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샬리송 21.8m 파운드 이적합의설을 보며, 토트넘의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봤다

얼마 전 히샬리송 관련 이적설을 보다가 숫자 하나에서 눈이 멈췄다. 21.8m 파운드. 토트넘이 에버턴에서 데려올 때 붙었던 최대 60m 파운드 규모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이 금액은 단순한 이적료가 아니라 꽤 씁쓸한 성적표처럼 보인다.
물론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공식 발표’와 ‘합의 보도’를 구분하는 일이다. 영국 현지 매체와 이적시장 전문 보도에서 거론되는 금액이 21.8m 파운드 선이라면, 토트넘은 히샬리송을 더 이상 원금 회수 대상으로 보기보다 선수단 재편을 위한 정리 자산으로 판단했다는 뜻에 가깝다.
60m 파운드 기대값과 21.8m 파운드 현실값
히샬리송은 2022년 에버턴에서 토트넘으로 옮길 때 기본 50m 파운드, 옵션 포함 최대 60m 파운드 규모로 평가받았다. 당시만 해도 이유는 분명했다. 프리미어리그 적응이 끝난 공격수였고, 에버턴에서는 공식전 152경기 53골 14도움이라는 꽤 단단한 생산성을 남겼다.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쓸 수 있는 카드였다.
그런데 토트넘에서의 흐름은 기대와 다르게 흘렀다. 첫 리그 시즌 1골이라는 숫자는 너무 컸다. 공격수에게 첫 시즌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이적료가 60m 파운드급이면 기다림의 폭이 좁아진다. 특히 토트넘은 손흥민,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가 있던 팀이었다. 히샬리송은 주전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로테이션의 질을 높여야 하는 선수였는데, 실제로는 부상과 리듬 저하가 반복됐다.
기록으로 보면 문제는 골 수만이 아니었다
히샬리송을 평가할 때 단순히 골이 적었다고만 말하면 조금 얕다. 사실 그는 압박, 경합, 박스 안 움직임에서는 여전히 쓸모가 있는 선수다. 문제는 토트넘이 그에게 원했던 역할이 ‘쓸모 있는 공격수’가 아니라 ‘승점으로 연결되는 공격수’였다는 점이다.
- 에버턴 시절에는 팀 공격의 중심축에 가까웠다.
- 토트넘에서는 손흥민, 케인, 이후 새 공격 자원들과 역할이 겹쳤다.
- 부상 공백이 길어지면서 연속 출전으로 감각을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했다.
- 중앙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를 오가는 장점이 오히려 확실한 주전 포지션 부재로 이어졌다.
이런 선수는 감독 입장에서 참 애매하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박스 안에서 몸을 던지고, 상대 센터백을 귀찮게 만들고, 세컨드볼 싸움에도 관여한다. 근데 시즌 전체 운영표에 넣으면 계산이 어렵다. 어느 시점에 몇 경기 연속으로 뛸 수 있는지, 10골 이상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지, 큰 경기에서 선발로 밀어붙일 수 있는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21.8m 파운드가 말해주는 시장의 냉정함
21.8m 파운드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 보면 주전급 공격수의 최고가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재능은 있지만 리스크가 있는 선수, 혹은 계약 기간과 부상 이력을 감안해 할인된 선수에게 붙는 가격대에 가깝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아쉬운 금액이지만, 사는 쪽에서는 꽤 합리적인 베팅일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히샬리송의 나이다. 1997년생이라 공격수로서 완전히 내려갈 시기는 아니다. 몸 상태만 관리된다면 2~3년은 충분히 반등을 노릴 수 있다. 특히 라인을 낮게 서는 팀보다 박스 안 공급이 많은 팀, 측면 크로스와 빠른 전환이 살아 있는 팀이라면 히샬리송의 장점은 다시 보일 수 있다.
반대로 토트넘은 더 기다리기 어려운 쪽으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크다. 공격진 재편에는 돈이 필요하고, 임금 구조도 봐야 한다. 선수의 이름값보다 실제 가용 경기 수와 전술 적합성이 더 중요해진 팀이라면, 21.8m 파운드라도 지금 움직이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토트넘 팬이 복잡한 이유
히샬리송은 미워하기 어려운 선수였다. 경기장에서 감정 표현이 크고, 골을 넣으면 에너지가 확 살아난다. 손흥민과의 관계에서도 팬들이 좋아할 만한 장면이 많았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에서 호감과 성과는 끝내 따로 계산된다.
토트넘 팬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은 ‘터질 듯하다가 다시 멈춘’ 흐름이다. 몇 경기 연속으로 득점 감각이 올라오나 싶으면 부상이 나오고, 다시 돌아오면 팀 전술이 바뀌어 있다. 공격수에게 리듬은 기록만큼 중요하다. 90분을 뛰며 몸으로 상대 수비를 읽고, 다음 경기에서 그 감각을 이어가야 숫자가 쌓인다. 히샬리송은 그 사이클을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완전한 실패라고만 부르긴 어렵다
솔직히 이 이적을 실패로만 잘라 말하면 선수의 맥락이 사라진다. 그는 여러 포지션을 커버했고, 팀이 흔들리는 시기에 거친 역할도 맡았다. 다만 이적료와 기대치를 기준으로 보면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60m 파운드급 영입은 결국 골, 출전 시간, 큰 경기 영향력으로 평가받는다. 그 기준에서 21.8m 파운드 이적합의설은 시장이 내린 냉정한 재평가다.
히샬리송이 떠난다면 토트넘에는 숙제가 남는다.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문제가 아니다. 손흥민 이후의 공격 구도, 중앙 공격수의 득점 책임,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는 자원의 우선순위까지 다시 맞춰야 한다. 이름값 큰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시즌 30경기 이상 계산 가능한 공격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이 21.8m 파운드라는 숫자는 작아 보이지만, 이야기의 크기는 작지 않다. 히샬리송 개인에게는 커리어를 다시 선명하게 만들 기회이고, 토트넘에는 비싼 영입이 왜 늘 좋은 영입은 아닌지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다. 팬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때로는 이런 이별이 선수와 팀 모두에게 더 정확한 다음 장면을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