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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 트레이드설이 지나간 자리, LG 투수 가치를 다시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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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 트레이드설이 지나간 자리, LG 투수 가치를 다시 보게 됐다

얼마 전 LG 팬 커뮤니티를 보다가 이정용 이름이 트레이드설과 같이 붙어 있는 걸 봤는데, 솔직히 처음엔 조금 의외였습니다. 팀이 선두권 싸움을 하거나 우승권 전력을 굴릴 때 트레이드 이야기는 늘 나오지만,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투수 이름이 카드처럼 거론되는 건 무게가 다르거든요.

그리고 2026년 5월 23일 스타뉴스 보도에서 LG 쪽은 이정용 트레이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대목이 흥미로운 건 단순한 루머 부인이 아니라, LG가 투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보고 있는지 드러난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루머보다 중요한 건 왜 이름이 나왔느냐

트레이드설은 사실 여부와 별개로 시장의 시선을 보여줍니다. 아무 가치 없는 선수는 루머의 중심에 잘 서지 않습니다. 특히 이정용처럼 1996년생 우완, 2019년 1차 지명, LG 원클럽 자원이라는 배경을 가진 투수라면 더 그렇습니다.

이정용은 데뷔 후 불펜에서 먼저 존재감을 만들었고, 이후 선발까지 오가며 역할 폭을 넓혔습니다. 기록 서비스 기준으로 2026년 6월 말까지 통산 263경기, 332이닝, 평균자책점 4.20, 24승 13패, 5세이브, 50홀드, WHIP 1.36 정도의 누적을 갖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에이스 숫자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LG 마운드의 구조 안에 넣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요즘 KBO에서 한 시즌을 버티려면 선발 5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천 취소, 더블헤더, 외국인 투수 컨디션, 불펜 과부하가 겹치면 6선발 또는 롱릴리프 자원이 사실상 시즌 성적을 좌우합니다. 이정용은 바로 그 회색 지대에 들어가는 투수입니다. 선발도 되고, 중간도 되고, 상황에 따라 길게도 던질 수 있습니다. 이건 박스스코어 한 줄보다 훨씬 비싼 기능입니다.

2026년 성적 부진이 가치 하락만 뜻하진 않는다

물론 2026년 숫자만 떼어 보면 냉정합니다. 기록 서비스 기준으로 6월 말 무렵 이정용은 22경기에서 48⅓이닝, 평균자책점 6.89, WHIP 1.90을 기록했습니다. 피안타와 볼넷이 늘었고, 체감 안정감도 이전보다 떨어졌습니다. 팬들이 답답해할 만한 구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투수 가치를 볼 때는 현재 평균자책점 하나로만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특히 이정용처럼 보직이 흔들릴 수 있는 투수는 준비 루틴 자체가 달라집니다. 2026년 5월 보도에서도 선발 준비를 완벽히 한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한 게 아니라 보직 변화 속에서 등판을 이어갔다는 맥락이 나옵니다. 선발은 5일 루틴, 불펜은 당일 대기와 회복 능력이 중요합니다. 둘을 오가는 선수는 몸도, 멘탈도, 구종 선택도 계속 조정해야 합니다.

또 하나 봐야 할 건 FIP 계열 지표입니다. 같은 기록 서비스 기준으로 통산 FIP가 3점대 후반에 형성돼 있다는 점은, 실점 결과만큼 투구 내용이 완전히 무너진 유형은 아니라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2026년엔 제구 흔들림과 피안타 증가가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구단이 이런 투수를 단기 부진만 보고 시장에 내놓는다면, 그건 전력 운용보다 감정적인 판단에 가까워집니다.

LG가 붙잡는 투수 유형은 꽤 분명하다

LG는 최근 몇 년 동안 강한 불펜과 유연한 마운드 운용으로 재미를 본 팀입니다. 그래서 투수 한 명의 가치는 단순히 ‘지금 선발 몇 선발인가’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즌 중간에 불펜으로 내려도 팀에 도움이 되는가, 대체 선발로 나가도 경기를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는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한 자리를 설명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이정용은 바로 이 질문들에 답을 줄 수 있는 선수였습니다. 통산 50홀드라는 숫자는 접전 불펜 경험을 말해주고, 300이닝이 넘는 누적은 단순 원포인트 자원이 아니라는 의미를 줍니다. 186cm 우완 투수라는 신체 조건, 1차 지명 출신이라는 내부 평가, 군 복무 이후에도 계속 1군 구상에 들어간 흐름까지 합치면 LG가 쉽게 포기할 카드가 아닙니다.

사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이런 투수는 사는 쪽도 탐낼 만합니다. 선발이 급한 팀은 4~5이닝을 기대할 수 있고, 불펜이 급한 팀은 중후반 연결 고리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유한 팀 입장에서는 내보내는 순간 같은 기능을 다시 사 와야 합니다. 그 비용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정용 트레이드설이 남긴 진짜 질문

이번 이정용 트레이드설 부인은 단순히 “안 판다”는 메시지로만 읽기엔 조금 아깝습니다. LG 투수진이 가진 깊이, 그리고 그 깊이를 유지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가 들어 있습니다. 우승권 팀은 즉시 전력 보강 욕심이 생기지만, 동시에 긴 시즌을 버틸 내부 자원을 지켜야 합니다. 둘 사이의 균형이 프런트의 실력입니다.

팬 입장에서는 평균자책점 6점대 후반만 보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저도 경기 중 볼넷이 쌓이고 투구 수가 불어나는 장면을 보면 고개가 먼저 숙여집니다. 근데 시즌 전체를 보는 시선으로는 조금 다릅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고, 큰 경기 압박도 겪었고, 아직 30세 시즌인 우완 투수라면 회복 가능성과 활용 폭을 같이 계산해야 합니다.

  • 현재 성적은 분명 아쉽다.
  • 하지만 보직 유연성은 시장에서 쉽게 구하기 어렵다.
  • LG가 부인한 이유도 단순 애정이 아니라 전력 계산에 가깝다.
  • 트레이드설 자체는 이정용의 가치가 여전히 리그 안에서 읽히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정용에게 필요한 건 이름값을 증명하는 화려한 한 경기보다, 볼넷을 줄이고 5이닝이든 1이닝이든 계산 가능한 투수로 돌아오는 흐름입니다. LG도 그 지점을 보고 있을 겁니다. 트레이드설은 지나갔지만, 남은 시즌 이정용의 등판은 그냥 한 투수의 부활 여부가 아니라 LG 마운드가 얼마나 깊게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꽤 좋은 관찰 포인트가 됐습니다.

이정용 트레이드설이 지나간 자리, LG 투수 가치를 다시 보게 됐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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