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1일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가 웃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났을 때, 5차전은 한 점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KIA가 4차전 역전승으로 시리즈를 2승 2패로 맞췄기 때문이다. 그런데 11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흐름은 예상보다 일찍 기울었다. 삼성은 1회와 2회에 4점을 뽑았고, KIA는 끝내 그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최종 점수는 삼성 6대 1. 한국시리즈행이 걸린 경기에서 초반 득점과 선발 투수의 긴 이닝이 얼마나 큰 힘인지 보여준 승부였다.
첫 두 이닝에 잡은 주도권
삼성은 1회말 김지찬의 안타와 구자욱의 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2사 1, 2루에서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쳤다. 한 점뿐이었지만, 최종전의 첫 득점을 선발 올러에게서 가져왔다는 의미가 있었다. KIA로서는 다음 이닝을 짧게 끊고 타선에 반격할 시간을 주는 게 중요해졌다.
2회말에는 그 계획이 어긋났다. 1사 후 강민호가 안타로 출루했고 이재현의 2루타가 이어졌다. 2, 3루에서 김지찬이 2타점 적시타를 쳤다. 김지찬은 도루로 다시 득점권에 들어갔고, 박승규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한 이닝에 3점. 삼성 타자들이 안타로 기회를 만들고, 주루로 압박을 이어가고, 다음 안타로 점수를 더하는 과정이 끊기지 않았다.
KIA 선발 올러의 기록은 2이닝 6피안타 4실점이다. 앞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삼성에 4⅔이닝 5실점으로 패했는데, 다시 만난 5차전에서는 더 빨리 내려왔다. 두 경기의 결과만으로 투수 한 명에게 시리즈 패배를 돌릴 수는 없다. 다만 최종전에서 KIA가 초반부터 4점을 따라가야 했다는 사실은 이후 타석의 부담을 크게 만들었다.
후라도의 7이닝은 숫자보다 길었다
삼성 선발 후라도는 7이닝 동안 공 95개를 던져 5안타와 볼넷 2개를 허용했다. 탈삼진은 3개, 실점은 1점이었고 자책점은 없었다. 삼진을 쌓아 올리는 투구라기보다 주자를 내보낸 뒤에도 큰 이닝을 허용하지 않는 투구였다. 초반에 얻은 리드를 7회까지 지켜냈으니 삼성은 불펜에 맡겨야 할 구간도 짧아졌다.
후라도에게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3회초 KIA는 하주석이 실책으로 출루한 뒤 박재현의 3루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때 점수는 4대 1. 한 번만 더 주자를 모으면 경기의 온도가 달라질 수 있는 차이였다. 하지만 후라도는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KIA가 5안타에 그친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안타 수 자체보다 기회를 연속 득점으로 잇지 못한 점이었다.
6회초 장면이 특히 선명하다. 삼성의 3루수 실책으로 김도영이 출루했고, 나성범의 안타까지 나오며 KIA는 1사 1, 2루를 만들었다. 후라도는 김선빈과 한준수를 연달아 삼진으로 잡았다. 한 점만 들어와도 다시 압박을 걸 수 있던 순간에 KIA의 공격이 멈췄다. 후라도가 6회말 추가 득점 이전에 직접 막아낸 고비라는 점에서 더 컸다.
김지찬의 기록에 담긴 공격의 흐름
김지찬은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6점 중 절반을 직접 불러들였고, 자신도 세 차례 홈을 밟았다. 2회에는 주자를 들여보낸 뒤 도루와 박승규의 안타로 다시 득점했다. 타점과 득점이 같은 선수의 기록에 함께 쌓인 이유가 한 장면에 들어 있다.
6회말에는 2사 2루에서 김지찬의 타구가 KIA 좌익수 카스트로의 판단 실수와 겹치며 3루타가 됐다. 삼성의 다섯 번째 점수가 들어왔고, 박승규가 곧바로 안타를 쳐 6대 1로 벌렸다. 수비 실수는 타구 하나에서 나왔지만, 앞서 주자가 득점권에 있었기에 실점으로 연결됐다. 반대로 삼성은 상대가 흔들린 직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삼성은 11안타, KIA는 5안타였다. 삼성에는 김지찬 외에도 박승규가 2안타 2타점, 최형우가 2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KIA는 3회부터 양현종을 투입해 경기를 붙잡으려 했지만 초반 4실점의 간격을 뒤집지는 못했다. 8회 이승민, 9회 원태인이 차례로 등판하면서 삼성은 후라도가 내려간 뒤에도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5차전이 남긴 두 팀의 다음 장면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후라도는 이번 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고, 두 경기 13⅔이닝 동안 자책점 2점으로 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5차전 한 경기만 잘 던진 것이 아니라, 삼성이 시리즈를 다시 균형으로 돌리고 마지막 승리를 얻는 두 지점에 모두 있었다.
KIA에도 4차전 역전승으로 최종전까지 끌고 간 저력이 있었다. 그래서 5차전의 1대 6이 시리즈 전체를 설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발이 2이닝 만에 내려갔고, 6회초의 반격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삼성은 초반 기회를 점수로 바꾸고 위기를 막아낸 반면, KIA는 추격할 만한 장면을 만들고도 다음 한 타를 얻지 못했다. 11월 1일의 기록을 다시 보면, 승부가 갈린 자리는 점수판의 마지막 줄보다 그 몇 번의 연결에 더 가까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