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연봉 숫자를 따라가봤더니, 전북 이적의 진짜 무게가 보였다

경기보다 먼저 연봉표가 말을 걸 때가 있다
얼마 전 K리그 연봉 자료를 다시 보는데, 이승우 이름 옆에 찍힌 15억9000만원이라는 숫자가 꽤 오래 눈에 남았다. 그냥 “많이 받네”로 끝낼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다. 수원FC에서 전북 현대로 옮긴 뒤, 이승우가 어떤 기대값을 안고 뛰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격표에 가까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2025시즌 연봉 현황 기준으로 이승우는 국내 선수 1위였다. 여기서 말하는 연봉은 단순 기본급만이 아니다. 기본급에 출전수당, 승리수당, 공격포인트 수당, 기타 옵션을 더한 실지급액 기준이다. 그러니까 팬들이 흔히 떠올리는 “계약서상 고정 연봉”보다 경기 참여와 성과가 반영된 숫자에 가깝다.
재밌는 건 흐름이다. 이승우는 2023시즌 수원FC 소속으로 11억1000만원을 기록해 국내 선수 연봉 상위권에 있었다. 그리고 2025시즌에는 전북에서 15억9000만원까지 올라갔다. 단순 차액만 4억8000만원, 비율로 보면 약 43% 상승이다. K리그 안에서 이미 스타였던 선수가 다시 한 번 프리미엄을 인정받은 셈이다.
왜 이승우 연봉은 이렇게 커졌을까
사실 이승우 연봉을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득점 숫자다. 수원FC 시절 그는 2022시즌 리그 35경기 14골 3도움, 2023시즌 35경기 10골 3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복귀 초반의 의심을 경기력으로 지워낸 시기였다. 특히 수원FC처럼 전력 규모가 리그 최상위권은 아닌 팀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든 건 시장에서 꽤 강한 신호다.
2024시즌 전북 이적 전까지도 수원FC에서 18경기 10골 2도움이었다. 시즌 절반도 지나기 전에 두 자릿수 득점에 도달했다는 건, 공격수에게 붙는 가격이 왜 높아지는지 설명해준다. 득점은 가장 비싼 능력이다. 관중을 부르고, 흐름을 바꾸고, 감독의 전술 선택지를 넓힌다. 이승우는 그걸 기록으로 보여줬다.
근데 전북 이적 뒤에는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2024시즌 전북에서는 리그 12경기 2골 4도움, 2025시즌에는 리그 25경기 4골 1도움으로 기록만 놓고 보면 수원FC 시절의 폭발력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전북은 그에게 국내 최고 연봉을 지급했다. 이건 단순히 직전 득점만 산 값이 아니라, 경기장 안팎의 존재감과 우승을 노리는 팀의 공격 옵션 가치까지 반영한 금액으로 읽힌다.
15억9000만원은 K리그에서 어느 정도인가
2025시즌 K리그1 선수 1인당 평균 연봉은 3억1176만5000원이었다. 국내 선수 평균은 2억3781만8000원이었다. 이승우의 15억9000만원은 K리그1 전체 평균의 약 5.1배, 국내 선수 평균의 약 6.7배다. 이 정도면 “잘 받는 선수”가 아니라 구단이 리그 최상위 자원으로 분류했다는 뜻이다.
- 2023시즌 이승우 연봉: 11억1000만원
- 2025시즌 이승우 연봉: 15억9000만원
- 2025시즌 K리그1 국내 선수 평균 연봉: 2억3781만8000원
- 2025시즌 K리그1 전체 선수 평균 연봉: 3억1176만5000원
다른 국내 선수들과 비교해도 위치가 분명하다. 2025시즌 국내 선수 연봉 상위권은 이승우 15억9000만원, 김영권 14억8000만원, 조현우 14억6000만원, 박진섭 12억3000만원, 주민규 11억2000만원 순이었다. 포지션을 보면 더 흥미롭다. 수비수, 골키퍼, 스트라이커, 공격형 자원이 섞여 있다. K리그에서 연봉 상위권은 단순히 공격수 독식 구조가 아니다. 그 안에서 이승우가 1위라는 건 스타성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연봉 대비 활약, 냉정하게 보면
솔직히 팬 입장에서는 15억9000만원이라는 숫자를 보면 기대치가 확 올라간다. 매 경기 선발, 매달 공격포인트, 중요한 경기 한 방. 이런 그림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그래서 이승우의 전북 생활은 늘 숫자와 시선이 같이 따라붙는다. 득점이 없으면 연봉이 먼저 소환되고, 벤치에서 시작하면 활용법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축구에서 연봉 대비 가치를 골 수로만 재단하면 놓치는 게 생긴다. 이승우는 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는 움직임, 상대 수비를 끌고 나오는 플레이, 박스 근처에서 파울을 유도하는 장면으로 경기의 결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수원FC 시절에는 팀이 그를 중심으로 공격을 설계했다면, 전북에서는 여러 고액 자원과 역할을 나눠야 한다. 같은 선수라도 전술적 사용법이 달라지면 숫자는 흔들린다.
그렇다고 면죄부를 줄 필요도 없다. 국내 최고 연봉 선수라면 결국 큰 경기에서 눈에 보이는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전북처럼 우승과 아시아 무대까지 보는 팀에서는 “잘했다”의 기준이 다르다. 10번의 괜찮은 연결보다 한 번의 결정적 마무리가 더 크게 기억되는 무대다.
이승우 연봉이 말해주는 K리그의 변화
이승우의 연봉을 보고 있으면 K리그가 스타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해외파 타이틀이나 이름값이 먼저였다면, 지금은 리그 안에서 실제로 증명한 시즌들이 가격을 만든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라는 서사를 갖고 있지만, 15억9000만원의 직접적인 근거는 수원FC에서 만든 2022년 14골, 2023년 10골, 2024년 전반기 10골 같은 K리그 기록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이 숫자는 꽤 상징적이다. 전북은 이승우에게 단순한 흥행 카드 이상의 값을 매겼고, 이승우는 그 값을 계속 경기장에서 설명해야 한다. 연봉은 과거의 보상인 동시에 미래의 청구서다. 팬들이 그의 터치 하나, 교체 타이밍 하나까지 예민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는 이승우 연봉 논쟁이 꽤 건강한 이야기라고 본다. 선수에게 높은 기대를 거는 리그가 됐고, 팬들도 이제 이름값보다 생산성과 맥락을 같이 본다. 15억9000만원이라는 숫자가 부담으로만 남을지, 전북에서 다시 한 번 커리어의 기준점을 끌어올린 장면으로 기억될지는 결국 다음 경기들의 기록지가 말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