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이 한화에서 KIA로 간 날, 기록을 따라가 보니 보인 진짜 이야기

얼마 전 하주석 트레이드 소식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이건 단순한 백업 내야수 이동이 아니구나”였다. 한화에서 14년을 보낸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 선수가, 그것도 시즌 중반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름값만 보면 감정이 먼저 움직이지만, 숫자를 놓고 보면 양 팀의 사정이 꽤 선명하게 보인다.
하주석 한화서 KIA 트레이드, 거래의 모양부터 특이했다
2026년 7월 23일, KIA와 한화는 내야수 하주석과 우완 불펜 이형범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KIA는 하주석을 데려왔고, 한화는 이형범을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 트레이드는 KIA 쪽에서 먼저 제안한 움직임이었다. 트레이드 발표 다음 날 하주석은 KIA 1군에 합류했고, 7월 25일에는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KIA의 행보다. KIA는 이번 트레이드로 2012년부터 2026년까지 15시즌 연속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팀이 됐다. 그냥 우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매년 시즌 중 전력 균형을 조정해온 구단 운영의 성향이 숫자로 남은 셈이다.
- 트레이드 발표: 2026년 7월 23일
- 거래 형태: 하주석 ↔ 이형범 1대1
- 하주석 KIA 1군 합류: 2026년 7월 24일
- KIA 이적 후 첫 선발 출전: 2026년 7월 25일, 7번 2루수
KIA는 왜 하주석이 필요했나
사실 KIA의 포인트는 이름값보다 포지션이었다. KIA는 박찬호가 FA로 두산에 이적한 뒤 유격수 자리에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다. 아시아쿼터로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데려온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다른 팀들이 대체로 투수 쪽을 바라볼 때 KIA가 야수, 그것도 내야수를 선택했다는 건 그만큼 내부 평가가 급했다는 뜻에 가깝다.
그런데 데일 카드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박민, 김규성 등이 유격수 자리를 나눠 맡았지만 공격 생산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보도된 수치로 보면 박민은 73경기 타율 0.200, 김규성은 85경기 타율 0.224에 머물렀다. 수비만으로 버티기에는 시즌 후반 순위 싸움의 압박이 컸다.
하주석은 유격수, 2루수,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내야수다. 이게 KIA 입장에서는 꽤 중요하다. 김선빈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김도영을 지명타자로 돌리거나 휴식성 기용을 할 때도 내야 조합을 다시 짤 수 있다. 단순히 “하주석이 주전 유격수다”라는 계산보다, 경기 중후반 선택지를 늘리는 카드에 가깝다.
숫자로 보면 하주석의 현재 가치는 애매하지만 흥미롭다
하주석은 2026시즌 5월까지 1군 27경기에서 타율 0.256을 기록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퓨처스리그 성적은 타율 0.327, 출루율 0.412로 나쁘지 않았다. 물론 퓨처스 성적을 그대로 1군에 대입할 수는 없다. 투수의 구위, 수비 압박, 경기 운영이 다르다. 그래도 “완전히 타격감이 죽었다”고 말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더 흥미로운 건 직전 시즌이다. 하주석은 지난 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297을 기록했다. 전성기 장타력을 기대하는 카드라기보다, 좌타 내야수로서 컨택과 경험을 가져오는 쪽에 가깝다. KIA가 원한 것도 홈런 20개짜리 해결사가 아니라, 내야 전체를 덜 흔들리게 만드는 선수였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 입장에서도 손해만 본 트레이드는 아니다
한화 팬 입장에서는 하주석 이적이 꽤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팀 주장 경험, 14년 원클럽맨. 이 정도 서사는 숫자만으로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그런데 한화의 현재 로스터 구조를 보면 트레이드 배경도 이해는 된다.
한화는 외부 FA로 심우준을 영입하며 유격수 구상을 바꿨다. 하주석이 퓨처스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였는데도 1군 기회를 잡지 못한 건, 단순한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팀 내 포지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는 신호다. 반대로 한화는 불펜에 당장 쓸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이형범은 압도적인 필승조라기보다는, 여러 상황에 넣을 수 있는 베테랑 불펜 자원에 가깝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불펜 소모는 순위표를 직접 흔든다. 특히 접전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6회와 7회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9회만큼 중요해진다. 한화가 하주석이라는 상징성을 내주면서도 이형범을 받은 건, 현재 1군 마운드의 체력과 깊이를 현실적으로 본 선택으로 읽힌다.
이 트레이드의 관전 포인트는 첫 한 달이다
하주석이 KIA에서 성공하려면 타율 몇 리를 올리느냐보다 먼저 수비 포지션에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첫 경기 배치는 꽤 상징적이다. KIA가 그를 유격수 한 자리의 대체자가 아니라, 내야 전체를 돌리는 축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타격에서는 출루율이 중요하다. 하주석이 퓨처스에서 기록한 0.412 출루율이 1군에서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KIA 타선은 하위 타순에서도 연결 고리를 하나 얻는다. 반대로 삼진이 늘고 타구 질이 떨어진다면, 이 트레이드는 “내야 보험”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워진다.
- KIA 체크 포인트: 하주석의 2루·유격수 수비 안정감
- 한화 체크 포인트: 이형범의 연투 가능성과 중간 이닝 소화력
- 기록 체크 포인트: 하주석의 출루율, 땅볼 처리, 병살 연결
- 흐름 체크 포인트: KIA 내야 로테이션이 김도영 체력 관리에 주는 영향
개인적으로는 이 트레이드를 감정적인 이별보다 “서로 다른 빈칸을 메우는 거래”로 보고 싶다. 하주석에게는 14년 한화 생활 이후 다시 1군에서 자기 자리를 증명할 기회가 생겼고, KIA는 후반기 내야 운영의 숨통을 틔울 카드를 얻었다. 스포츠에서 이적은 늘 차갑게 보이지만, 결국 그 뒤에는 숫자와 사람의 시간이 같이 남는다. 그래서 하주석의 KIA 첫 한 달은 성적표만큼이나 경기 안에서 어떤 장면을 남기느냐가 더 궁금하다.
참고 자료: 연합뉴스, 스타뉴스, 이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