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6일 KT 삼성 기록을 다시 보니

경기 기록을 다시 볼 때면 저는 점수보다 안타와 볼넷부터 확인합니다. 2026년 11월 6일 KT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도 그랬어요. KT는 7안타, 삼성은 4안타였는데 결과는 삼성의 5대1 승리였습니다. 더 많이 쳤는데도 네 점 차로 졌다는 사실이 이 경기의 흐름을 꽤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선취점은 KT였지만 2회에 흐름이 뒤집혔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KT는 출발이 좋았습니다. 1회초 선두타자 김민혁이 2루타로 나갔고, 2사 후 힐리어드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불러들였죠. 원정팀이 먼저 점수를 냈으니 초반 분위기를 잡을 기회였습니다.
삼성은 곧바로 응수했습니다. 1회말 김지찬의 안타와 구자욱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최형우가 적시타를 쳐 1대1을 만들었습니다. 이어진 만루에서는 병살타가 나와 더 달아나지 못했어요. 그런데 그 아쉬움이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승부가 기운 장면은 다음 이닝에 나왔습니다.
2회말 소형준은 이재현과 류지혁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지찬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에 몰렸습니다. 김성윤의 유격수 땅볼 때 삼성이 앞서갔고, 2사 1·3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3루타를 터뜨려 점수는 4대1이 됐습니다. 안타 하나에 앞선 볼넷 세 개가 쌓인 끝에 나온 3점이었습니다.
안타 7대4보다 눈에 띈 사사구 1대8
경기 전체 기록을 보면 KT가 안타에서는 7대4로 앞섰고, 두 팀 모두 실책은 없었습니다. 반면 사사구는 KT 1개, 삼성 8개였습니다. 삼성의 4안타만 보면 타선이 잠잠했던 경기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주자를 내보내는 방법까지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삼성은 적은 안타를 득점 기회에 집중시켰고, KT는 안타를 치고도 주자를 충분히 불러들이지 못했습니다.
소형준의 투구가 특히 아쉽습니다. 최종 기록은 6이닝 3피안타 5볼넷 6탈삼진 4실점. 3회부터 6회까지는 네 이닝 연속으로 타자를 모두 잡아냈습니다. 초반만 지나면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뜻이죠. 실제로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삼성이 기록한 안타는 세 개뿐이었습니다. 다만 한국시리즈처럼 한 이닝의 무게가 큰 경기에서는 초반 볼넷 다섯 개와 2회 실점을 뒤늦은 호투로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KBO에 실린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강철 감독도 소형준의 초반 제구를 짚었습니다. 3회 이후 투구가 좋아진 덕분에 불펜 소모를 줄였다는 평가도 함께 남겼죠. 패전투수의 기록 안에 아쉬움과 다음 경기를 위한 버팀목이 동시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후라도의 7이닝이 KT의 추격 시간을 줄였다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1회에 점수를 줬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7이닝을 채웠습니다. 108구를 던져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 사사구는 없었습니다. KT가 안타를 못 친 경기는 아니었어요. 다만 후라도가 공짜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니 안타가 연속되지 않는 한 점수로 이어지기 어려웠습니다.
KT에도 반격할 장면은 있었습니다. 7회초 1사 후 대타 장진혁이 2루타를 쳤고,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졌던 최원준이 대타로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뜬공으로 물러났고, 이어 나온 이정훈도 땅볼에 그쳤습니다. 한 번의 장타가 추격의 시작이 될 수 있었던 이닝이 무득점으로 끝난 거죠. 이후 8회는 이승민, 9회는 김태훈이 막았습니다. KT는 1회 득점 뒤 여덟 이닝 연속 점수를 내지 못했습니다.
박승규의 한 방과 2승 1패의 무게
삼성은 2회 이후 한동안 추가 안타를 내지 못했지만 8회말 박승규가 대타 솔로 홈런을 날렸습니다. 최형우 대신 들어선 타석에서 나온 한 방으로 점수는 5대1. 구자욱의 2회 2타점 3루타가 승부를 벌린 타격이었다면, 박승규의 홈런은 남아 있던 추격 가능성을 더 낮춘 타격이었습니다.
이 승리로 삼성은 한국시리즈 전적 2승 1패가 됐습니다. KBO에 따르면 역대 한국시리즈가 1승 1패였을 때 3차전 승리팀은 18번 중 16번 우승했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과거의 결과이지 남은 경기의 확정된 답은 아닙니다. 이날만 놓고 제가 오래 기억할 숫자는 오히려 7대4와 1대8입니다. KT가 안타를 더 쳤는데도 삼성은 더 자주 주자를 내보냈고, 결정적인 순간 그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야구에서 ‘얼마나 쳤나’만큼 ‘언제, 어떤 상황에서 쳤나’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3차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