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UFC Fight Night 276 다시 봤더니, 앨런의 25분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다

Last Updated :
UFC Fight Night 276 다시 봤더니, 앨런의 25분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다

얼마 전 UFC Fight Night 276 결과표를 다시 보다가, 단순히 ‘아놀드 앨런이 판정으로 이겼다’고 넘기기엔 이 경기의 온도가 꽤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인 이벤트는 2026년 5월 16일 라스베이거스 Meta APEX에서 열린 페더급 5라운드 경기였고, 랭킹 7위 앨런이 랭킹 12위 멜키자엘 코스타를 상대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가져갔습니다. 점수는 50-45, 50-45, 49-46. 숫자만 보면 완승인데, 실제 흐름은 ‘화려한 폭발’보다 ‘위험을 줄이는 운영’에 가까웠습니다.

앨런이 이긴 방식은 조용했지만 분명했다

아놀드 앨런은 원래 한 방으로 장면을 지배하는 타입이라기보다, 거리와 타이밍을 차곡차곡 쌓는 선수에 가깝습니다. UFCStats 기준으로 경기 전 앨런의 유효타 적중은 분당 3점대, 방어율은 60% 안팎이었습니다. 공격량만 보면 코스타가 더 바빠 보일 수 있었지만, 앨런은 상대가 들어오는 순간의 각도와 첫 반응을 잘라내는 쪽에 강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 색깔이 나왔습니다. 1라운드에 넉다운 장면을 만들면서 초반 채점 인상을 가져갔고, 이후에는 무리하게 피니시를 쫓기보다 코스타의 리듬을 계속 끊었습니다. 사실 APEX 경기장에서 이런 운영형 5라운드 승리는 관중 반응만 놓고 보면 밋밋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랭킹 경쟁에서는 이런 승리가 꽤 큽니다. 상대의 장점을 크게 터뜨리지 못하게 만들고, 본인은 25분 내내 채점 우위를 유지했으니까요.

코스타의 6연승 흐름을 멈춘 의미

멜키자엘 코스타는 이 경기 전까지 상승세가 강했습니다. UFC 공식 프로필 기준으로 코스타는 KO/TKO 9승, 서브미션 8승, 판정 9승의 균형 잡힌 전적을 갖고 있었고, 타격과 그래플링 모두에서 끝낼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매치는 앨런에게 생각보다 까다로운 시험지였습니다. 랭킹은 앨런이 높았지만, 분위기는 코스타 쪽이 훨씬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앨런은 코스타가 좋아하는 혼전 구간을 길게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코스타는 전진하면서 킥과 펀치 조합으로 템포를 올리는 장면을 만들려 했지만, 앨런은 중심을 크게 잃지 않았고, 라운드가 갈수록 ‘누가 더 많은 장면을 소유했는가’에서 앞섰습니다. 특히 50-45가 두 장 나온 건 단순히 근소한 라운드를 모은 승리가 아니라, 심판 두 명이 5개 라운드 전부를 앨런 쪽으로 봤다는 뜻입니다.

최두호의 2라운드 TKO가 카드의 온도를 바꿨다

한국 팬 입장에서는 코메인 이벤트였던 최두호 대 다니엘 산토스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최두호는 2라운드 4분 29초에 펀치 TKO로 산토스를 잡았습니다. 1라운드 흐름이 마냥 편했던 경기는 아니었지만, 2라운드 막판에 승부를 뒤집듯 마감한 장면은 이 대회의 가장 선명한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습니다.

기록적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최두호는 이 승리로 UFC 내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페더급에서 다시 이름값을 숫자로 증명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예전의 최두호가 ‘맞불 놓는 타격전’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번 승리는 기다렸다가 정확히 몰아치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솔직히 팬들은 화끈한 난타전을 좋아하지만, 선수 커리어를 길게 보면 맞는 양을 줄이면서도 피니시를 만드는 방식이 훨씬 값집니다.

언더카드가 보여준 Fight Night 특유의 맛

UFC Fight Night 276은 메인 이벤트만 있는 카드가 아니었습니다. 카오스 윌리엄스는 니콜라이 베레텐니코프를 1라운드 3분 31초 TKO로 잡았고, 베나르도 소파이는 티미 쿠암바를 2라운드 2분 25초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끝냈습니다. 후안 디아스도 말콤 웰메이커를 2라운드 4분 8초 서브미션으로 꺾었습니다. 초반 피니시가 여럿 나오면서, 판정 메인 이벤트와 대비되는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 메인 이벤트: 아놀드 앨런, 멜키자엘 코스타에 5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
  • 코메인 이벤트: 최두호, 다니엘 산토스에 2라운드 TKO승
  • 주요 피니시: 카오스 윌리엄스, 베나르도 소파이, 후안 디아스의 인상적인 조기 승리
  • 채점 흐름: 앨런은 50-45 두 장을 받으며 확실한 라운드 관리 능력을 증명

이런 카드의 재미는 타이틀전처럼 거대한 서사가 없어도, 랭킹 중간 지대의 방향을 바꾼다는 데 있습니다. 앨런은 연패 분위기로 밀릴 수 있는 구간에서 다시 페더급 상위권에 남을 근거를 만들었고, 코스타는 패했지만 5라운드 메인 이벤트 경험을 얻었습니다. 최두호는 한국 팬들이 오래 기다린 ‘다시 올라가는 장면’을 결과로 남겼습니다.

페더급 판도에서 앨런의 위치는 여전히 흥미롭다

페더급은 늘 잔인할 정도로 촘촘합니다. 챔피언 경쟁권 바로 아래에 있는 선수들은 한 번 지면 멀어지고, 한 번 이겨도 곧바로 타이틀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앨런도 딱 그 구간에 있습니다. 그래서 코스타전 승리는 화려한 선언이라기보다, ‘아직 나를 지우면 안 된다’는 기록상의 표시였습니다.

근데 이런 승리가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5라운드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능력, 사우스포 특유의 거리 운영, 위기 때 급하게 무너지지 않는 침착함은 상위권 매치업에서 계속 통하는 자산입니다. 반대로 코스타는 이번 패배로 랭킹 상승 속도가 잠시 꺾였지만, 공격 옵션이 다양한 선수라 다음 상대에 따라 금방 다시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UFC Fight Night 276은 거대한 충격파를 만든 대회라기보다, 선수들의 현재 위치를 꽤 냉정하게 보여준 밤이었습니다. 앨런은 안정감으로, 최두호는 피니시로, 몇몇 언더카드 승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자기 이름을 남겼습니다. 저는 이런 Fight Night가 좋습니다. 결과표 한 줄보다 그 안의 흐름을 따라가면, 다음 매치업이 훨씬 더 잘 보이거든요.

UFC Fight Night 276 다시 봤더니, 앨런의 25분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다 - 요약
UFC Fight Night 276 다시 봤더니, 앨런의 25분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다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5993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