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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타르 30분 지각 논란을 다시 보니 골이 더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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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타르 30분 지각 논란을 다시 보니 골이 더 눈에 띄었다

경기 기록을 다시 보다가 4대1이라는 점수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30분 지각’이라는 말이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과 카타르가 나란히 늦게 경기장에 도착했다니, 처음엔 선수단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다. 그런데 경위를 따라가 보니 경기 전 이동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 뒤의 90분은 또 다른 이야기다. 한국은 전반에만 세 골을 넣으며 카타르를 4대1로 꺾었다.

두 팀이 함께 늦은 이유

9월 15일 경기는 일본 나고야의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렸다. 연합뉴스가 전한 대표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과 카타르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 대신 인근 야구장으로 향했다. 운전기사가 목적지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서 두 팀 모두 예정된 도착 시각보다 약 30분 늦었다.

여기서 구분할 숫자가 있다. ‘30분’은 선수단의 경기장 도착이 늦어진 시간이다. 경기 자체가 30분 늦게 시작됐다는 뜻으로 읽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두 팀에 같은 이동 문제가 생겼다는 점도 중요하다. 어느 한 팀이 시간을 어겨 상대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줬다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가벼운 해프닝으로만 넘길 일도 아니다. 경기장에 도착하면 선수들은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고, 마지막 지시를 듣는다. 이동이 밀리면 그 순서가 촉박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지연이 실제 준비 시간이나 경기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공개된 기록만으로 재기 어렵다. 원인으로 확인된 건 버스의 목적지 착오이고, 경기력에 관한 평가는 그다음 문제다.

전반 7분에 드러난 한국의 답

어수선한 이동 뒤 첫 골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반 7분, 엄지성이 김지수의 후방 패스를 받아 왼쪽 뒷공간으로 들어간 뒤 선제골을 넣었다. 초반부터 수비 뒤 공간을 노린 움직임이 득점으로 이어진 장면이다. 경기 전 변수 때문에 한국의 출발이 무뎌질 수 있다는 걱정은 적어도 스코어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반 20분의 두 번째 골은 성격이 달랐다. 카타르 수비가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틈을 보이자 엄지성이 빼앗아 마무리했다. 첫 골이 침투와 패스의 호흡이었다면, 두 번째는 상대 실수를 곧장 득점 기회로 바꾼 골이었다. 같은 선수가 넣었지만 기회를 만든 경로는 달랐다.

전반 추가시간 1분에는 이승원의 크로스를 받은 엄지성이 수비를 제치고 세 번째 골까지 넣었다.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선발 명단에서 엄지성은 23세 초과 와일드카드 선수였다. 전반 해트트릭은 그 경험을 대표팀 공격에 보태려던 선택이 첫 경기부터 큰 성과를 낸 사례로 볼 만하다. 물론 한 경기의 세 골만으로 대회 전체의 공격력을 단정할 수는 없다.

4대1에서 놓치기 쉬운 후반 흐름

전반이 3대0으로 끝나자 승부는 한국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후반 21분에는 김명준이 추가골을 넣어 격차를 네 골로 벌렸다. 엄지성의 해트트릭에 공격수 김명준의 득점까지 더해졌다는 점은 반갑다. 득점이 한 선수에게만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 스코어의 ‘1’도 봐야 한다. 카타르는 후반 40분 한 골을 만회했다. 큰 점수 차로 앞서는 동안에도 세트피스와 수비 집중은 끝까지 챙겨야 한다는 장면이었다. 이 한 번의 실점만으로 수비 전체를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전반의 화려한 세 골만 기억하면 경기 기록의 한쪽을 놓치게 된다.

숫자를 이어 놓으면 흐름이 선명하다. 한국은 7분과 20분에 앞서 나갔고, 전반 종료 직전에 세 번째 골로 격차를 키웠다. 후반 66분 네 번째 골을 넣은 뒤 85분에 실점했다. 늦은 도착이 경기 초반 한국의 득점력을 떨어뜨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기록이다. 반대로 4대1이라는 결과만으로 이동 문제가 선수들에게 아무 영향도 없었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지각 논란 뒤에 남은 기록

이 경기가 열린 D조는 한국,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가 속한 세 팀 조였다. 대한축구협회 안내대로 조 상위 두 팀이 8강에 오르는 방식이어서 첫 경기 승리의 무게도 컸다. 한국은 카타르전에서 승점 3점과 세 골의 득실 차를 챙겼고,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전도 2대0으로 이겼다. 아시아축구연맹 기록을 보면 대회 마지막에는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그래도 카타르전의 출발을 떠올리면 우승 결과만으로 그날의 이동 착오를 덮고 싶지는 않다. 선수들이 준비할 시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건 대회 운영의 기본이다. 동시에 기록은 한국이 어수선한 시작 뒤에도 빠르게 득점했고, 전반에 승부를 기울였으며, 막판에는 한 골을 내줬다고 말해 준다. 내게는 그 네 장면을 함께 보는 편이 ‘30분 지각’이라는 자극적인 말보다 그 경기를 더 정확하게 기억하는 방법이다.

한국·카타르 30분 지각 논란을 다시 보니 골이 더 눈에 띄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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