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정용 트레이드설, 완전 부인 이후 더 또렷해진 진짜 이야기

요즘 야구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한 줄짜리 루머가 경기 하나보다 더 크게 번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특히 이름값이 있고, 보직 활용도가 넓고, 팀 사정과도 맞물리는 선수라면 더 그렇죠. LG 이정용 트레이드설도 딱 그런 흐름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5월 23일 스타뉴스 취재 보도에서 LG 구단은 이정용 트레이드를 내부에서 논의하거나 카드로 고려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표현이 꽤 강했습니다. 애매한 부인이 아니라 완전 부인에 가까웠습니다.
루머가 커진 이유는 오히려 이정용의 가치 때문이었다
사실 트레이드설은 아무 선수에게나 붙지 않습니다. 팀 안에서 역할이 작거나 시장 가치가 낮으면 이름이 돌 이유도 별로 없죠. 이정용은 그 반대입니다. 1996년생 우완 투수, 2019년 LG 1차 지명, 186cm에 85kg 체격, 그리고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투수입니다. KBO 기록실 기준으로 그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정규시즌 통산 261경기, 330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습니다. 누적만 보면 압도적인 에이스형 숫자는 아니지만, 팀 운영 관점에서는 꽤 귀한 유형입니다.
LG처럼 상위권을 노리는 팀은 선발 5명만으로 시즌을 버티지 못합니다. 외국인 투수 변수, 국내 선발의 컨디션, 불펜 소모, 더블헤더와 우천 취소 이후 일정까지 생각하면 ‘한 명이 여러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투수’의 값어치가 올라갑니다. 이정용이 루머의 주인공이 된 것도 역설적으로 그만큼 교환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LG가 쉽게 뺄 수 없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한 보직의 흔적
이정용의 커리어는 한 가지 색으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2021년에는 66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2.97, 15홀드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65경기에서 22홀드, 평균자책점 3.34를 남겼습니다. 이때의 이미지는 확실히 불펜 쪽이 강했습니다. 접전에서 한 이닝을 막아내는 투수, 경기 후반 흐름을 넘겨주지 않는 투수였습니다.
그런데 2023년에는 그림이 달라졌습니다. 37경기에서 86과 3분의 2이닝을 던졌고, 7승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습니다. 이닝 수가 확 늘었다는 건 단순한 보직 변경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벤치가 그에게 더 긴 아웃카운트를 맡겼고, 적어도 일정 구간에서는 선발성 자원으로 계산했다는 뜻이니까요. 야구에서 이런 투수는 항상 귀합니다. 완성도보다 범용성이 먼저 팀을 살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2025년 기록도 단순히 나쁘게만 볼 수 없다
2025년 정규시즌 성적은 39경기 6승 1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5.03이었습니다. 평균자책점만 보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데 34이닝 동안 WHIP 1.29, 피홈런 3개, 볼넷 12개라는 세부 흐름을 같이 보면 완전히 무너진 시즌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상무 복귀 이후 바로 1군 전력으로 들어와 여러 상황을 떠안았다는 맥락도 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팀 우승 흐름에 보탬이 됐다는 점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LG가 굳이 부인을 강하게 한 배경
구단이 루머에 대응할 때는 표현 수위가 중요합니다. 그냥 “확인된 바 없다” 정도라면 여지를 남깁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내부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LG 입장에서는 선수단 분위기 관리도 필요했을 겁니다. 시즌 중반으로 가는 시점에 핵심 투수가 트레이드설에 계속 묶이면 선수 본인도, 코칭스태프도 피곤해집니다. 특히 이정용처럼 보직이 유동적인 투수는 멘털과 준비 루틴이 더 중요합니다.
또 하나는 시장 메시지입니다. 트레이드 루머가 계속 돌면 다른 구단도 ‘LG가 투수 카드를 열어둘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협상 테이블이 실제보다 흔들려 보입니다. LG가 빠르게 선을 그은 건 단순한 팬 달래기가 아니라, 선수 가치와 구단의 운영 방향을 동시에 보호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이정용은 2019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내부 육성 자원입니다.
- 2021년 66경기, 2022년 65경기를 소화하며 불펜 내구성을 보여줬습니다.
- 2023년에는 86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선발성 활용 가능성을 남겼습니다.
- 2025년에는 상무 복귀 후 39경기에서 6승과 7홀드를 기록했습니다.
- LG는 2026년 5월 보도에서 트레이드 검토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팬들이 봐야 할 지점은 ‘팔 것인가’보다 ‘어떻게 쓸 것인가’다
솔직히 팬 입장에서 트레이드설은 자극적입니다. 누가 오고, 누가 나가고, 어느 팀이 더 이득인지 따져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정용 건은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LG가 정말 봐야 할 문제는 이 선수를 시장에 내놓을지 여부가 아니라,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가장 안정적으로 줄 수 있느냐입니다.
이정용은 이미 필승조 경험이 있고, 긴 이닝 경험도 있고, 큰 경기에서 공을 던진 기억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보직이 자주 흔들릴수록 장점이 흐려질 위험도 있습니다. 구위가 좋은 날에는 짧게 강하게 쓰는 게 맞고, 팀 로테이션에 구멍이 났을 때는 4~5이닝을 버티는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이를 계속 오가면 시즌 전체 리듬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완전 부인은 단순히 루머 하나가 사라진 사건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LG가 이정용을 아직 팀 안에서 계산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트레이드 가능성보다 다음 등판에서 어떤 구속, 어떤 카운트 싸움, 어떤 보직으로 나오는지를 보는 게 더 흥미롭습니다. 숫자는 이미 힌트를 줬고, 남은 건 LG가 그 힌트를 얼마나 깔끔하게 경기 운영으로 바꾸느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