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두산 이병헌 기록을 다시 봤더니, 2024년의 확신과 2025년의 숙제가 같이 보였다

Last Updated :
두산 이병헌 기록을 다시 봤더니, 2024년의 확신과 2025년의 숙제가 같이 보였다

얼마 전 두산 불펜 기록을 다시 훑어보다가 이병헌 이름에서 손이 멈췄다. 그냥 ‘왼손 불펜 유망주’라고 부르기엔 이미 꽤 많은 이닝을 던졌고, 그렇다고 완성형 필승조라고 단정하기엔 숫자가 아직 흔들린다. 그래서 더 재밌다. 이 선수는 결과보다 흐름을 같이 봐야 이야기가 살아난다.

2024년은 분명한 점프였다

이병헌의 2024시즌은 두산 팬들이 기억할 만한 구간이었다. KBO 기록 기준으로 77경기, 65와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2.89, 6승 1패 1세이브 22홀드. 불펜 투수에게 77경기는 가볍게 넘길 숫자가 아니다. 단순히 많이 나온 정도가 아니라, 팀이 접전에서 믿고 부를 수 있는 투수였다는 뜻에 가깝다.

특히 2023년과 비교하면 변화가 또렷하다. 2023년에는 36경기 27이닝, 평균자책점 4.67, 5홀드였다. 그런데 1년 뒤 등판 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홀드는 22개까지 뛰었다. 평균자책점도 4점대 중반에서 2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이 정도면 성장이라는 말보다 ‘역할이 바뀌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

숫자 안쪽의 불안 요소도 있었다

근데 2024년 기록을 좋게만 보면 조금 아쉽다. 65와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이 34개였다. 삼진은 57개. 좌완 불펜으로서 탈삼진 능력은 분명히 있었지만, 볼넷이 완전히 낮은 투수는 아니었다. 피안타도 61개라서 주자를 깔고 버티는 장면이 적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평균자책점 2.89가 나온 건 위기관리와 장타 억제가 어느 정도 맞물렸기 때문이다. 피홈런은 3개였다. 불펜 투수에게 홈런 억제는 체감보다 훨씬 크다. 볼넷 하나가 있어도 담장을 넘기지 않으면 한 타자, 한 타자 끊어갈 여지가 생긴다. 이병헌의 2024년은 바로 그 지점에서 버틴 시즌이었다.

2025년 하락은 왜 더 크게 느껴졌을까

2025년 기록은 꽤 차갑다. 22경기 13이닝, 평균자책점 6.23, 4홀드. 전년도 77경기 22홀드에서 내려온 낙폭이 컸다. 숫자만 보면 단순 부진처럼 보이지만, 사실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이닝과 등판 수의 감소다. 팀이 맡기는 상황이 줄었거나, 컨디션과 신뢰 사이에서 조정이 있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내용도 깔끔하진 않았다. 13이닝 동안 볼넷 10개, 삼진 9개였다. 불펜 투수에게 볼넷이 삼진보다 많은 흐름은 부담스럽다. 좌타자 한 명을 막으러 올라와도 카운트가 불리해지면 벤치의 계산이 복잡해진다. 솔직히 평균자책점보다 이 비율이 더 찝찝하다. 구위가 살아 있어도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지 못하면 활용 폭은 좁아진다.

그래도 쉽게 지우기 어려운 이유

이병헌은 2003년생 좌완이다. 프로 기록이 이미 188경기, 144이닝까지 쌓였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3.94, 홀드는 38개다. 어린 좌완이 1군 불펜에서 이 정도 경험치를 쌓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실패한 경기까지 포함해 접전, 연투, 좌우 매치업, 만루 상황 같은 장면을 몸으로 겪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 2022년: 9경기 5이닝, 1군 적응의 시작
  • 2023년: 36경기 27이닝, 불펜 옵션으로 확장
  • 2024년: 77경기 65와 3분의 1이닝, 필승조급 활용
  • 2025년: 22경기 13이닝, 제구와 신뢰 회복 과제

이 흐름을 보면 이병헌은 ‘터질까 말까’의 선수가 아니라, 이미 한 번 중요한 역할을 해낸 뒤 다음 단계를 요구받는 선수에 가깝다. 2024년이 우연인지, 아니면 다시 재현 가능한 기준선인지를 증명해야 하는 구간이다.

두산 불펜에서 이병헌의 자리는 아직 남아 있다

두산 입장에서 좌완 불펜은 늘 귀하다. 선발이 긴 이닝을 먹지 못하는 날, 우타 중심 타선을 상대하다가도 경기 후반에는 반드시 좌타 라인이 걸린다. 그때 벤치가 바로 꺼낼 수 있는 좌완 카드가 있느냐 없느냐는 경기 운영의 질을 바꾼다.

이병헌이 다시 올라서려면 거창한 변화보다 카운트 싸움이 먼저다. 초구 스트라이크, 볼넷 억제, 좌타자 상대 승부구의 확신. 이 세 가지가 맞으면 평균자책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볼넷이 계속 많으면 좋은 공을 갖고도 짧은 이닝만 맡는 투수로 묶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두산 이병헌을 볼 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미 보여준 시즌’이 있다는 점이다. 기대만 있는 선수가 아니라 77경기 22홀드라는 실제 장면을 남긴 투수다. 그래서 2025년의 흔들림도 끝이라는 느낌보다는, 다음 기록이 어떤 방향으로 찍힐지 기다리게 만드는 구간처럼 보인다. 두산 불펜의 무게가 다시 그의 왼손에 실리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평균자책점보다 첫 타자와의 승부를 먼저 보게 될 것 같다.

두산 이병헌 기록을 다시 봤더니, 2024년의 확신과 2025년의 숙제가 같이 보였다 - 요약
두산 이병헌 기록을 다시 봤더니, 2024년의 확신과 2025년의 숙제가 같이 보였다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5991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