 6대 4 승리였다. 다저스의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과 함께, 야구 팬들 사이에서 이어지던 ‘윌 스미스 평행이론’도 멈췄다.
4점 차 리드가 사라진 4차전
현지시간 2026년 10월 15일, 다저스는 탈락 위기의 4차전에서 2회말 4대 0을 만들었다. 앤디 파헤스가 먼저 한 점을 냈고 오타니가 주자 둘을 불러들였다. 오타니에게는 8월 18일 이후 처음 나온 홈런이었다. 홈구장 분위기가 살아날 만했다.
밀워키의 반격은 한 번에 끝나지 않았다. 4회 두 점, 5회 두 점으로 동점을 만들더니 6회 개릿 미첼의 솔로 홈런으로 앞섰다. 9회에는 데이비드 해밀턴이 한 점을 더 보탰다. 다저스가 만든 4대 0은 여유 있는 리드처럼 보였지만, 밀워키는 이닝마다 조금씩 그 간격을 지웠다. MLB 기록대로라면 밀워키는 4연승으로 내셔널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다저스는 홈에서 시리즈를 마쳤다.
포수 윌 스미스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8회말 2루타를 쳤고 상대 실책을 틈타 한 베이스를 더 갔다. 하지만 동점 주자가 득점권에 있던 그 이닝에서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다. 전날 3차전도 묘하게 닮았다. 스미스가 6회 역전 2타점 2루타로 다저스를 2대 1까지 끌어올렸지만, 바로 다음 이닝 밀워키가 홈런 두 방으로 다시 앞섰다. 두 경기 모두 스미스의 장타 뒤에 승리가 오지 않았다.
같은 이름 두 명이 이은 6년의 우승 기록
‘윌 스미스 평행이론’은 예언이라기보다 동명이인이 만들어 낸 재미있는 기록이다. 한 명은 다저스의 포수, 다른 한 명은 왼손 불펜 투수다. MLB가 집계한 두 선수의 월드시리즈 우승 연도를 나란히 놓으면 빈칸이 없다.
- 2020년: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
- 2021년: 애틀랜타 투수 윌 스미스
- 2022년: 휴스턴 투수 윌 스미스
- 2023년: 텍사스 투수 윌 스미스
- 2024년: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
- 2025년: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
같은 선수가 6연패를 한 것은 아니다. 2020년과 2024~2025년은 포수가, 사이의 세 시즌은 투수가 우승팀에 있었다. 특히 투수 스미스는 애틀랜타, 휴스턴, 텍사스에서 3년 연속 우승 반지를 얻었다. 서로 다른 세 팀에서 이어진 기록이라 이름의 우연이 더 극적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포수 스미스가 이 이야기를 직접 연장했다. 토론토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1회에 앞서가는 홈런을 쳤고 다저스는 5대 4로 이겼다. 이름만 우승 명단에 올린 해와는 무게가 다르다. 그 한 방 덕분에 ‘윌 스미스가 있는 팀이 또 우승했다’는 농담에는 실제 경기 장면까지 붙었다.
기록보다 길게 남을 다저스의 공격 흐름
2026년에는 그 이름을 다시 월드시리즈까지 데려갈 팀이 다저스였다. 하지만 밀워키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4경기를 모두 가져가며 2020년부터 이어진 6년 연속 기록은 끊겼다. 다저스가 2024년과 2025년 연속 우승한 뒤 맞은 탈락이라 체감도 컸다. 밀워키에는 지난해 같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다저스에 4연패로 물러난 기억이 있었다. 이번에는 정확히 반대 결과를 만들었다.
승부를 이름의 징크스로 설명할 수는 없다. MLB 집계에서 다저스 타선은 이번 포스트시즌 득점권에서 43타수 5안타에 그쳤다. 안타율로는 약 0.116이다. 주자를 보내 놓고도 점수로 연결하지 못한 장면이 쌓였다는 뜻이다. 선발진도 밀워키와의 네 경기에서 합계 18이닝 13자책점, 평균자책점 6.50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앞선 두 시즌에 버텨 낸 약점을 이번에는 밀워키가 놓치지 않았다.
솔직히 이 숫자들을 보고 나면 ‘평행이론이 깨졌다’는 말은 경기의 제목 정도로 들린다. 3차전 스미스의 2루타와 4차전 오타니의 홈런은 분명 반짝였지만, 그다음 이닝까지 흐름을 지키지는 못했다. 다음에 같은 이름의 선수가 우승팀에 등장하면 이 기록도 다시 화제가 될 것이다. 그래도 이번 시리즈를 떠올릴 때 내게 먼저 남는 장면은 이름보다, 4점 차를 따라잡으며 매 이닝 승부를 바꾼 밀워키의 타석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