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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가 코리아컵 8강에서 0대1로 멈춘 밤, 숫자로 다시 본 광주 원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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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가 코리아컵 8강에서 0대1로 멈춘 밤, 숫자로 다시 본 광주 원정 이야기

광주 원정 90분을 다시 떠올리면

얼마 전 울산HD의 코리아컵 8강 결과를 다시 확인했는데, 스코어만 보면 그냥 0대1 패배였다. 그런데 경기 흐름을 따라가면 조금 다르게 보인다. 2025년 7월 2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5라운드, 그러니까 8강전이었다. 상대는 광주FC. 울산은 이 경기에서 한 골을 내주고 대회 일정을 멈췄다.

컵대회 8강의 0대1은 늘 찝찝하다. 대패도 아니고, 완전히 밀린 경기라고만 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울산은 3-5-2를 들고 나왔고, 루빅손과 에릭을 전방에 세웠다. 중원에는 조현택, 이진현, 보야니치, 고승범, 강상우가 배치됐고, 서명관, 김영권, 트로야크가 스리백을 맡았다. 골문은 조현우였다. 이름만 놓고 보면 충분히 경기 주도권을 잡아볼 만한 구성이었다.

전반 초반,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사실 전반만 보면 울산이 그냥 끌려간 경기는 아니었다. 전반 8분 고승범의 침투 패스가 에릭 쪽으로 들어갔고, 9분에는 보야니치의 프리킥 이후 서명관의 헤더가 나왔다. 11분에는 보야니치가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은 뒤 중거리 슈팅까지 가져갔다. 컵대회 원정에서 이 정도로 초반 장면을 만들었다면 출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근데 축구는 분위기를 점수로 바꾸지 못하면 흐름이 묘하게 뒤틀린다. 전반 25분 에릭의 중거리 슈팅, 32분 고승범의 왼발 중거리, 35분 루빅손의 박스 안 슈팅, 38분 에릭의 헤더까지 이어졌지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특히 38분 장면처럼 수비 맞고 굴절된 공이 골키퍼 손끝에 걸리는 순간은, 팬 입장에서는 “오늘 좀 안 풀리나” 싶은 느낌이 바로 온다.

  • 경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5라운드 8강
  • 일시: 2025년 7월 2일 오후 7시
  • 장소: 광주월드컵경기장
  • 결과: 울산HD 0대1 광주FC
  • 울산 기본 포메이션: 3-5-2

43분 퇴장, 경기의 무게중심이 바뀐 장면

이 경기를 숫자 하나로 설명하라면 나는 43분을 고르고 싶다. 전반 43분 김영권이 광주 역습 과정에서 아사니를 막다가 파울을 범했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0대0 상황에서 센터백 한 명이 빠지는 건 단순히 선수 한 명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남은 시간의 경기 운영 방식 전체가 바뀐다.

울산은 전반 추가시간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이건 중요했다. 퇴장 직후 곧바로 실점하면 경기가 급격히 무너질 수 있는데, 최소한 하프타임까지는 버텼다. 그런데 후반은 전혀 다른 게임이 됐다. 강상우 대신 이재익이 들어왔고, 루빅손이 오른쪽 측면 수비 쪽으로 내려가며 형태를 유지하려 했다. 공격수로 출발한 선수가 수비 라인 쪽까지 내려가는 장면은 팀이 얼마나 구조적으로 버티는 쪽에 초점을 맞췄는지 보여준다.

후반 10분 트로야크의 클리어가 골대를 때렸고, 12분에는 조현우가 헤이스의 중거리 슈팅을 막았다. 18분에도 헤이스의 헤더를 쳐냈다. 이쯤 되면 경기는 울산의 공격 완성도보다 수적 열세에서 버티는 집중력 싸움으로 바뀌었다. 솔직히 조현우가 아니었다면 0대1보다 더 벌어질 수도 있었던 흐름이다.

후반 30분 코너킥 한 방의 차이

잘 버티던 울산이 무너진 장면은 후반 30분이었다. 광주의 코너킥에서 조성권이 헤딩골을 넣었다. 오픈 플레이에서 완전히 찢긴 실점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아팠다. 수적 열세로 라인을 낮추고 버티는 팀에게 세트피스 실점은 체력과 집중력 양쪽을 동시에 흔든다.

0대1 이후 울산은 다시 변화를 줬다. 후반 35분 이청용, 정우영, 라카바가 들어갔고 보야니치, 트로야크, 이진현이 빠졌다. 동점골을 만들겠다는 신호였다. 후반 41분 정우영의 코너킥을 허율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고, 45분에는 라카바가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광주 골키퍼가 펀칭했다. 추가시간 6분까지 있었지만, 마지막 한 발이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 패배가 남긴 기록의 느낌

컵대회는 리그와 다르다. 리그에서는 0대1 패배를 다음 라운드에서 만회할 여지가 있지만, 토너먼트에서는 그날의 1골이 시즌의 한 갈래를 닫아버린다. 울산 입장에서는 전반 기회들을 살리지 못한 점, 퇴장 이후 수비 전환이 강제된 점, 그리고 세트피스에서 내준 한 골이 모두 연결돼 있었다.

흥미로운 건 이 경기가 울산의 약함만 보여준 경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10명으로 후반 상당 시간을 버티고, 조현우의 선방과 루빅손의 추격 수비 같은 장면도 있었다. 다만 강팀의 컵대회 생존력은 결국 불리한 흐름에서도 한 골을 넣거나, 세트피스 하나를 끝까지 지우는 데서 갈린다. 이 밤의 울산은 그 두 가지 중 어느 쪽도 완전히 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이 0대1은 단순한 패배보다 질문을 많이 남긴다. 3-5-2의 초반 공격 흐름은 괜찮았지만 결정력이 따라오지 않았고, 김영권 퇴장 이후에는 경기 설계가 거의 새로 짜였다. 광주는 그 틈을 코너킥 하나로 찔렀다. 스포츠에서 숫자는 차갑지만, 그 숫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꽤 뜨겁다. 울산HD의 코리아컵 8강 탈락도 딱 그랬다. 스코어보드에는 0대1만 남았지만, 실제 경기 안에는 흐름을 잡지 못한 시간, 버텨낸 시간, 놓친 시간이 같이 남아 있었다.

참고 기록: 울산HD 공식 경기 리뷰 https://www.uhdfc.com/board/board_view.php?buid=game_review&no_seq=57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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