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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한화 개막전, 안치홍 결승타처럼 보였던 순간을 다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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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한화 개막전, 안치홍 결승타처럼 보였던 순간을 다시 보니

개막전은 늘 이상하게 점수보다 장면이 오래 남는데, 키움과 한화의 2026시즌 첫 경기는 딱 그런 경기였다. 최종 스코어는 한화의 10-9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였지만, 경기 중반부터 끝까지 시선을 붙잡은 이름은 안치홍이었다. 친정팀 한화를 상대로 키움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 경기부터 2번 지명타자로 나왔고, 결과는 3타수 2안타 3볼넷 2득점. 숫자만 봐도 출루 머신에 가까웠는데, 실제 흐름으로 보면 더 묵직했다.

첫 타석 2루타, 그냥 안타 하나가 아니었다

안치홍은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좌측 2루타를 때렸다. 개막전 첫 타석, 새 팀 첫 공식 타석, 상대는 전 소속팀. 이 조합은 베테랑에게도 꽤 무겁다. 그런데 초구부터 움츠러든 타격이 아니라, 자기 존에 들어온 공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방식이었다.

사실 개막전 초반의 장타는 단순한 출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상대 선발에게는 ‘쉽게 넘어갈 타순이 아니다’라는 압박을 주고, 더그아웃에는 ‘오늘 칠 수 있다’는 신호를 준다. 특히 키움처럼 젊은 선수 비중이 큰 팀에서는 베테랑 한 명의 첫 타석 내용이 경기 온도를 바꿀 때가 많다. 안치홍의 2루타가 곧바로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키움 타선이 한화 마운드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장면은 분명히 찍혔다.

결승타가 될 뻔한 흐름, 왜 안치홍이 중심에 있었나

이 경기에서 공식적으로 마지막을 끝낸 타자는 한화의 강백호였다. 11회말 끝내기 상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움 한화 개막전 결승타 안치홍’이라는 표현만 놓고 보면 조금 조심해서 봐야 한다. 안치홍이 최종 승부를 끝낸 선수는 아니었다. 다만 키움이 승리를 눈앞에 뒀던 흐름 안에서는 안치홍의 출루와 장타가 계속 중심에 있었다.

안치홍은 7회초 1사 1루에서도 다시 좌측 2루타를 만들었다. 첫 타석 장타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같은 방향으로 두 번의 2루타를 만들었다는 건 타이밍과 타구 질이 모두 살아 있었다는 얘기다. 베테랑 타자가 낯선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부터 멀티 장타를 기록하는 장면은 흔하지 않다. 여기에 볼넷 3개까지 더했다. 치고 나가는 타석과 골라 나가는 타석을 모두 만들었다.

안치홍의 기록이 보여준 것

  • 3타수 2안타로 타격 정확도를 보여줬다.
  • 2루타 2개로 단타 위주의 출루가 아니었다.
  • 볼넷 3개를 얻으며 타석 장악력이 살아 있었다.
  • 2득점으로 실제 득점 흐름에도 직접 연결됐다.

근데 이런 경기에서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안타 숫자보다 타석의 질이다. 안치홍은 무리하게 영웅이 되려 하지 않았다. 칠 공은 강하게 쳤고, 피하는 공은 따라가지 않았다. 개막전 특유의 흥분을 생각하면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연장 11회, 키움은 거의 잡았다

경기는 7-7로 연장 11회까지 갔다. 키움은 11회초 안치홍과 브룩스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고, 어준서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이후 박찬혁이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키움이 9-7로 앞섰다. 이 장면만 놓고 보면 키움 쪽에서 승부의 결정타가 나온 것처럼 보였다.

안치홍은 이때도 득점 주자였다. 타점을 기록한 건 박찬혁이지만, 그 앞에서 출루해 압박을 만든 선수가 안치홍이었다. 야구에서 이런 출루는 박스스코어 한 줄로는 조금 억울하다. 볼넷 하나로 적히지만, 투수의 제구를 흔들고 다음 타자의 공략 환경을 바꾼다. 특히 연장전에서는 안타보다 먼저 필요한 게 출루다. 안치홍은 그 일을 해냈다.

문제는 11회말이었다. 키움은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한화는 노시환의 동점타로 다시 균형을 맞췄고, 강백호가 끝내기 타점을 만들며 10-9로 경기를 가져갔다. 한화 입장에서는 투자한 중심타선이 개막전부터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응답한 경기였고, 키움 입장에서는 거의 잡았던 경기를 놓친 밤이었다.

한화의 승리와 키움의 수확이 같이 보인 경기

한화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11회초 2점을 내주고도 무너지지 않았고, 중심타선이 마지막 이닝에 장타와 집중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노시환과 강백호가 경기 내내 완벽했던 건 아니지만, 승부처에서 한 번 해내는 힘이 있었다. 팬들이 기대한 장면도 바로 그런 쪽에 가까웠을 것이다.

키움은 졌지만, 내용까지 나빴다고 말하긴 어렵다. 원정 개막전, 상대는 전력 보강을 마친 한화, 장소는 새 시즌 열기가 가득한 대전이었다. 그런 조건에서 257분짜리 접전을 만들었고, 11회초에는 실제로 승리 직전까지 갔다. 특히 안치홍이 중심 타순에서 보여준 출루 능력은 키움 타선 운영에 꽤 큰 힌트가 됐다.

솔직히 키움 입장에서 더 아쉬운 건 안치홍의 활약이 승리 서사로 남지 못했다는 점이다. 친정팀 상대 멀티히트, 3볼넷, 2득점이면 개막전 주인공으로 충분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야구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전까지 기록의 의미가 계속 바뀐다. 안치홍의 하루도 그랬다. 거의 결승 흐름을 만든 베테랑의 경기였지만, 최종 장면은 한화의 끝내기로 넘어갔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 안치홍의 개막전

안치홍의 이날 경기는 숫자로만 보면 훌륭했고, 맥락까지 넣으면 더 흥미롭다. 새 팀에서의 첫 경기, 친정팀 상대, 개막전이라는 무대, 그리고 연장 11회까지 이어진 난타전. 이 조건에서 5번 출루했다는 건 단순히 컨디션이 좋았다는 말로 끝내기 어렵다.

키움은 이 경기에서 졌지만, 안치홍이 타선에 줄 수 있는 안정감은 확실히 확인했다. 한화는 반대로 마지막에 이겼기 때문에 모든 장면을 웃으며 복기할 수 있게 됐다. 같은 경기 안에서 두 팀이 가져간 의미가 달랐다. 그래서 이 개막전은 스코어 10-9보다, 안치홍이 만들고 한화 중심타선이 뒤집은 흐름으로 더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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