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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올해 트레이드 단 2건이라길래 기록을 뒤져봤더니 보인 이상한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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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올해 트레이드 단 2건이라길래 기록을 뒤져봤더니 보인 이상한 고요

기록표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침묵이었다

요즘 KBO 순위표를 볼 때마다 이상하게 조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 7월 중순을 넘기면 중위권 팀들은 불펜 한 장, 대타 한 장, 내야 백업 한 명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린다. 그런데 2026년 시장은 다르다. 7월 23일 보도 기준으로 올해 KBO 트레이드는 단 2건뿐이다. 트레이드 마감일이 7월 31일 밤 12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건 그냥 조용한 정도가 아니라 10개 구단 체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움직임으로 볼 만하다.

최근 흐름과 비교하면 더 선명하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매년 9건, 2023년 8건, 2024년 9건, 2025년 6건의 트레이드가 있었다. 올해는 후반기에 들어선 시점까지 2건. 숫자로만 보면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팬 입장에서는 재미가 덜할 수 있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그만큼 함부로 움직이기 어려운 시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성사된 2건, 둘 다 두산이 있었다

첫 번째 트레이드는 4월 14일이었다. 한화가 외야수 손아섭을 두산으로 보내고, 좌완 투수 이교훈과 현금 1억 5,000만 원을 받았다. 손아섭이라는 이름값만 놓고 보면 꽤 굵직했다. KBO 통산 최다 안타 1위 기록을 가진 베테랑이 다시 팀을 옮겼으니 이야기거리는 충분했다. 다만 흐름을 보면 이 트레이드는 대형 전력 재편이라기보다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거래에 가까웠다. 두산은 타선과 클럽하우스 경험을 원했고, 한화는 좌완 불펜 뎁스를 봤다.

두 번째는 5월 6일 두산과 삼성의 1대1 트레이드다. 두산은 내야수 박계범을 삼성에 보내고, 외야수 류승민을 받았다. 삼성은 내야 뎁스를 채웠고, 두산은 젊은 외야 자원을 확보했다. 흥미로운 건 올해 단 2건 모두에 두산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두산이 특별히 시장을 흔들었다기보다, 필요한 포지션을 비교적 빠르게 건드린 팀으로 남았다. 다른 구단들은 아직도 가격표를 보고 있거나, 아예 내부 카드로 버티는 쪽을 택한 분위기다.

왜 이렇게까지 안 움직일까

사실 트레이드는 필요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지금 KBO에서 가장 비싼 건 언제나 투수다. 특히 즉시전력 불펜과 선발 대체 자원은 어느 팀이든 부족하다. 사는 팀은 당장 1~2승을 바꿀 카드를 원하고, 파는 팀은 유망주나 지명권, 혹은 그에 준하는 미래 가치를 요구한다. 그런데 순위 싸움이 촘촘하면 파는 팀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5강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프런트가 먼저 백기를 들기 어렵다.

올해는 제도 변화도 변수다. 2026시즌부터 KBO 리그에 아시아쿼터가 도입됐다. 연합뉴스는 한화의 왕옌청, LG의 라클란 웰스, KIA의 시라카와 게이쇼 같은 사례를 들며 선발진 공백을 아시아쿼터로 메운 팀들이 있었다고 짚었다. 여기에 2024년에 생긴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도 자리 잡았다. 예전 같으면 국내 트레이드 시장에서 급하게 구멍을 메웠을 상황을, 이제는 외국인·아시아쿼터 쪽에서 해결하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 2026년 7월 23일 기준 성사 트레이드: 2건
  • 트레이드 마감: 7월 31일 밤 12시
  • 2020~2022년 트레이드: 매년 9건
  • 2023년 8건, 2024년 9건, 2025년 6건
  • 올해 두 건 모두 두산이 거래 당사자

트레이드 가뭄은 재미 부족이 아니라 리그 구조 변화다

팬들은 흔히 트레이드를 승부수로 본다. 맞다. 7월 말에 들어온 불펜 투수 하나가 가을야구의 문턱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트레이드는 리스크를 떠안는 행위다. 지금 당장 필요한 전력 하나를 얻기 위해 미래 자원, 지명권, 혹은 팀 뎁스를 내줘야 한다. 특히 관중 흥행이 좋은 시즌일수록 구단은 현재 성적과 미래 설계 사이에서 더 조심스러워진다. KBO는 2026년에 222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넘기며 역대 최소 경기 기록도 새로 썼다. 시장은 뜨거운데 트레이드는 차갑다. 이 대비가 꽤 재미있다.

또 하나 봐야 할 건 선수 가치 평가의 변화다. 과거에는 1군에서 당장 쓰기 어려운 유망주를 묶어 베테랑을 데려오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제는 구단들이 퓨처스 성적, 서비스타임, 병역, 포지션 희소성까지 더 빡빡하게 본다. 류승민처럼 군 복무를 마친 젊은 외야수는 단순 백업이 아니라 몇 년짜리 자산이다. 박계범처럼 1군 경험이 있는 내야수 역시 순위 싸움 중인 팀에는 당장 계산 가능한 카드다. 서로 원하는 건 많은데, 내줄 수 있는 카드는 줄어든 시장이다.

남은 일주일, 진짜 변수는 투수 가격이다

7월 31일까지 시간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트레이드는 원래 조용하다가 마지막에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올해 흐름을 보면 대형 거래가 쏟아질 가능성보다는, 특정 포지션 하나를 찌르는 소규모 거래가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투수다.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리는 팀, 필승조 과부하가 누적된 팀, 좌완 원포인트가 필요한 팀은 마지막까지 전화를 돌릴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트레이드 가뭄이 단순한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시아쿼터와 대체 외국인 제도가 안전판 역할을 했고, 구단들은 예전보다 미래 자원을 훨씬 비싸게 본다. 그래서 KBO 올해 트레이드 단 2건이라는 숫자는 조용한 시장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리그가 선수 수급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신호처럼 읽힌다. 팬 입장에서는 깜짝 발표를 기다리는 맛이 조금 줄었지만, 숫자 뒤의 맥락을 따라가면 이 고요도 꽤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자료 참고: 연합뉴스 https://www.yna.co.kr/amp/view/AKR20260723095800007,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mp/A2026072209330004760, 머니투데이 https://www.mt.co.kr/sports/2026/04/14/2026041411082220869, 머니투데이 https://www.mt.co.kr/sports/2026/05/06/202605061728776214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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